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9-06/20 부지오스의 아름다운 Ferradura 해변가 그리고 리오 데 자네이로 입성

호텔의 비치 무료 라이드로 찾게 된 곳은 페라두라 비치 (Ferradura Beach)라는 곳으로 부지오스에서 가장 유명인들이 많이 오는 바닷가라고 한다. 페라두라라는 뜻이 말발굽이라는 뜻이 있다는데 해변가는 만처럼 쏙 들어와 그 생김새에서 유래된 명칭이라고 한다. 해변가의 생김새 덕분에 파도를 막아줘 물이 잔잔해 우리 호텔 근처의 서핑용 비치와는 완전히 다른 성격이었다. 덕분에 그냥 물놀이 하기는 좋았는데 이름값 덕분인지 비수기임에도 사람도 많고 잡상인도 많은것이 조금 번잡했으니 역시 일장일단이 있었다. 이렇게 특별히 볼 것도 없고 할것도 딱히 없는 바닷가에서 며칠 쉬고 있노라니 좋긴 했다. 하지만 이것도 오늘이 마지막으로 내일 아침 12시 버스로 리오 데 자네이로 (히우 데 자네이루라고 읽나본데 역시 영어식 발음이 편하다.. 포르투갈어 발음이 이처럼 어려운지는 미처 몰랐다.)

버스는 우리가 상파울로부터 타고 카보 프리오까지 왔던 같은 1001 버스회사였다. 리오를 가기 위해서는 다시 카보 프리오 나갈 필요 없이 부지오스에서 바로 출발했다. 시내의 번화가 주변은 아니지만 버스가 다니는 대로변에 버스 사무실이 있어 어제 시내 나간김에 손쉽게 버스를 예매해 둘수 있었다.

호텔에서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하고 가격대비 너무나 훌륭해 모델로 삼고 싶던 세레나 호텔에 인사를 하고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갔다. 예약 사무소 바로 건너편 버스 회사 로고가 보이는 정류장 같은 곳이 있어 그곳에서 기다리다 보니 시간맞춰 버스가 왔다.  세시간 정도 걸리는 리오행 버스는 한사람당 30헤알이었는데 남미에서는 처음 보는 우리나라나 유럽식 같은 일반 버스 좌석이었다. 역시 이곳에서도 짧은 구간은 이런 버스를 운영했다. 버스는 우리를 태우고 우리 호텔 쪽으로 가며 몇몇 이미 지정된 위치에서 손님을 두번 정도 더 태운 후 부지오스를 떠났다. 우리도 미리 알았더라면 귀찮게 짐 들고 시내 버스 타고 사무실 앞에까지 안왔을텐데..

버스는 부지오스를 떠난 후 리오 바로 직전 한 작은 동네에서만 사람들을 내려주고 바로 리오의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는 슬럼같은 도시의 북쪽에 있고 우리가 가는 호텔은 가장 남쪽에 있어 택시를 타면 돈이 많이 나올 것 같아 사전에 찾아둔 시내버스를 번호를 확인한 후 탔다. (리오는 지하철이 있긴 했지만 상파울루처럼 잘 되어 있지는 않았다.) 버스값은 상파울루와 비슷한 2.35헤알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인데다가 마침 3시반부터 브라질전 축구가 있는 날이라 길은 완전 텅 비었고 버스는 거의 설 일도 없이 달렸지만 가도가도 우리가 생각한 동네는 나오지 않았다. 버스 앞에 표 끊어주는 아줌마한테 우리가 가는 인터컨티넨탈 호텔을 얘기하니 포르투갈어로 버스는 거기로는 안 간다며 막 뭐라 하는데 눈치로 알아듣는 것도 한계가 있지 당췌 뭔 말인지 모르겠다. 어쨋건 여기선 내리지 말라는 것만 이해해 계속 달렸다. 쌩쌩 달려 한시간쯤 지났을까 리우의 그 유명한 해변, 언덕위의 달동네들을 다 지나 버스의 종점에 다다랐고 그제서야 여기서 내려 어떻게 가라고 얘기를 하는데 역시 뭔 말인지 모르겠는데 눈치가 걸어서는 못 가니 택시를 타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taxi?'라고 되물으니 고개를 끄떡하는데 문제는 버스 종점같은 건물 앞에는 택시가 보이지 않았다. 월드컵 경기까지 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낯설은 동네에 버스 종점이 좋은 분위기일리도 없고 무서웠지만 다행히 택시 한대가 왔다.

