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궁전같은 아부다비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 (Emirates Palace Hotel)

 

두바이에서 마지막 아침. 우리는 아홉시가 못 되어서 부랴부랴 공항으로 렌트카를 찾으러 갔다. 이미 한번 와 본 곳이라 어렵지 않게 차를 빌렸다.
우리가 빌리려 한 차가 없다고 한단계 높은 급으로 해줘 니산 티다라는 차를 빌려 우린 부랴부랴 아부다비로 갔다.
우리가 아부다비로 가는 가장 큰 이유는 에미레이츠 팔레스 호텔이다.
예전에 tv에서인가 palace급이라고 소개되던 이 호텔을 꼭 와보고 싶어 한달전쯤 뉴델리의 한 피씨방에서 예약을 하고 있었다.
익스피디아에서 가격은 early booking을 하면 가장 싼 방이 아침빼고 택스포함 450불 정도로 어이없는 대부분의 두바이 호텔 가격을 생각할때 그렇게 비싼편은 아니었다.
가려고 고민하던 두바이의 주메이라 비치호텔은 하루 단위로 가격이 달라지는 날이 많아서  이곳도 우리가 가려고 하는 날짜 전후로 날짜를 넣다보니 딱 하루 백불 정도가 더싼 270+택스인 날이 보여 신나서 냉큼 예약을 하려고 보니 객실이름이 일반 객실인 코랄룸이나 펄룸이 아니라 Khaleej Deluxe Suite였다. 먼저 든 생각은 이게 더 싼 일반객실인데 다른 날짜에는 다 팔렸나 했지만 이름이 휘황찬란한게 조금 미심쩍어 호텔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그 호텔에서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빼고는 가장 좋은 방이었다
우선 급하게 예약부터하고 새창을 열고 근처의 딴날을 보니  2700불+로 총 3200불. 그렇다 누군가의 실수로 0을 하나 빼고 올린것이었다!
기쁜 마음을 어떡하지 못하고 옆에서 딴것하고 있는 달룡이에게 이사실을 우선 전했다.
달룡이도 당연 놀라워하며 그럼 예약이 되는거냐길래   나도 모른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물건값도 잘못 적었으면 그래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편이고 사실 우리에게는 실수가 있었다고 일반객실을 그가격에 준다해도 이득이니 기다려보자고 했고 며칠후 final confirmation까지 아무 문제없이 잘 받아 우리는 평생 와보기 힘든 사치를 경험하러 부랴부랴 가고 있다. 이런걸 보면 가끔 오픈마켓이나 온라인에 가격이 잘못 올렸다고 배째라 하거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와도 라면 한박스 주고 땡인 국내 업체들과는 다른 글로벌 대인배정신을 엿볼수 있다.
암튼 체크인은 2시지만 일찍가서 손해볼건 없으니 일찍 나섰는데 생각보다도 아부다비가 가까워 열한시쯤 도착했다.
아부다비의 느낌은 두바이와는 사뭇 달랐다. 좀 더 낡았지만 덜 인공적인 느낌이었다.
우린 도심을 뚫고 해변쪽으로 달려 호텔로 먼저 갔다.

 

 

호텔 입구 전경

 


우리 앞에 펼쳐진 에미레이츠 팔레스 호텔은 우선 대지 면적으로 압도했다. 근처의 대통령궁보다도 훨씬 더 큰 이곳은 호텔 끝에서 끝까지가 1.3키로라고 한다.
차를 주차를 하고  프론트로 올라가니 사방이 다 금으로 떡칠이었다. 그래도 이런 스타일이 그러하듯 그냥 특급호텔로 보이지 더욱 엄청난건 잘 모르겠었다. 하지만 조금 있다 보면 구석구석 묻어있는 화려함이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행여나 지금이라도 예약에 문제가 있었다고라고 하면 어쩌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에 잠겨 체크인 하는 동안 잠깐 기다리니 아직 방이 준비가 안되었다고 준비되면 전화를 주겠다고 해서 다시 나와 아부다비 시내로 갔다. 간단히 서브웨이 정도를 먹으려 했지만 찾다가 며칠전부터 달룡이가 노래를 부르던 베트남 쌀국수 집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면발은 영 아니었지만 국물과 고기는 끝내주게 맛 있어서 순식간에 다 먹고 나니 호텔에서 방이 준비되었다고 전화가 와서 돌아갔다.

