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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루브르, 어제의 문닫은 베르사이유에 이어 오늘의 문화 생활은 오르세 박물관이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적잖은 실망을 했던 탓에 오늘은 큰 기대도 없었다. 심지어 돈내고 가라고 했으면 꽤나 망설였을것 같은데 오늘은 일주일 중 하루 무료개방을 하는 화요일이었다. 다만 하루종일은 아니고 치사하게 문닫기 두시간만이라 하루의 스케쥴을 그것에 맞춰 짲다. 무료 티켓을 받다가 시간 다 간다는 얘기를 들어서 사전에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해놓고 티켓은 샹제리제 가운데 있는 Virgin 레코드에서 수령을 했다.
이것저것 하느라 파리 온지 3일째인 오늘이 되서야 표도 찾을겸 샹제리제를 나가 여기저기 걸어다녔다. 우리가 신혼여행때 이틀간 묵었던 호텔도 그대로였고 기억나는 반가운 곳들이 여러 변화속에서도 꿋꿋히 남아있었다. 난 사실 지금도 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역시 샹제리제 거리는 유럽의 간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콩코드 광장을 들러 일본식당이 많은 라파옛 근처의 거리까지 걸어가 원래는 라멘이 맛 있다는 집을 찾아갔으나, 점심시간이 끝나 문을 닫아 근처 스타벅스에서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고 무료개방 시간인 4시에 맞춰 오르세 미술관을 찾아가니 이미 줄은 몇바퀴를 돌며 길게 늘어서 있었다. 우린 표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바로 입장하는 다른 줄을 서야했고 그나마 다행히 10분 정도 걸려 들어갈수 있었다.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건물 자체도 멋들어졌다. 루브르가 별로였다고 여기도 안 왔으면 크게 후회를 했을만큼 마음에 드는 작품들이 즐비했다. 무료 개방이니 사람은 역시 미친듯이 많아 진득한 관람은 어려웠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두시간은 살짝 짧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부랴부랴 다 보고 민박으로 돌아왔다.
우리가 파리에서 자는 마지막 날인 오늘은 민박집은 완전 만원 상태였다. 하지만 이제 3일차라 눈치만 빨라진 우린 밥도 제일 일찍 찾아먹었다. 밤에는 이사람 저사람이 사온 와인과 맥주에 꽤나 왁자지껄한 술자리가 벌어졌는데 이곳저곳에서 다른 삶을 살던 여러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누면 재미있는 얘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장기여행자들 보다는 짧게 다녀가는 파리인지라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세계일주중이라는 것에 놀라고 우린 마지막으로 한국여행자들과 얘기를 나눠봤던 터키에서 만났던 분들과는 사뭇 다른 사람들이 재미있었다.
특히 스페인의 유명한 트레일인 camino de santiago를 하러 오신 한 중년의 아저씨가 계셨는데 알고보니 연애시대의 제작pd이신 분과 이런저런 재미있는 얘기를 나눌수 있었다. 우리가 아이슬란드 가보시라고 뽐뿌를 잔뜩 넣었는데 다녀오셨는지 모르겠다. ㅋ
술자리는 새벽 두시까지 이어져 조용히 일찍 자려고 했던 분들께는 소음이 죄송했지만, 우리에겐 매우 재미있는 한국 민박만이 줄수 있는 경험이었다.
말이 필요없는 상제리제
아직도 그대로 있는 신혼여행때 왔던 호텔
뭔지도 모르고 사람들이 줄을 섰기에 우리도 섰다가 유료라는 말에 도중에 가버린 한 궁전
상제리제를 따라 쭉 걷다보면 나오는 콩코드
변덕스러운 날씨에 맑다가도 한번씩 우산을 써야만 했다
기차역을 개조했다는 아름다운 오르세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가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미술관으로 남았다.
굿바이 파리~ 이번에도 에펠탑은 멀리서만 보고 다음 기회로 남겨뒀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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