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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 시내에서 공항을 가는 방법은 공항버스를 타는 것과 공항가는 시내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는데 공항버스를 타려면 버스터미널이나 Ulus라는 지역의 공항버스사무소를 가야하고 공항가는 시내버스는 키즐라이에서 출발하기에 우린 당연히 시내버스를 타러 나갔다.
호텔에 물어보니 8시20분에 온다고 해서 아침을 먹고 슬슬 시간 맞춰 공항가는 버스만 타는 정류장 앞에 서 있는데 이 놈의 버스가 5분,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기다리던 사람들은 슬슬 택시를 타고 가기 시작하고, 우리는 아직 두시간 정도 남았기에 기다렸지만 9시가 되도록 오지 않는 버스는 유럽 선진국을 표방하는 나라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결국 9시 10분 되어 버스는 도착했지만 이미 거의 만원이었고, 우린 필살적으로 공간을 파고들어 올라탔지, 정류장의 절반 이상은 탈수조차 없었다. 사람들과 짐에 낑겨 매우 불편한 자세로 서서 갔지만 버스가 만원인 덕분에 중간중간 정류장을 건너뛰고 꽤나 익스프레스로 달린게 유일한 좋은 점이었다. 어차피 건너뛸거면 길이나 빠른 길로 가지 루트는 똑같이 가서 10시 거의 다 되어 공항에 도착해서 우린 부랴부랴 들어갔다.
앙카라 공항은 짜증나게도 공항에 도착해서 들어가는데 짐 검색을 한번 하고 표 받고 타는곳으로 갈 때 또 한번 해 똑 같은 검색을 두번 받아야했다. 그것말고는 공항 건물이나 시설 모두 좋았다.
우린 티케팅 하고 들어가서 priority pass 라운지가서 간식도 먹고 편히 있다가 비행기를 타러 갔다.
Van이란 도시는 터키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라 거리가 있어 그런지 비행기는 좌석이 거의 다 찼다. 비행기는 그동안 탄 중동의 저가항공 생각하면 그리 좋지는 않은 미국 국내선 같은 수준이었다. 그래도 워낙 버스들마저 훌륭한 서비스를 하는 국가라 그런지 기본 음료수 서비스까지 해 줬다.
비행기타고 두시간 살짝 못 되게 날아가 유명한 Van호수를 지나 Van에 도착했는데 지방 버스 터미널만한 코딱지만한 공항은 귀빈이 한분 오시는지 기자들로 붐볐다. 우린 짐을 찾아 무작정 터미널을 나와 버스 같은 교통편을 찾아봤다.
반은 놀랍게도 눈이 소복히 쌓여있었고 날씨도 앙카라와는 비교도 안되게 추웠다. 전체적인 모습이나 사람들의 생김새는 터키라기보단 중동에 가까웠으니 심지어 다른 나라처럼 느껴졌다.
시내버스나 공항버스를 찾아봤지만 어이없게도 공항에서 시내 가는 그 어떤 대중교통도 없고 무조건 택시를 타야했다.
방법이 없이 택시를 타고 버스 터미널까지 가니 20리라가 나왔다.
사실 우리의 터키 여행이 지금까지의 국가들에 비해 불확실성이 많은 이유중 하나는 우리의 가이드북에 있지 않나 싶다. 인도 길거리에서 중고로 구입한 우리 책은 2006년판 Middle East로 그때 판매자는 분명 최신판이라 했으나, 당연하게도? 2008년 개정판이 있었고, 이 책이 걸프국가를 뺀 나머지 중동국가들에 리비아 이집트에 터키까지 있는 책이라 작은 요르단 같은 곳 설명은 꽤 자세히 나와있었지만 터키는 그야말로 날림이었다. 요르단이나 터키나 분량의 차이가 국토 사이즈만큼 몇배 큰 게 아니니 지방의 대부분의 도시들은 한페이지로 요약한 수준이었다. (심지어 수도인 앙카라는 전혀 나와있지 않다)
억울하면 터키 따로 사서 보라는 것 같은데 우린 악착같이 이책만을 들고 다녔고, 덕분에 책에서 가장 많이 참고하는 부분인 교통편은 다니며 스스로 찾아야 할 정도였다.
