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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CETERA (0)
별 기억할 것 없는 홀리데이인에서의 1박후 우리는 12시쯤 체크아웃해서 생명의 샘인 맥도날드로 향했다.
자이푸르의 중심지인 MI rd.에 있는 맥도날드 앞에는 언제나처럼 툭툭에서 내리자마자 거지들이 달라붙었고 우리는 맥도날드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나라 와서 처음으로 맥너겟과 피쉬버거를 시켰는데 둘다 별 현지향 없는 글로벌한 맛이었다.
Pizza McPuff라는 간식같은 메뉴도 시켜봤는데 이것은 이나라 길거리 튀김같은 맛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고선 앞에 있는 바리스타커피를 이나라 와서 처음 가봤다. 바리스타 커피는 스리랑카 생활 이후 처음 가봐 반가웠으나 사실 이름말고는 그리 유사한점이나 추억할 점은 없었다. 그래도 역시 커피데이보다는 훨씬 좋아 보인다.
바리스타에서 잠깐 쉬다 기차역으로 향했다.
우리가 오늘 타는 아그라행 기차가 웨이팅리스트에 있던 거라 자리를 확인하지 못 했기 때문에 조금 일찍 서둘렀다.
기차역에 가서 우선 이틀전에 맡겨놨던 짐을 찾고 우리 기차가 있는 플랫폼을 찾는데 예를 들어 우리 기차 번호가 2268이면, 2266만 있는데 사방팔방으로뒤어 다녀봤더니 이 기차가 맞는거랜다. 그럼 우리자리는 어디냐 했더니 동쪽으로 가면 서쪽가서 물어보라하고 1번에 가면 4번가서 물어보라하고 그렇게 뺑뺑이질을 하다 간신히 우리 자리를 알게 되어 기차에 올라탔다.
우리가 이번에 타는 기차는 시간이 촉박하여 평소에 타던 2등석보다 한 단계 낮은 3등석을 타게 됐는데, 한줄에 상하로 두명이 위 아래로 타는 대신 상중하로 세명이 탄다는 것이 달랐다. 게다가 우리 자리는 사이드자리라 상하로밖에 없어 이등석과 완전히 같이 우리끼리 마주보고 앉아가다 위아래로 누워갈 수 있었다. 단지 옆에 여섯명이 한 식구가 탔는데 처음에는 조용히 잘 가더니 어느 순간부터 어린애가 계속 시끄럽게 해 짜증이 났다. 이나라 기차는 등급이 올라갈수록 시설이 좋아진다기 보다는 annoying한 사람을 만날 확률만이 줄어들 뿐인듯하다.
암튼 그렇게 애한테 시달리며 6시간 정도 달려 아그라에 도착했다.
아그라에서도 이틀후 다시 기차를 타고 델리로 가지만 타는 역과 내리는 역이 달라 짐은 맡길 수 없었고, 별로 달갑지 않은 어두어진 뒤 그동네서 처음 툭툭 타기를 하러 역을 걸어 나갔다.
먹잇감이 나타난 것을 반기는 운전수들에 둘러싸여 대충 지도를 보며 계산한 거리로 어림잡은 30루피를 불렀더니 한 운전수가 간단다. 이사람들이 이렇게 호락호락한 사람들이 아닐텐데 그런 싼가격에 간다니 오히려 덜컥 겁이 났다, 게다가 운전수 옆에 보조처럼 친구라는 또 다른 한명이 타고 어둠속을 질주하는데.. 아그라는 특히 가로등도 흔치 않은 어두운 동네였고 내가 계산했던 거리보다도 훨씬 달리는데 친구란 놈이 어디서 왔냐 인도는 처음이냐 하는 삐끼성 질문들을 던지고 난 세번째라 했지만 누가봐도 초짜인거 티날거라 생각하며 여러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다.그나마 안심거리라면 아직 어두운 도로에는 차와 자전거들이 적지 않았다.
