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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파한에서는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자마자 나 혼자 기차표를 사러 나갔다. 이란와서 버스만 내리 타서 버스에 지친 것도 있고, 특히 이스파한에서 테헤란 가는 기차는 침대칸이라니 가격이 왠만하면 기차로 가기로 마음먹고 나섰다. 이스파한 역은 시내에서 5키로 정도 떨어져 있고 대신 시내에 표를 파는 사무소가 있다고 들어 그곳을 찾아 갔다.
우리 호텔에서 걸어가기엔 조금 거리가 먼 사무소까지 500원 내고 서비스 택시를 타고 오픈 시간인 8시에 맞춰 갔더니 다행히 오늘 밤 출발하는 기차표를 구할수 있었다. 가격도 우리나라돈 7-8천원 정도로 버스와 비슷했고, 밤 11시쯤 출발하여 아침에 들어간다니 호텔 값도 굳고 1석2조였다. 다시 500원 내고 서비스택시 타고 호텔로 돌아와서 달룡이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아침을 먹고 이스파한 시내 구경을 나섰다.
이스파한에서는 오늘 하루밖에 없기 때문에 우선 가장 중요하다는 이맘스퀘어으로 갔다. 우리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인 이곳은 원래 낙쉬자한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혁명 이후 모든 중요 명소를 이맘코메이니라고 붙여 버린 까닭에 이름이 이렇게 되었다. 로컬인들은 아직도 예전 이름으로 더 잘아는듯 했다.
1600년도 이곳이 만들어지던 시절, 이스파한은 세계의 절반이다라는 말을 대놓고 할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말이 뻥은 아니듯 400년전 만들어 진곳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쇼핑몰과 시장과 모스크 및 궁전이 하나의 콤플렉스로 이루어져 있었다. 특히나 가장 중심에 있는 이맘모스크는 별로 모스크 구경을 안 좋아하는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나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벌집 같은 입체적인 모습의 천정과 공간들이 그냥 마당같이 넓은 다른 모스크와는 차원이 달랐다. 비수기라 한창 보수 공사가 한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볼수밖에 없었다.
그 외에도 궁전이나 다른 모스크도 좋았고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분수와 가든의 아름다움은 폐쇠적인 국가가 되어버린 지금의 이란을 생각하면 너무나 아깝고 서글펐다. 이곳 건물들을 연결하고 있는 통로들은 모두 쇼핑몰같이 상가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단순한 관광객용 장사꾼이 아닌 실제로 그곳에서 뭔가를 만들고 그것을 파는 장인들이었다. 덕분에 지나가다보면 쇠 치는 소리, 뭔가를 깍는 소리등 다양한 종류의 공예 소리를 들을수 있고 그자리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예술품이 너무나 신기했다. 물론 한국말을 하며 자기가 저 뒤에서 카페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와서 보라는 둥 하는 전형적인 장사꾼들도 섞여 있었다.
이곳을 다 보고 난 후 점심 먹을 곳을 찾아보니 근처 시장안에 괜찮은 곳이 눈에 띄어 찾아가봤지만 당췌 찾을수도 없었고 시장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잘 몰라 시장안을 뻉뺑 돌다가 어디론가로 나와보니 우리 호텔 앞이었다. 그래서 근처 패스트푸드 집을 가서 샌드위치 두가지와 프렌치 프라이를 사서 호텔에서 먹고 체크아웃을 했다. 짐은 호텔에 맡겨두고 시내 중심쪽으로 나가서 시내구경을 했는데, 우선 이스파한을 가로질르는 강을 잇는 다리밑에 찻집들이 있다고 해서 그쪽으로 갔다. 가장 유명한 시오세 다리에도 찻집이 있지만 다른 한군데가 제일 아름답다고 해서 택시를 타고 그곳까지 찾아갔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책 발간 이후 이스파한 다리 찻집들은 시오세 다리를 뺴놓고는 다 없어졌다고 하는데 우린 전혀 알 턱이 없었다. 강을 따라 걷다 보니 가장 중심에 있는 시오세 다리까지 왔다.
시오세 다리는 지금까지 내가 본 다리중에는 가장 아름다운 다리라 단언할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도보 전용 다리인 이 다리는 왼쪽 모습과 오른쪽 모습이 살짝 달랐는데, 타즈마할을 건축할 정도로 세계 건축의 중심에 있던 페르시아의 힘을 느낄수 있었다. 다리 양쪽에는 찻집이 있어 운치는 있었으나 살짝 하수냄새가 나서 다른 곳을 알아보자고 했다. 하지만 이스파한에는 찻집은 따로 안 보였고 그냥 식당 같은 곳에서 차를 같이 파는 정도였다. 결국 찻집을 찾아 방황하다 차는 커녕 배가 고파 간식겸 닭날개 집을 들어갔다. 콩소스인지 암튼 노란 것을 바른 닭을 꼬치로 숯불에 굽는 집이었는데 닭날개도 걸레빵과 함께 줘서 빵으로 윙을 찢다시피 해서 싸 먹으니 매우 맛있었다.
간식먹고 공원을 비롯해서 이곳저곳 돌아다니다 저녁시간이 되서 페르세폴리스에서 캐나다인 아저씨네가 강추해준 식당을 찾아갔다.
