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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아 호텔에서의 두번째 맞는 아침에는 아침을 호텔에서 먹을까 고민하다가 근처에 아침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하여 졸린 눈을 비비고 아침을 먹으러 호텔 바깥으로 나갔다.
Hidiv Kasri라는 이곳은 이나라 말로 Egyptian House 뭐 그런거라던데, 이름 그대로 오토만 시절 이집트를 다스리던 통치자가 이스탄불에 돌아왔을때 머물던 일종의 관저이다.
한때 호텔로도 이용을 했었다고 하던데 지금은 국영으로 카페와 레스토랑만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 호텔에서는 1키로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언덕위에 있는 관계로 이스탄불 와서 처음으로 택시를 탔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5천원 정도 나오는걸 보니 정말 터키는 지네 필요에 의해서 아시아도 되었다가 유럽도 되었다가 하는 나라였다.
택시의 수준은 딱 중동인데 가격은 유럽이니..
어쩃건 언덕길을 올라 택시에서 내리니 큰 정원이 딸린 한눈에 봐도 관저같은 집이 나왔고 정원에는 조깅을 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건물을 들어가니 대리석으로 치장한 홀을 지나 카페로 들어갔다. 아침은 레스토랑에서는 서빙을 안 하고 카페 공간에서만 하고 있어 카페로 들어갔다.
특별히 고를 것도 없이 터키쉬 아침을 선택하고 오믈렛을 하나 추가로 주문했다.
호텔에서는 포함되어 있어도 투덜대며 먹던 터키식 아침을 돈내고 먹으로 오다니 참 안타깝지 그지 없었다.
역시나 예상대로 전형적인 터키 아침 세팅이 나오고 세계적으로 요거트로 유명한 이 지역이라면서 요거트는 없다는게 예상밖이었다. 그래도 잼 같은게 직접 만드는 건지 맛이 조금 괜찮았던게 위안거리였다. 그리고 따로 시킨 오믈렛도 오랜만에 먹어서 그런지 매우 맛 있었다. 음식 자체만 놓고 보면 택시비와 음식값이 솔직히 조금 아까웠지만 아름다운 정원을 바라보며 저택에서 분위기좋게 아침을 먹을수 있으니 개인에 따라서는 만족할수도 있겠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음식이 아닌 화장실이었는데, 카페 근처에 있는 남자 화장실을 들어가보니 예전 집이 생겼을때 화장실을 그대로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특히 일자로 된 대리석 한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그곳에 나무 시트를 놓은게 변기인게 너무나 신기했다.
아침을 먹고 주변의 산뜻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삼아 걸어내려와 호텔로 돌아와 조금 있다가 시간이 다되어 체크아웃을 했다.
좋은 호텔은 그만큼 체크아웃도 일찍 다가오는지 이곳에서의 2박3일이 너무나 빨리 흘러간게 아쉬웠지만 이렇게 멋진 곳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낼수 있게 해준게 너무나 호텔에 감사했다.
다시 짐을 싣고 보트를 타고 바다 건너편으로 돌아오니 우리의 신데렐라 같은 시간은 끝이나고 12시가 되었는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것은 버스뿐이었다. 짐을 바리바리 버스에 올려싣고 아름다운 보스포러스 경치를 마지막으로 즐기며 베벡정도를 지내고 있는 찰나, 왠만해서는 잘 울리지 않는 내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받아보니 아지아 호텔이었는데 그만 금고에 넣어뒀던 우리 여권과 현금이 들은 복대와 달룡이의 지갑을 그대로 놓고 좋다고 나온 것이었다. 여행을 시작한후 처음으로 내 신체의 일부분같이 여기던 복대를 호텔에 풀어놓고 좋다고 가고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이정도 급의 호텔에서 놓고 온게 다행이었다.
다음 호텔이 어디냐고 가져다 주겠다는 것을 봉사료가 가늠조차안되어 극구 됬다고 지금 바로 가지러 가겠다고 하니 그럼 보트 내리는곳까지 오면 가져다 주겠다고 했다.
둘이 다 같이 돌아갔다 오면 버스비만 이중으로 들고 짐들고 다니는것도 힘만 드니, 달룡이에게 모든 짐을 주고 어제 그 스타벅스에 가 있으라고 한 후 나 혼자 다시 버스를 30분 정도 타고 가서 에미르간에서 내려 호텔에 전화를 했다. 10분후 우리를 몇번씩 태워준 그 보트가 도착을 했고 프론트에서 우리에게 전화를 했던 그 직원이 직접 들고 왔다. 안에 없어진것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라며 역시 끝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보였다. 사실 그냥 보트 운전수편에 보냈으면 봉사료 부담도 좀 덜할텐데 하필 직접 오셨으니 왠지 5리라는 너무 적은것 같아 주머니속에 꺼내뒀던 5리라는 놔두고 다시 지갑에서 10리라를 꺼내서 주었다.