달룡이에게 가방 잘 들고 있다가 여차하면 뛰어내릴 준비하고 있으라고 얘기하고 뒤에 트렁크 두개는 내가 들고 뛸 마음까찌 먹고 있는데.. 우리 호텔이 위치한 길 이름이 보였다. 대략 피자헛 옆인 것을 알고있었던 터라 아는척하며 도착했고 운전수와 친구놈은 다른 마음은 없었고 다음날 투어 돌면서 쇼핑으로 끌고가고 싶은 마음에 싸게 와 준 것 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희망과는 달리 딱 30루피만 쥐어주고 내일 뭐할거냔 말에 호텔에서 잘거라고 하고 호텔 로비로 들어와 버렸다.ㅋ
아그라에서 이틀동안 묵을 호텔은 저번주에 예약했던 호텔로 당일 예약을 미뤄준 게 고마워 1박 더 잡은 amar yatri niwas라는 30불짜리 호텔로 론리플레넷에도 나와있고 여행자 거리라는 fatehdabad rd에 있어 잡게 됐는데 건물 일층에는 코스타커피, 옆 건물은 피자헛등이 있어 위치는 실제로 상당히 편했다.
하지만 이미 체크인 할때부터 프론트 직원들이 지네끼리 시시덕거리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방으안내해준 왈라가 팁을 요구하는 듯한 행동과 굳이 같은놈과 한놈이 더 일분후 가방을 들고 들어와 다시 팁을 달라는 황당한 행동등이 무척 거슬렸다.
게다가 복사하고 바로 올려다준다던 우리 여권은 20분이 되도록 올줄 몰라서 근처 인터넷카페를 찾을겸 나가는 길에 여권을 달라고 하니 옆에 한놈이 우리 여권을 이리저리 들추며 구경하고 있었다. 당장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이밤중에 갈곳도 없고 어설프게 화냈다가는 우리 짐이 볼모로 잡혀 있을 수 있으니 참았다.
근처 인터넷 카페는 골동품이나 쥬얼리등 선물을 파는 곳에서 안에 방 하나 비어 인터넷 카페라고 하는데 그래도 가격도 착하고 우리 노트북을 연결해서 쓸수 있게 해줘 이용하게 되었다.
-이나라의 인터넷카페 수준은 대부분 상당히 열악하여 대부분의 경우 호텔에서 쓰는 무선망보다 훨씬 느리고 컴퓨터는 구식이며 한글은 게스트하우스 주변외에는 안 깔려 있는 곳이 많아 잘 확인하고 해야한다.
그리고 시간을 시작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써야 나중에 딴소리를 안할 확률이 높다.
가격은 시간당 20~60정도로 왔다갔다 하니 잘 확인해보고 써야하며 대부분 시간을 페이지를 열리길 기리며 소비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비싸다고 생각된다.-
호텔은 에어컨은 있다고 되어 있지만 중앙냉방이라 뻥을치고 방안에 있는 구멍에는 바람 한점 나오지 않고 다만 복도에만 냉기가 흘러나와 가끔 방문을 열면 찬바람이 들어온다. 그래도 잘 때는 땀이 날 정도는 아니니 애매하다.
아침에 잘 자고 있는데 호텔방으로 전화가 왔다. 뭔가하고 받았더니 아침먹으러 오란다. 우리 방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 줄도 몰랐고 또 포함되어 있었어도 안 먹고 자버리면 그만인건데 깨워서 밥까지 챙겨준다니 꽤 고마웠다. 호텔 식당은 어둠컴컴한 빨간 조명만 있는것이 스리랑카 현지식당 분위기가 물씬 났다. 음식은 기본만 있었지만 그래도 부페로 차려져 있어 쥬스등을 많이 마실 수 있었고 계란도 있으니 잘 먹었다. 특히 현지 아침 메뉴였던 카레와 푸리바지라는 공갈빵이 상당히 맛났다.