Van 공항에서 시내까지도 택시만을 타야한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고, 울며 겨자먹기로 타게 되었고, 당연히 반에서 이란을 갈수 있다는 정도만 알았지 그 외 버스 시간이라던가 루트는 몰랐다.
터미널에 가서 이란을 외치며 알아보니 한 사무소에서 30분 있다가 출발하는 게 있다고 불렀다. 이란의 오루미예로 들어간다는데 이곳이 꽤나 오지인 만큼 영어가 그리 잘 통하는게 아니라 정확한 소통은 어려워 어쩃건 오늘 이란의 오루미예까지 들어간다는 것을 확인하고 표를 구입했다. 구입한 표를 보니 육세코바라고 찍혀 있길래 왜 오루미예가 아니냐 했더니 거기서 뭘 갈아타고 간다고 해서 다시 한번 갈아타는 것 다 포함이냐니까 그렇다고 했다. 표 값은 1인당 20리라였다. 다시 한번 아까의 택시비가 눈물나는 순간이었다.
최악의 경우 이미 오늘 버스가 없으면 반에서 1박을 하고 가려고 했으나 그나마 오늘 가는 버스가 있어 다행이었다. 반의 볼거리라면 반호수가 유명한데 그건 아깐 대충 비행기에서 봤고 우린 어쨋건 빨리 이란으로 가고 싶었다.
30분 정도 버스정류장에 앉아 기다리니 우릴 태우러 밴이 왔고 그걸 타고 반 시내로 들어가서 큰 버스로 갈아타고 출발을 했다. 두시에 출발한 버스는 조금 가다보니 완전 눈으로 뒤덮힌 설경속을 가고 있었다. 왠지 이란이나 터키 모두 4계절 더운 나라일줄 알았는데 이런 미친듯한 눈을 보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경치는 너무 아름다웠지만 버스는 제속도를 내기 어려웠고 게다가 휴게소까지 들러 천천히 쉬어가다 보니 6시반이 되어 육세코바에 도착을 했다. 거기서 우리를 포함한 이란 갈 사람들은 내리라고 해서 작은 밴으로 다시 태워줬다. 터키의 이 갈아태워주는 시스템은 알려고 하면 어렵지만 가만 있다보면 대충 알아서 태워주니 편리한 것도 있었다. 우리가 탄 밴은 우리말고 외부인은 당연히 없고 전부 이란 사람들 같아 보여 왠지 밀입국하는 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빨리나 갔으면 좋겠는데 다들 아는 사람들인지 이상항 상점도 들러주고 물건도 찾고 하면서 면 소재지만한 육세코바를 30분이상 돌다가 그제서야 출발을 했다. 그렇게 한시간정도 타고 가니 이란 국경이 나왔다.
우린 이란의 오루미예까지 가는 것이 다 포함인줄 알았는데 당연하게 국경까지의 교통비로 15리라를 요구해 받아갔다. 우리말고 딴 사람들도 다 내니 싸워볼수도 없었다. 당연히 국경을 나가서 이란쪽에서는 알아서 가야한단다.
터키 국경과 이란 국경은 한 건물로 되어 있어 터키쪽에서 출국 도장을 받은 후 홀을 지나 이란 쪽에 우리의 여권을 내밀었다.
