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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브 펜션의 아침은 기본 세팅이 정해져 있는게 아니라 아침 메뉴에서 아무거나 시켜 먹을수 있어서 좋았다.
터키에 왔으니 기본 터키식 아침 한개와(대체 왜 그랬는지...) 어제 한국분이 이집 아침 중 제일 맛 있다고 추천해 준 프렌치 토스트를 시켰다. 터키식 아침은 중동 아침과 별 다를게 없는데 빵만 바게트 비슷한 터키식 빵으로 바뀐 정도였는데 빵이 나에겐 중동빵만 못 해 아쉬웠다. 프렌치 토스트는 같은 터키빵으로 만들었는데 추천을 받을만큼 터키식 아침에 비하면 매우 우월했다.
아침을 먹고 뒷산이 경치가 좋다길래 거기 좀 잠깐 다녀와서 체크아웃을 하려고 했더니 밥 먹을때부터 식당에 있던 주인의 여친이라는 일본인이 절대 안된다며 짐 빼고 다녀오란다. 12시도 아니고 10시밖에 안되었는데 야박하게 10시가 체크아웃 시간이라면서 30분조차 여유를 안 준다니 정나미가 쑥 떨어졌다.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내니 지금 주인인 사람이 없다고 현금 없냐고 20유로밖에 안 한다는데, 10유로가 되었건 20이 되었건 규정으로 카드를 받는다 적혀 있었으면 할줄 아는 놈을 불러오던가 정중히 사과를 해야지 가뜩이나 그년에 대한 이미지가 나빴는데 완전 짜증이 확 났다. 다행히 그년한테 폭발할뻔 하다가 주인인 그분의 남친께서 나타나셔서 지불도 문제 없이 받고 우리를 다음 있기로 한 호텔까지 태워다 줬다.
숙박업이란 열명이 잘하고 한명이 실수를 하면 그동안 좋았던 기억 다 까먹고 나쁜 이미지를 받기 쉬운데 이곳이 그 일본년때문에 우리에겐 딱 그랬다. 그래도 그외에는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객실, 공동임에도 매우 청결했던 화장실 등 모두 만족스러워 다음에 카파도키아를 다시 올 확률이 큰데 그때 다시 오고 싶은 곳이었다.
암튼 다른 호텔로 가는데 친절하게도 태워다 준 덕분에 편히 왔지 이곳의 지형은 기본적으로 모두 언덕위이기 때문에 안그랬으면 고생했을뻔 했다. 트래블러스 케이브 펜션에서 멀지는 않았지만 언덕을 내려왔다가 다른 언덕으로 올라가 도착한 Vezir Cave Hotel은 한 눈에도 어제 있던 케이브 펜션보다 좋아보였다. 다만 너무 인조적으로 구멍을 파고 호텔을 만들어 동굴같은 특유의 느낌이 적었다. 이곳에서도 매우 뺀질거리게 생긴 직원이 너무나 진솔하게 일을 잘해서 체크인부터 근처 관광 설명까지 뭐 하나 흠잡을 것이 없었다. 객실도 이 호텔에서 가장 좋다는 허니문 스위트를 주었는데 앞 서 말한것처럼 너무 인공적인 느낌말고는 시설하나 흠 잡을것이 없었다. 특히 넓디 넓은 화장실에는 jacuzzi까지 있었다.
이 호텔은 생긴지도 오래 되지 않았고 꽤나 고급 호텔을 표방하고 있어 성수기 가격을 보면 상당히 비싼데 이 비수기에는 조식포함 70불 정도로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었다. 이 곳 말고도 카파도키아의 대부분의 호텔들이 비수기 세일을 확실하게 해주는게 중동이랑 확실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었다.
인터넷도 무선이 무료이었으나 돌로 된 구조덕분에 객실에선 거의 잡히지 않아 우리 방 야외에 있던 소파에 앉아서 할수 있었다.