아그라에 왔으면 무엇보다 타즈마할을 보러 가야했지만 우리는 볼 수 없었다. 왜냐하면 저번주와 똑같이 휴일인 금요일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게 호텔비 조금 싸다고 한국에서 예약한 자이푸르의 홀리데이인이 가져온 불상사다.
어쨋건 우린 타즈마할은 내일 보기로 하고 아그라에서 40키로 정도 떨어져 있는 죽음의 도시라는 뜻의 파테푸르 시크리를 가기로 했다. 이곳은 자이푸르와 비슷하게 멀쩡한 도시를 버리고 온 곳이다.
호텔을 나오니 툭툭과 택시들이 깔려 있고 그 중 툭툭을 타고 가려 했지만 툭툭 운전수가 툭툭은 그렇게 멀리는 못 간다고 에어컨 없는 택시를 600루피에 흥정하는데 참견해줬다. 아그라에서 파테푸르시크리 가는 길은 대부분 이 나라치고는 분리선도 있고 상당히 잘 닦여 있다 생각했더니 길 끝날때쯤 톨 게이트가 등장했다, 유료도로였던 것 이었다.
택시운전수는 탑승인원으로 돈을 내는거라며 나보고 왕복 톨비 46루피를 내라 했고 엉겁결에 내게 됐다.
마운트 아부등 인도 몇몇 곳을 갈 때는 버스에까지 올라와 인원별로 돈을 걷는다는 얘기를 읽은게 화근이었다.
암튼 찝찝했지만 증거가 없으니 돌아올 때 다시 보자 생각하고 우선 죽음의 도시로 갔다. 이곳은 보존을 위해 일반 차량은 들어갈수 없어 parking lot에서 운전수는 기다리고 우리는 거기서부터 셔틀버스를 타고 5분 정도 언덕을 올라 도착했다.
죽음의 도시라는 뜻의 이름때문에 은하철도999에 나오는 곳처럼 뭔가 버려진 듯한 황폐함이 있을 줄 기대했건만 도시라기보다는 성만 너무 깨끗하게 남아 궁전투어에 지쳐가던 우리는 살짝 실망했다. 게다가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니 더더욱 그 맛이 날 리 없었다. 한쪽으로만 도시가 있던 흔적을 남길 수 있었는데 도시라기보단 동네정도의 규모였다. 나도 모르게 엄청 큰 폴로나루와같은 곳일 줄 알고 기대했었나 보다.. 역시 기대는 만물의 적이다.
어쨋건 성과 그 옆의 메카의 모습과 흡사하게 만들었다는 모스크까지 둘러봤는데 아름다운 모스크의 모습은 좋았지만 됐다고 하는데도 자기는 삐끼가 아니라며 이곳은 성스러운 곳이고 그냥 설명만 해준다고 돈 같은건 안 줘도 된다며 하는 자칭 가이드가 한사코 달라붙었다. 몇번 거절하다 실패하고 결국 그 가이드한테 안내 다 받고 나오려 하니 작은 기부라도 부탁한다길래 돈 안받는다 하지 않았냐 됐다 했더니 그럼 한국돈이라도 기념품으로 모으고 싶다고 잔머리를 굴리길래 한국돈도 없다고 딱 잘라버리고 와버렸다.ㅋ
그후 돌아오는 동안 계속 난리를 치다 결국 힘없는 우리는 돈을 집어 던지고 팁을 안준 것에 그치고 차에서 내렸다. 역시 이나라와서 가장 싫은 인간들은 각종 운전수들이다.
아그라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호텔 옆 피자헛에서 이나라 와서 먹은 맥주중 가장 시원한 맥주랑 먹고 호텔로 돌아와 쉬려 했으나 같은 층에 들어온 현지인들이 대가족으로 왔는지 완전 생 난리였다.
호텔 방문은 다 열어 제껴놓고 지네 집 인양 애는 애대로 뛰어나디며 놀고 있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큰소리로 복도에서 떠들며 여행을 즐기고 계셨다. 참다못해 몇번이나 나가서 닥치라고 해줬지만 그때 잠깐 미안한 표정도 없이 알았다 해놓고 소용도 없었다.