그 식당은 들어가자마자 분위기로 압도해 버렸다. 엄청 고급식당도 아니면서 주변이 모두 화려한 이란식 장식들로 번쩍번쩍 하는게 너무 멋졌다.
음식가격도 일인당 1만원-1만5천원정도로 어제와 비슷하였고 우린 새우 케밥, 소고기 케밥을 시켰다. 맛은 어제와 같은 가득한 향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괜찮았고, 같이 시킨 샐러드가 오랜만에 먹는 크리미한 thousand island가 올라간 신선한 샐러드라 매우 반가웠다.
다만 이집의 흠이라면 서빙이 개판이라는 것이다. 웨이터들은 들어갈 때부터 별 관심도 없는 듯 하더니 뭐 하나 공손하거나 열심히 하는 맛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끝에 체크를 갖고 와서는 서비스 차지는 안 붙었다고 속삭이는게 꼴보기 싫어 팁 안주고 나와버렸다.
서비스만 좋았으면 정말 최고였을텐데 뭐 그래도 매우 좋았다. 관광객이 주로 가는 식당 같아 책 읽으면서도 별로 갈 생각이 없었는데 너무나 강추해준 캐나다인 부부가 고마웠다.
밥을 먹고 천천히 호텔로 돌아와 짐을 찾고 택시 불러 기차역으로 갔다.
택시 가격이 5천원 정도이길래 꽤 먼가보다 했더니 어제 온 버스 터미널보다 한참은 더 가서 섰다. 우리 눈에 기차역이 보이자마자 기차타기 잘했다고 생각을 한게 기차역이 너무나 멋 있어 모르고 안 보고 갔으면 아까울뻔 했다.
요즘짓는 스타디움 같은 올록볼록한 지붕으로 덮여 있는 기차역은 내부도 외부만큼 아름다웠는데, 단연코 지금까지 다녀본 역중에 가장 인상 깊은 곳이었다.
건축의 도시라 하기에 부끄러움이 전혀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건물과 다리들이 즐비한 이스파한. 다리부터 기차역까지 너무나 아름다운 곳들 투성이었다, 다만 근대의 이스파한은 그 아름다움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못 하고 있는게 안타까웠다.
기차역에 들어가서는 외국인이라고 보안실같은데 들어가 신원조회등을 당한 것 말고는 테헤란 행 기차에 무사히 올라타 우리 자리를 찾았다.
1등석이라고는 하나 한줄에 3명씩 한 방에 6명이 같이 가는 객차로, 인도의 3a와 흡사하게 오래되 보였다.
그래도 인도보다는 깨끗해보였고 생수도 1인당 한병씩 주는게 좋았다. 우리 방은 남녀분리를 좋아하는 이란에서 부부용 방이라 3커플 모두 부부들이었다, 일반용은 아마도 남녀가 따로 분리되 자지 않을까 싶다. 11시 정도 출발하자마자 밤이 늦어 각자 자리를 피고 불 끄고 누워버렸다. 조그만 가방안에 들어있는 침구류들을 펼쳐 베딩을 하고 바로 쓰러져 테헤란으로 향했다.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이란의 마지막 행선지인 테헤란이다.
아름다운 호텔 안쪽뜰을 겨울이라고 비닐을 씌워놔서 아쉽다
아침도 주고 점심저녁은 레스토랑으로 쓰는 공간인데 별로 손님은 안 보임
호텔에서 이맘스퀘어 가는길에 보이는 모스크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Naqsh-e Jahan(이맘스퀘어). 세계의 절반이다.
스퀘어 중심의 이맘모스크. 지금까지 본 모스크중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인듯
스퀘어 복도처럼 되어 있는 쇼핑센터
모스크 옆에 있는 하나의 왕궁. 건물은 그냥 그런데 올라가서 보는 뷰(윗사진)와 벽화가 아름답다
꼭 고대중국그림같은 고대 페르시아 그림
점심먹으러 온 호텔근처 패스트푸드점
50불에 좋은 곳에서 재워준 고마운 호텔
이스파한 중심의 강을 잇는 많은 다리중 단연 가장 아름다운 시오세 다리. 16세기의 페르시아는 실로 대단했던듯 하다
다리밑 낭만있게 찻집이 있지만 다른 다리는 다 없어지고 시오세 북쪽 하나만 남았다.
저작권 개념이 없는 이란의 패스트푸드점. 절대 저런 모습의 햄버거는 안나온다
간식먹으러 들어온 윙집 윙마저도 빵에 싸먹는다
인터넷 쓰러 찾아간 시립도서관. 무료라 했지만 유료였고 속도도 전화무선급이라 사설 인터넷카페를 찾아 옮겼다
도서관에서 피씨방 가는 길의 아름다운 공원
이것이 바로 피씨방. 횡해보이지만, 랩탑쓰는 공간이라 그렇고 일반 컴퓨터 쓰는 곳은 꽤 잘해놨다. 속도도 여행 출발이래 가장 빨라 놀라웠다
생선굽는게 재미있던 회전 구이기계
커피 한잔 하러 들른 이스파한에서 가장 좋은 호텔. 하지만 카페는 야외인데 너무 추워 뛰쳐나왔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Shahrzad 레스토랑
멀쩡히 옷 입고 개떡같은 서비스를 하는 웨이터들
저녁먹고 다시 찾아간 시오세다리. 역시 밤에보니 더 멋지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우리를 놀래킨 너무나 아름다웠던 이스파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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