카파도키아 하면 가장 많이 하는게 그린 투어, 레드 투어 등 이름이 붙은 투어들과 괴레메 근처에 있는 몇몇 valley와 open air museum을 도는 정도라고 하는데 우선 투어는 전날 예약을 해서 다음날 아침부터 돌아야 하니 이미 어젯밤 신청해야 해서 늦었고 우리가 할수 있는건 goreme근처 구경이었는데 이 마저도 달룡이가 어제 많이 움직인 덕분에 몸살이 난것 같다고 몸져누어 우선 좀 쉬게 해 줬다.
달룡이는 누워 자고 난 있는 옷 다 껴 입고 밖에 나가 인터넷을 하며 이란 비자 등 내일부터 갈 앙카라 조사를 했다. 앙카라는 관광객은 거의 가지 않는다며 론리플래넷 안에도 설명이 미비했고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특별히 할 것은 없어 보여 일찌감치 관광은 빼고 며칠 쉬며 비자 받는것에 매진하여 빠른 시일내에 받고 움직이기로 했다.
이때 알게 된 것 중 가장 열받는것은 바로 누가 다마스커스에서 당일날 받았다고 했던 것을 이제야 보게 된건데, 진작에 알았다면 그많은 기간 다마스커스에서 있는동안 어떻게든 받을수 있었을텐데 이제야 앙카라가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게 너무 아까웠다.
앙카라에서 비자가 나오는데 보통 하루가 걸린다니 내일은 일요일이고 월요일날 가서 신청하고 화요일날 받아 그날 오후나 수요일 움직일 수 밖에 없었다. 앙카라에서 이란을 갈수 있는 방법에는 비행기와 육로가 있는데 이란행 비행기는 시간과 가격이 맞는게 없었고 버스를 하루정도 타고 van이란 곳을 가서 국경을 넘어야 하는데 버스 시간이 긴 만큼 가격도 꽤 비쌌고 시간도 시간이었다. 그래서 터키의 저가항공을 알아보니 아나돌루라는 항공사가 앙카라에서 직항으로 Van까지 가는 비행기가 일인당 7만원 정도로 나쁘지 않아 고민끝에 수요일 아침으로 예매를 했다. 참고로 이스탄불을 출발해서 앙카라를 지나 테헤란까지 들어가는 멋진 기차여행도 있지만 출발하는 날자가 맞지 않았다. 환불도 안되는 저가항공을 미리 예매한 후 비자가 제시간에 안 나오면 문제가 복잡해지지만 별 다른 선택은 없었다.
반에 아침 12시쯤 떨어져 어떻게든 이날 이란을 들어가는게 목표였다. 반에서 이란 국경까지는 4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가능할것 같은데 버스 시간들이 변수였지만 가봐야 알 수 있었다. 어쨋건 목표대로 9일 수요일밤에 이란으로 들어가 16일날 테헤란 아웃이면 딱 1주일로 빡세게 다니면 이란의 주요 볼거리는 다 볼수 있을것 같았다. 더이상은 머리가 지끈거려 뭘 짤 수도 볼 수도 없어 곤히 자던 달룡이를 꺠워 늦게나마 시내 중심 구경을 나갔다.
두시가 조금 넘은 시간으로 우선 atm에 들러 돈을 조금 찾고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Nazar Borek이라는 터키식 패스츄리 전문점에서 먹었다. 대부분의 괴레메 레스토랑들은 관광객전용이라며 tripadvisor에서 괴레메 레스토랑 중 가장 평점을 잘 받은 곳이어서 가게 되었다.