호텔 전화기는 지지직거리고 밑에 프론트까지 뛰어내려가다시피 해서 방을 딴 층으로 바꿔주던지 그인간들을 조용히 시키던지 하랫더니 죄송하다고 조용히 시키겟다고 했지만 믿은 내가 바보였다.
저녁에 나갔다 돌아온 시간만 빼고 밤 열한시까지 그들의 소음이 시달려야 했으며, 문제는 새벽 6시반쯤에 다시 그소음이 재개되었다. 참다참다 못해 호텔 프론트로 다시 가 지랄지랄을 했다. 대체 이게 호텔이냐고 뭔놈의 인간들이 쉬지않고 밖에서 떠들며 컴플레인을 했으면 조치를 취해줘야지 뭐하는 짓거리냐며 이나라와서 가장 생난리를 쳤더니 어제 몇시에 컴플레인을 했냐난다. 열이 머리 끝까지 뻗쳐 너넨 컴플레인을 하면 레코드도 안남냐고 당장 매니저 불러오라고 했더니, 내 손을 덥석 잡고 미안하다며 인도인들은 원래 시끄럽다고 그사람들 지금 나간다고 한다. 인도인들이 시끄러우면 한 층을 따로 주고 외국인들은 따로 층을 줘야하는거 아니냐 했더니 죄송하단다. 하지만 이나라 이각대의 호텔에서는 책임지는 사람도 무슨 보상도 없이 말로 때운다.
아침에 난리를 치고 잠도 설쳐 잔것도 안 잔 것도 아니게 거의 체크아웃 시간이 다 되서 나갔다.
체크아웃 하는데 좀 나아보이는 놈이 설문조사를 부탁하며 stay는 만족스러웠냐길래 기가 차서 밤새 시끄러워 잠 설쳐다 했지만 그러냐면서 죄송하다고 립서비스 하시고 땡이다. 우리도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저녁에나 찾아야 하니 행여나 우리 짐에 해꼬지할까 참았다.
이나라 저가 호텔의 가장 큰 적은 숙박하는 현지인 손님들의 수준이다. 호텔이 쌀수록 현지인 가족들의 비중이 높고 대부분 안하무인으로 시끄럽다. 차라리 외국인들만 주로 찾는 몇백루피짜리 게스트하우스가 나을 수도 있다.
암튼 짐을 호텔에 맡겨두고 드디어 타즈마할로 갔다. 여행지라 툭툭이나 사이클릭샤 흥정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20루피에 흔쾌히 한 사이클 릭샤가 나섰다. 나름 친절하고 예의도 바른 이 아저씨는 타즈마할에는 문이 세개 있는데 먼저 보이는 문은 머니까 가장 가까운 남문에 내려준다고까지 하는 친절을 보이더니 끝나고 어디갈거냐길래 돌아갈거라고 했더니 그럼 기다리겠다고 두시간 세시간이 걸려도 괜찮으니 천천히 보고오라고 했다. 돈도 한사코 안 받으면서 나중에 한꺼번에 달라고 하는것을 뒤통수를 맞을수 있어 차비를 주고 나중에 보이면 탄다고 딴 손님 있으면 가라고 했다.
이나라에서는 무뚝뚝한 사람들이 제일 좋은 사람들이고 친절한 사람들은 우선 경계대상이다.
우리가 내린 곳에서 한 50미터정도 동네를 지나가니 타즈마할 입구가 나왔고 그 앞에 매표소가 있었다.
이나라 모든 유료 관광지가 그렇듯 현지인은 거의 공짜 수준에 외국인들에게는 돈을 뜯어내고 있었는데 인도 제일 관광지답게 외국인들은 750루피나 받는다. 둘이면 1500루피. 4만원 정도나 한다.
자기네들도 돈 많이 받는것이 미안했는지 현지인에게는 안주는 생수와 신발커버를 옆에서 받아가라고 한다.