달룡이먼저 타게 한 후 짐을 트렁크에 넣고 호텔 이름을 얘기하니 휙 달리는데 바로 길만 도니 나왔다. 한 300미터 떨어져 있었을까, 조금만 잘 얘기해줬으면 걸어오면 휙 올 거리를 짐 값까지 7헤알을 내는게 너무나 아까웠지만 뭐 어쨋건 안전하게 왔으니까..

리오는 해변가를 따라 길게 놓여진 도시라 보면 되는데 버스터미널이 있던 도시의 북쪽은 매우 치안이 안 좋다고 한다. 그러고 역시 치안이 안 좋은 다운타운을 지나 쭉 내려오면 친숙한 이름의 코파카바나를 지나 이파네마, 레블론 같은 동네가 나온다. 가이드책을 보니 코파카바나까지는 치안을 조심해야 한다고 하니 가뜩이나 범죄의 도시처럼 각인된 리오가 매우 무서웠다. 그래서 숙소를 예약할때 다른 어떤 지역보다 안전을 신경쓰고 있는터라 가격이 조금 비쌌지만 인터컨티넨탈로 3박을 잡게 되었다. 인터컨티넨탈은 리오를 여행할때 보통 가장 남쪽으로 가게 될 Leblon에서도 한참을 더 내려가야 할 만큼 먼 곳에 위치하고 있었지만 그 덕분에 특급임에도 호텔값 비싼 브라질치고는 꽤 저렴하게 하루에 조식 포함 110불에 예약 할 수 있었다. 위치가 많이 빠지기는 했지만 호텔에는 셔틀버스도 있다고 했다. 시설은 싼 가격 만큼 오래된 느낌으로 조금 많이 낡았지만 그래도 바닷가쪽으로 업그레이드 해준 방은 밖으로 나갈 수 있는 테라스도 있어 매우 운치있었다. 며칠간 부지오스에서 휴양온 분위기를 냈으니 오늘 저녁은 테라스에 앉아 해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뽀글이다.


브라질은 여행책을 봐도 가야할 포인트로 간단하게 Beaches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바닷가가 매력이자 포인트였다. 잔잔한 페라두라 비치는 놀기에 딱이었다.


마치 여행속의 휴가같던 며칠간의 부지오스 마지막날

세레나 호텔의 유일한 레스토랑은 반 개방된 구조라 분위기는 좋았는데 꿀벌이 음식에 너무 달라붙어 먹기 힘들 정도였다.

사실 다른 음식은 그냥 그랬는데 너무나 풍부한 과일섹션이 좋았다. 특히 저 정체불명의 녹색 과일이 두리안 비슷한게 참 맛있었다. (나중에 페루에서 먹은 치리모야라는 과일과 비슷은 했는데 조금 달랐다. 혹시라고 아시는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동남아쪽 열대과일과는 또 다른 남미 열대 과일


저렴한 가격 대비 부대시설이나 액티비티 서비스등은 매우 좋았던 세레나 호텔

부지오스를 연결해주는 시외버스 1001 버스 사무소

사무소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버스가 온다

발받침도 없는 일반 버스 지만 그래도 넓고 편하다.

리오 가다 들른 버스 휴계소

3시간만에 도착한 리오 데 자네이로. 1월의 강이라는 뜻이라고 하니 왠지 운치있는 이름이구나.

리오의 북부 버스 터미널 앞의 암울했던 모습.. 위험한 지역이니 빨리 빠져나가는게 목표.


도시 끝에서 끝까지 버스를 타고 다 와서는 잘못 택시까지 타고서 도착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시설은 조금 낡았으나 스탠다드 특급 호텔이 주는 안락함이 있었다.

방에서 보이던 아름다운 경치. 호텔 옆은 골프장이었다.

방 전망이나 좀 좋은 쪽으로 받을수 있을까 하고 허니문을 팔았더니 꽃과 간단한 선물에 디저트까지 갖다줘 매우 민망했다.(선물은 초콜렛)
너무 남쪽이라 주변에 쇼핑몰 한개말고는 아파트밖에 없고 교통도 불편했지만 아름다웠던 경치와 치안이 모든 것을 만족시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