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 두바이로 온 소포 찾고 아바타 관람

다시 온 두바이에서의 첫날밤은 좋은 호텔 덕분인지 너무나 편안했다. 눈을 뜨니 이곳이 집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현실은 어제까지 입던 긴팔, 긴바지를 벗어 던져도 되는 사막 한가운데의 두바이. 이곳 시즌으로는 겨울이라지만 그래도 반팔이면 충분한 날씨였다. 오늘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소포 찾는 일이었다.
달룡이의 숨은 조력자인 언니한테 부탁해 양념, 건어물 등 먹거리 위주로 소포를 받기로 했다.
딱히 받아 줄 곳은 없었지만 UAE의 Public PO box라는 유치우편의 시스템 덕분에 우체국으로 보내 놓은 물건을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가서 찾아오기만 하면 된다.
어제 체크인 할 시에 호텔 바로 옆에 꽤 큰 규모의 우체국이 호텔옆에 붙어있길래 내심 저곳이 우리 소포를 보낸 데이라 우체국이 아닐까 기대를 했다. 눈을 뜨자마자 혼자 후딱 가봤더니 아쉽게도 이곳이 아니고 데이라 우체국은 택시를 타고 가야한다고 한다.
다시 호텔로 돌아와 아침을 챙겨먹고 택시비라도 아끼고자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노선을 알아봤다. 노선도를 보니 데이라 우체국이라고 떡하니 써있는 것이 있길래 10여분간 기다려 버스를 탔다. 지난번에 왔을때는 버스를 탈 일이 없어 말로만 듣던 에어컨 나오는 두바이의 버스정류장을 이제서야 경험해봤다. 단지 에어컨만 나오는게 아니라 문을 열면 에어커튼까지 작동하는 초첨단 정류장은 아쉽게도 살짝 걸레 썩은내가 났지만 그래도 호텔방에도 에어컨 없는 나라가 수두룩한데 석유라는것이 놀랍기만 했다. 버스가 와서 올라타면서 데이라 우체국 가는지 확인하고 내릴데 알려달라고 한 후 올라탔다. 두바이 버스는 이란같이 남녀를 나누지 않아 같이 앉아 갈수 있었는데 시설이야 말할것 없이 좋고, 특히 달리는 동안 3차원으로 지금 정류장과 앞으로의 정류장이 계속 표시되는게 너무나 편리했다.
10여분쯤 가니 우체국이라고 내리라고 해서 내렸다. 그곳은 데이라에서도 유색인종이 많이 섞여 있는 동네였는데 우리가 찾는 큰 우체국은 보이지 않아 길이라도 물어볼 심산으로 작은 우체국에 들어갔더니 데이라 우체국은 이쪽이 아니라 한다. 결국 버스비 버리고 반대방향으로 온 꼴이 되어 모든걸 포기하고 택시를 탔다. 우리가 온 곳과는 완전 반대방향으로 달려 데이라시티센터도 지나 공항 쪽으로 가다가 한적한 곳으로 가니 우체국에서 알려준 무슨 건물이 나와 내렸으나 우체국은 그곳에서도 꽤 한참이었다. 시원해 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땡볓이 내리쬐는 그늘도 없는 길을 10분 정도 걸어서야 드디어 간신히 우체국에 도달할수 있었다.
우체국에서는 수월하게 내이름을 말했더니 소포를 찾아왔고 세금 받을게 없나 스캔한번 해 본후 별게 없으니 po박스 수수료만 천원정도내고 박스를 받을수 있었다.  그래도 큰 문제없이 소포를 찾을수 있던 것에 신이나 데이라 시티 센터 잠깐 들러 다시 호텔로 돌아와 소포를 뜯어 오랜만에 반찬을 놓고 점심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난 후에는 두바이 몰을 갔다. 오늘은 아바타 개봉일, 어쩌다 보니 아바타 개봉에 딱맞춰 영화를 볼 만한 도시에 올수 있었다. 두바이에는 아이맥스 극장이 한개 있었지만 아랫동네에 있었고 그것을 제외하고는 생긴지 얼마 안되어 가장 좋다는 두바이 몰 내에 있는 Reel Cinema로 아바타를 보기 위해 찾아갔다. 매진이나 안되었을까 걱정했지만 낮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표는 있었고 상영관 중 가장 큰 상영관에서 하는 시간에 맞춰 오후 5시 표를 7번째 열 정 중앙으로 예매했다. 아바타는 한국에서 출발하기전 20분짜리 시사회에 참여했을때 살짝 걱정이 되었었다. 전체 영화를 본 것은 아니었지만 우선 괴물같은 cg 외계인들과 이상한 짐승이 나오는 영화가 그 많은 돈을 들인것을 과연 뽑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었다.
두바이몰 극장은 THX인증은 기본이었고 부대시설등이 당연 완전 훌륭해 예전에 갔었던 몰 오브 에미레이츠의 극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왠지 3d안경도 한국에서 썼던것들보다는 훨씬 편안하게 착용이 되었고 훌륭한 자리덕분에 3d효과도 잘 느껴졌다. 다만 중간중간 나비어로 떠들때 아랍어로만 자막이 나와 무슨 내용인지 알수 없던게 살짝 불편했고 나머지는 편안히 잘 봤다. 영화가 재미없지는 않았으나 오랜 시간 기대를 한 탓일까 살짝 늑대와 함께 춤을+라퓨타+에일리언2였던 아바타는 사실 엄청 재미있거나 이것이 세상을 바꿀 영화가 될 줄은 이때까지만 해도 기대도 못 했었다.
영화도 보고 두바이몰의 분수쇼도 다시 보고 호텔로 돌아왔더니 star world채널에서는 꽤나 프라임타임에 아바타 특별 방송을 해주고 있었다. 가상 카메라를 들고 캡쳐및 촬영을 하는 것을 보니 영화가 좀더 대단히 느껴졌고 어쨰 조만간 다시 한번 봐야할 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호텔은 다 좋은데 인터넷이 안된다. 이곳뿐 아니라 두바이의 대부분의 호텔들은 무료 인터넷이 없다. 다른것은 풍족한데 유독 인터넷 사용엔 매우 인색한 두바이라 지난번에 잘 이용했던 피씨방을 찾아갔다. 호텔과 같이 유니온역 근처였지만 다른 출구쪽이라 거리는 꽤 되어 5분 정도 걸어갔지만 여전히 밤 11시 이후엔 시간당 2디르함이라 보람찼다. 이곳에서 슬슬 이스탄불의 예약들을 하기 시작했다.


정류장 에어컨 체험중! 두바이 모든 정류장이 다 이렇진 않지만 주유 정류장은 다 나오는 듯.


두바이 시내버스 내부


우체국 근처 공터 같은 주차장에 대충 놓여있는 차들. 주변 건물을 보면 알겠지만 부촌과는 거리가 먼 동네


데이라 우체국에서 드디어 소포 수령


미국에서 나의 유일한 반찬이었던 오징어채와 같이 한국에서 보내온 참기름과 김. 거기에 어제 싸온 곱창전골과 로스까지 곁들이니 완전 진수성찬 


두바이몰의 Reel CInema에서 본 Avatar


원래 내 머리속은 엉망이지만 잦은 물갈이로 달룡이까지 머릿결이 나빠져 함께 구입한 피토 제품들. 한국에선 샴푸만 3만원이 넘었는데 이곳에선 1만8천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