옆에 갔더니 나일론 양말처럼 생긴걸 한쌍식 던져주고 생수는 안주냐니까 내시경할때 설사약 타먹는듯한 큰 통을 꺼내더니 옆에 작은 덜어준다해서 됐다고 했다. 누군가 중간에서 생수값 해먹은 듯 하다.
타즈마할은 제일 관광지답게 시큐리티 체크도 형식적인 게 아닌 제대로 했는데 달룡이가 언제나 싸들고 다니던 컴퓨터가 금지품목이라고 옆 보관소에 밑기고 오라한다. 이나라 특성상 좀 불안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맡기러 갔더니 그래도 나름 락커를 한칸 내주고 키를 나한테 줬다.
다시 검색대를 지나 드디어 타즈마할로 들어갔다.
이 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웅장한 모습의 빨간색의 문이 나타나고 조금 걷다 보니 그 문 사이로 타즈마할이 눈에 들어오는데 환상이 따로 없었다.
사실 수 많은 사진들로 보아온 타즈마할은 세계7대 wonder라고 할 때 마다 뭘 그리 대단한가 싶었었다, 뭔가 단순해 보이기도 하고 그냥 이슬람쪽에서 많이 보이는 모스크같은 건물들과 다른게 뭔가 싶었었는데
실제로 내 눈 앞에 펼쳐진 타즈마할은 아름다움을 말료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저 멀리 보이는 전체 대리석 덩어리의 웅장한 모습과 토요일어서 더욱 붐비는 그 밑의 깨알같은 인파는 장관을 이루고 있었으며 입구부터 타즈마할까지 펼쳐진 정원의 모습도 매우 아름다웠다.
정원을 지나 타즈마할을 가까이 가면 신발을 벗고 타즈마할에 들어가도록 되어있는데 비싼 입장료를 낸 특혜로 외국인들은 벗지않고 그냥 아까 받는 신발커버를 신발에 씌우고 들어가면 된다. 신발을 안 벗으니 편리하고 신발 도난의 위험도 없고 달궈진 대리석 위를 맨발로 안 걸어도 되니 일석삼조다.
이나라에서 그동안 가장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서 들어간 타즈마할의 내부는 외부같은 화려함은 없었다. 안 들어가봐도 크게 아깝지 않을 것 같은 내부구경까지 마치고 뒤로 나가보니 타즈마할이 만들어 준 그늘에 앉기 좋아하는 민족인 이나라 사람들이 엄청 앉아 있었다. 나도 잠깐 앉았다가 타즈마할을 전체적으로 보기 가장 좋은 정원 가운데쯤 가서 벤치에 앉아 타즈마할의 아름다움을 감탄하고 우리의 짐을 찾아 나왔다.
아침에 타고 온 아저씨는 아직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고 다시 20에 맥도날드를 가자고 하고 올라탔다.
조그달리던 아저씨는 종이를 한장 꺼내 보여줬는데 어떤 한국인이 써 준 편지였다. 수원사는 한 아가씨가 써 준 편지의 내용인즉슨 이사람은 좋은 사람이고 믿을 수 있고 어쩌고 하는 하는 내용이었는데 일초정도 대충 보고 돌려줘버렸다. 살짝 당황한듯한 아저씨는 용기를 잃지 않고 저기 보인 곳이 자기네 가게인데 아주 잠깐만 둘러보지 않게냐고 하길래 바로 싫다고 무시해 버렸다. 결국 몇십루피 교통비를 벌기 보다는 어떻게는 쇼핑의 길로 인도해서 수수료를 먹고자 하는 수법이어던 것이다. 어차피 샵을 안갈것이기 때문에 몇번 싫다고 답하면 되니 우리에게도 싸게 가고 나름 나쁘지 않았다.