까다롭다는 이란이지만 사전 비자를 받아온만큼 무사통과할줄 알았는데 이란은 왜 오냐 며칠 있냐 어디를 가냐 꼬치꼬치 캐물었다. 그런데 그게 형식상 묻는것도 아니고 외국인을 보기 힘든 국경이라 그런지 나름 심심해서 물어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암튼 다행히 입국이 되었고 입국심사후 짐 검색을 하면서 검색원이 또 같은 걸 물어보더니 이란에 온걸 환영한다고 인사를 해주는걸 받고서야 드디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짐을 챙겨 건물 밖으로 나갔더니 오지도 이런 오지가 없었다. 사인판은 고사하고 시커먼한 평야에 조명도 어둠컴컴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무슨 아우슈비츠 수용소같은데 가는 느낌으로 2-3백미터 걸어가니 버스같은 것은 당연히 없고 택시만 서너대 서 있었다.
교통비 싸다고 소문이 자자한 이란이었지만 역시 국경에서 우릴 맞이하고 있던 택시는 비쌌다. 달러로 10불이라길래 탔더니 1인당 가격이라며 20불을 달라고 해서 짐을 내리는 짓을 두번이나 하며 협상에 협상을 거쳐 터키돈 15리라에 시내까지 가기로 했다. 그것도 우리끼리만 타고 가는 것도 아니고 이란인도 한명 태우고 가는데 이 이란 늙은이는 얼마나 내고 가는건지..
3-40분 달려가니 오루미예 시내가 나왔고 우린 론리플래넷에 나와 있는 호텔 한 군데를 얘기해서 그 앞에 내리려고 하는데 자꾸 이 기사가 따라 들어오는것이었다.
보아하니 지가 모셔온 손님인냥 수수료를 호텔측에 요구하는 것 같은데 그럴경우 결국 그 돈은 우리의 호텔비로 돌아오니 우린 절대 저사람이 데려온거 아니니 돈 주지 말라고 했다.
암튼 소란이 조금 있은 후 방을 볼 수 있었는데, 저렴한 호텔인 만큼 시설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꺠끗해 보여 인도나 요르단의 저가 숙소를 생각해보면 훨씬 나았다. 방 값은 아침없이 25불이었는데 데스크에 있는 사람들은 영어를 거의 못 해 전화를 해서 누군가를 바꿔줘 얘기를 하니 그래도 5불 깎아 줬다. 새로운 도시를 갈때에는 낮에 가던지 아니면 밤에 갈 때에는 확실히 예약을 하고 가려고 하는데 여긴 둘다 어려웠지만 그래도 좋은 가격에 나쁘지 않게 잘 곳을 찾아 다행이었다.
근처에 호텔도 서너개 보이는게 여기가 중심인듯 했는데 1차 한시간 포함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지 어두컴컴한 조명에 나가볼 엄두조차 못 하고 잠이 들었다.
결국 아침 8시부터 기다려 비행기 타고 버스 타고 밴 타고 택시타고 밤 10시가 되어서야 쉬게 되었으니 우리의 이란 여행은 시작부터 녹초였다.
키즐라이역 사거리에서 공항 버스를 기다리는 곳
깨끗하고 멋졌던 앙카라 공항
Priority Pass 제휴 라운지. 음식은 샌드위치, 머핀 등 간단한 스낵류만 있다
조금 좌석은 좁지만 저가항공답지 않게 간단한 무료 간식도 준다
앙카라는 눈과는 거리가 먼 날씨였으나 반에 내리니 뒷산에 눈이 보인다
귀빈이 타고 온듯한 헬리콥터
시골다운 분위기의 돗대기 시장같은 공항 짐 찾는데
Van의 버스 터미널 내부
육세코바까지 가는 길은 눈 덮힌 산을 몇개를 넘어 가는 고갯길이었다
올망졸망 보이는 우리를 포함한 승객들. 우린 그래도 맨 앞에 타서 덜 지겹게 갔다.
갈수록 심해지는 눈발
전혀 터키스럽지 않던 휴게소
이란과 터키 국경에 도착
이란 국경을 무사히 넘어 이란의 오루미예의 호텔
생소하고 낯설어 더 무서웠던 이란에서의 첫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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