음식들은 모두 파이 비슷한 메뉴들이었는데 영어로 된 설명을 봐도 뭐가 맛있을지 몰라 고민하던중 옆에 있던 손님이 자기네 시킨것 맛있다고 추천을 해줘 그거랑 다른것 해서 세가지를 시켰다. 그 손님은 터키계 호주인이었는데 참 말이 많고 재밌는 사람이었다. 여기 올때 인천 경유해서 대한항공 타고 왔다며 대한항공 서비스가 어쩄거니 저쨌거니에 인천 하얏트가 너무 좋았다길래 우리의 그곳의 쓰레기같은 추억을 얘기해줬다. 암튼 그 호주인이랑 떠들다보니 우리의 음식이 나왔고 그사람들은 갔다. 우리 음식은 고기 들어간 파이 같은게 두가지에 스프링롤같은게 한가지 나왔는데 이동네서 많이 먹는 현지식 치즈가 많이 들어 있는게 맛 있었다. 특히 추운 날씨에 마시는 차가 아주 좋았다.
밥을 먹고 나니 이미 3시가 넘었고 해가 짧은 덕분에 활동 시간은 두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아 뭘 할까 고민하다 오픈에어 박물관을 다녀오기로 했다.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 이곳은 예전 탄압을 받던 기독교인들이 이곳의 동굴들 속으로 숨어들어 살게된 거주지역을 보존한 곳이었다. 기본적으로 뾰족뾰족한 이곳만의 지형에 그때 살던 사람들의 흔적까지 찾을수 있으니 매우 유명한 관광지였는데 이 동굴 저 동굴 모두 교회들이니 살짝 단조로웠다. 식당들이나 다른 거주 흔적들도 있었지만 교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실 동굴식 교회에 애정이나 관심이 별로 없다면 굳이 돈내고 들어가지 않고 그 근처 지형들을 둘러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이곳도 해가 짧아 박물관을 둘러보고 나니 해는 저물어갔고 우린 돌아오는 길에 동네슈퍼에 들러 맥주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Efes라는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가장 많아 보여서 뚱뚱한 병으로 두개 사서 몸살기운이 있음에도 꾿꾿히 걸어갔다온 달룡이를 위해 특별식을 준비했다. 바로 뽀글이! 물 끓이는 전기주전자말고는 다른 전열기구도 없어 처음으로 시도해본 뽀글이인데 라면 봉지에 스프와 면을 1/4로 부셔 넣고 물을 봉지에 너무 넘치지 않을 정도로 넣은 후 봉지를 고무줄로 봉하고 한 8분 놔뒀더니 끓인것과 별 다를 바 없는 맛있는 라면이 되는게 너무 신기했다.
전기주전자가 있을때밖에 안되지만 아파트에 가지 않아도 라면을 끓여먹을수 있다는것을 알게된게 너무 기뻤다.
오랜만에 먹는 신라면은 꽤 입을 얼얼하게 했지만 하지막 한 가닥까지 너무나 맛있게 먹은 후 내일 버스표를 알아보러 프론트데스크에 갔다.
앙카라 가는 버스가 아침과 저녁밖에 없다고 들었었는데 다행히도 낮 12쯤 출발하는 버스가 있었고 시간은 4-5 정도 걸린다고 했다. 호텔에서 전화로 예매까지 해놔줘 내일 찾아가도 되었지만 산책삼아 버스터미널에 있는 사무소 가서 표를 찾아왔다. 가격도 인당 30리라로 생각보다 싸서 다행이었다.
하루밖에 못 있으면서 많은 것을 보지는 못 했지만 카파도키아는 이 요상한 모양의 지형/건물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으로 충분히 좋았던 것 같다. 이번에는 시간이 짧아 잠깐밖에 못 있었지만, 이란 갔다가 두바이 들러 다시 터키로 왔을때 다시 제대로 둘러보기로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Traveller's Cave Pension의 아침
터키식 아침과 프렌치 토스트호텔 운영하는 분의 여친이 동물을 좋아하신다는 이유로 여기저기 동물이 많다
Vezir Cave Suites Hotel
너무 네모반듯하여 살짝 아쉬운 객실. 좀 더 동굴스러웠으면 좋았을듯
테라스에서 본 괴레메
Nazar Borek
Open Air Museum 가는 길
돈 받는 것만큼 잘 조성되어 있는 박물관
맥주사러 들른 구멍가게
Goreme의 야경
진리의 뽀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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