하지만 지갑을 꺼내는 그 순간 아까 주머니속에 따로 꺼내두었던 5리라는 날라가 부두에서 세바퀴돌고 바로 바닷물로 빠져 동동 떠버렸고 살짝 민망하게 보트 운전수께서 짝대기로 줏어주었다.
다행히 더이상 사건은 일어나지 않고 잘 받아들고 난 다시 베벡까지 내려와 달룡이를 만나 탁심으로 무사히 갈수 있었다.
오늘 호텔은 탁심 중간에 있는 호텔치고는 저렴한 호텔로 이름도 이름같지도 않은 Residence Hotel이었다.
호텔은 정말 탁심 한 가운데 있어 명동 한복판에 자는 느낌이었다. 우리 객실은 더블로 예약을 하긴 했는데 더블룸에 트윈룸도 딸린 나름 4인용짜리 family suite였다. 달룡이 따로 나 따로 방 한개씩 차지하고는 좋다고 짐을 풀어놓고 탁심거리로 나왔다.
도보 전용거리인 탁심은 이스탄불의 다운타운 답게 복잡하고 사람들 많고 상점이 즐비한 그런 거리였다. 술타나멧은 관광객only라면 이곳은 현지인들과 섞여 있는 듯한 분위기와 너무 관광객들만 타켓으로 한 매장들이 아닌것이 달랐다.
탁심은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에도 더 둘러볼수 있으니 후딱 둘러보고 탁심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떨어져있는 나샨타쉬라는 쇼핑가로 갔다.
니샨타쉬는 이스탄불에서 제일 쇼핑거리로 망고나 자라같은 저가브랜드부터 로로피아나 까지 가장 많은 브랜드들이 한 블럭에 있었다. 이곳을 왔더니 더욱 홀리데이 분위기가 물씬 났다.
이곳저곳을 구경한 후 베식타슈라는 동네까지 걸어갔다. 니샨타쉬에서 10분정도 떨어져 있는 이 지역은 일종의 재개발 지역으로 그닥 좋지 않던 이스탄불의 한 지역을 밀고 상업/레지덴셜 지역을 만든 곳이었는데 W호텔이 여기 있다. W호텔 말고도 흰색으로 일률적으로 올린 건물들에 많은 Marc Jacobs, Bottega Veneta등의 샵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너무 모던해 주변 환경에서 너무 튀는 그런 건물이 아닌 모습이 더웃 인상적이었다. 베식타슈를 둘러보고 있는데 아까부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자꾸 거세져 버스를 타고 다시 탁심으로 돌아오는데 홍래원인가 하는 한국식 이름의 중국식당이 보였다.
한글은 안 써 있지만 아무리봐도 한국식 중국집 이름이길래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비를 쫄딱 맞으며 갔는데 아쉽게도 그냥 로컬 중국식당이었다.
실망은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보는 중국식당이기에 마파두부와 치킨요리를 하나 시켜 먹었는데 특히 마파두부가 너무 맛 있었다.
밥을 먹고 탁심으로 돌아올때는 비가 제대로 내리고 있었다. 우산도 없이 카메라와 핸드백만은 비닐봉투에 넣고 비를 쫄딱 맞고 돌아와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히디브 카스리 가는 길
동네사람들의 산책로로 애용되는 히디브 카스리
그나물에 그밥같은 터키식 아침. 그래도 조금 더 잼이 맛있고 치즈가 맛 있더라
언덕위에 위치한 히디브 카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
이른 아침부터 호텔 옆 부두에서도 낚시는 한창
다음에 또 만나자~
베벡가는길에 위치한 일본식 저택이 인상깊다. 세계 어디에나 일본식 정원이나 저택은 은근히 많다
나는 놓고온 지갑 찾으러 가고 달룡이 혼자 베벡의 스타벅스에서 기다리고 있는중
다행히 짐 다 찾고 탁심에 도착. 명동같은 탁심
쌩뚱맞게 더블룸과 트윈룸이 모두 있는 Residence Hotel의 우리방
탁심을 둘러볼수 있는 나름 운치있는 버거킹의 옥상층 버거를 우리도 먹고 갈매기도 먹는다
이스탄불의 지하철 자판기
연말 분위기 물씬 나는 이스탄불의 쇼핑 중심지 니샨타시
니샨타쉬에서 본 특이한 모양의 비데
니샨타쉬 중심에 있는 시티센터몰, 별로 볼건 없고 좁고 높다
하얀 건물들이 쭉 연결되어 있는 베신타슈. 주변과 다르면서도 조화롭다
한국식 중국집인가 하고 부푼 마음에 갔지만 아니었다. 그래도 음식은 맛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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