아그라의 맥도날드는 쇼핑몰안에 있었다. 하지만 이 쇼핑몰 뿐 아니라 바로 옆 쇼핑몰도 반 이상 가게가 비어있었다. 구르가온에서도 그랬지만 건설사들의 파워게임인지 옆에 쇼핑몰도 많이 비워있음에도 그 옆에 비슷한 쇼핑몰이 또 올라가는게 정상적인 발전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맥도날드와 그 옆 슈퍼를 들러 다시 툭툭을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도 쇼핑몰 갈래라는 질문에 됐다고 답하며 그 덕분에 상당히 싸게 왔다. 아까 자전거 아저씨와 이 툭툭 아저씨는 같은 가게를 갖고 있었다 ㅋ
호텔에 와서 짐을 찾고 호텔 일층에 있는 코스타 커피에 가서 약 2시간 남은 기차시간을 보내며 기다렸다.
시간이 다 되어 기차를 타러 가려고 짐을 끌고 툭툭을 잡으려 보니 그많은 주변의 툭툭중 한명도 다가오지 않고 좀 기다리다 지나가던 툭툭을 타고 역으로 향했다. 짐을 들고 돌아가는 여행객들은 쇼핑센터에 들릴 일이 없는 것을 아는 영리한 사람들이다.
내린 곳과 다른 역인 이곳 아그라 칸트역은 이나라와서 본 역들중 가장 깨끗하고 거지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기차라이프에 별 문제 없이 우리 기차칸을 올라타니 서양 그룹여행객들이 몇십명 있었고 우리 자리는 그 안에서 샌드위치되어 있었고 게다가 내 좌석이 고장나 똑바로 있지를 않아서 빈자리들이 많이 보이길래 기차 앞쪽으로 옮겨탔다.
우리 앞에는 호주인으로 보이는 남여 한 커플이 탔고 그 옆 줄에는 동양인으로 보이는듯한 남자와 현지인처럼 보이는 여자가 탔는데 나중에 내릴때 보니 남자는 첸나이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이었다.
이나라 명절인 디왈리에 맞춰 델리에 놀러왔다는데
남인도를 포기한 아쉬움에 첸나이쪽은 어떤지 물어봤더니 델리와 별다를 것 없다는 말에 위안을 삼았다.
델리에 열시쯤 도착한 역은 델리의 세 역 중 니자뭇딘역이었는데 알고보니 호주인들 한국분 현지인처럼 보였던 네팔에서 근무하고 있는 콜룸비아인까지 우리 여섯명은 모두 행선지가 빠하르간즈였다. 그래서 밤도 늦어 무서워 택시를 나눠타고 가려고 알아봤는데, 프리페이드 부스가 열려있길래 65루피인데 프리페이드로 가는 차는 없다고 한다. 주변에 택시들은 버글버글한데 프리페이드 부스는 있지만 그걸로 가는 차는 없다니 이나라 답다.
프리페이드에서 좌절하길 기다린 주변의 택시 운전수들은 절대 250루피에서 한푼도 안 깍아준다. 결국 250에 밴에 여섯명이서 꾸겨타고 델리의 배낭여행자들의 주요거점인 빠하르간즈로 향했다.
오늘밤은 일주일정도 하는 디왈리의 하일라이트인지 곳곳에서 계속 폭죽을 쏘아올리고 있었고 흡사 슬럼같은 첫모습의 빠하르간즈에서도 우리의 도착에 맞춰 불꽃놀이를 엄청 쏘아대고 있었다. 이렇게 머리위에서 폭죽이 엄청터지는 것은 뉴욕 타임즈스퀘어에서 맞았단 밀레니엄 이후 처음인 듯 하다. 커플당 80루피에(한국분과 콜룸비아인은 커플이 아니라 기차안에서 만나 사이였지만) 안전히 온 것에 만족하며 작별인사를 하고 서로 숙소를 찾아 헤어졌다. 우리가 묵기로 한 cottage yes please호텔은 다행히 내린 곳에서 10미터정도 떨어진 곳에 있어 쉽게 찾아갔다. 호텔방에 들어왔는데도 우리를 환영하는 폭죽 소리는 이어졋다, 이젠 그만 환영해줘도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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