 

 

객실까지 안내해 주는 서비스를 다른곳에서는 별로 달갑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꽤나 필요했다.
로비를 중심으로 이스트윙 웨스트윙으로 나뉘는 호텔은 오히려 식당들이 모여있는 가운데부분을 지나서 윙으로 들어서니 더욱 화려해 지는 것 같았다.

 

 

여지껏 가 본 호텔 중 가장 긴 복도를 십분정도 걸어서 드디어 우리 방에 도착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고급스러운건 기본이고 다이닝룸 리빙룸 베드룸 등으로 나뉘어 어제 드림 팔레스의 객실 열개는 붙여놓은듯한 사이즈의 방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방 전체를 둘러싸 'ㄱ'자로 꺽인 테라스는 이호텔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방이라는 방 안내해 준 언니의 말이 뻥은 아닌듯 싶었다.

 

 

거실 공간과 침실공간에는 각격 65인치 정도 되어 보이는 pdp가 붙어 있었으며 둘다 풀터치 리모컨과 dvd와 리시버가 있어 천장위에 붙어있는 5.0스피커로 영화를 볼수 있었다. 다만 hd방송이 아닌 일반 위성이고 이정도면 블루레이정도도 있을만한데 단지 업스케일된 dvd라 화질은 좀 아쉬웠다.

 

 

미니바에 들어있는 알콜을 제외한 소프트드링크는 모두 무료였고 거실에는 노트북도 놓여있어 필요한 업무도 볼수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십메가만 무료고 나머진 유료라니 이상하게 인터넷 요금에 짠 uae다웠다.
우린 방으로 안내해 준 언니가 나가자 둘이 얼싸안고 방방 뛰었다. 그러곤 오랜만에 독립된 공간에서의 생활을 즐겼다. 나는 tv를 보고 달룡이는 한숨 잤다.



그러고 나서 세시쯤 되서 수영장과 해변을 갔는데, 이 호텔은 수영장이 양쪽 끝으로 두개가 있었다.
우리방 쪽은 편히 쉴수 있는 컨셉이고 반대쪽 이스트윙은 테마파크처럼 슬라이드도 있고 그런 가족이 노는 용도라고 하여 우린 우리방에서 먼 이스트윙쪽을 오늘 가고 우리방쪽은 내일 아침에 가기로 했다. 체크아웃은 세시까지 해주셔서 내일 시간에 대한 압박은 없었다.
이스트윙을 가려면 일키로 이상 걷거나 일층으로 내려가서 골프카트같은 전기카트를 타고  갈수 있어 우린 당연히 차를 타고 갔다.
수영장은 정말 환상적으로 놀거리가 풍부했다. 특히나 수수깡같은 막대기가 있어 그거 한개 끼고 있으면 하루종일 부담없이 물에 둥둥떠서 유수풀을 따라 흘러다닐수도 있었다.

 

 

바다는 이쪽은 살짝 시야가 답답하고 우리쪽이 더 좋았다.
사막의 나라지만 이 호텔 바닷가의 모래는 모두 알제리 수입산이라고 한다. 그말을 듣고 나니 모래가 더욱 곱고 하얗게 느껴졌다.
수영장과 비치에서 세시간쯤 시간을 보내고 올라오는 길에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에서 맥주 한잔을 하고 돌아왔다.
우리는 스위트 고객이라 무료였지만 일반 객실인들이 이용을 하려면 무려 25만원이라니 거의 벌금 수준이다. 호텔말고는 알콜판매가 불법인 uae에서 무료로 마시는 하이네켄은 더욱 시원했다.

 

 

객실에 돌아와서 휴식을 가진 후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이 호텔에는 카페 포함 레스토랑이 9개인가 있는데, 조사를 해보니 가장 간판격인 곳은 시푸드 레스토랑인 사다르라는 곳이고 가장 맛 있다고 평이 좋은 곳은 메자루나라는 이탈리안 식당이었다. 그외에는 야외 그릴 레스토랑, 아라비안, 부페, 이란식 등이 있었다.
고민끝에 많은 리뷰를 믿기로 하고 메자루나를 갔다.
모던하면서도 은은한 조명아래 오랜만에 와인도 한잔하고 호텔을 초저렴하게 온데다가 스위트라고 아침까지 무료니 사치를 좀 부려 비싼 호텔 레스토랑에 저녁을 먹으러 왔다.

 

애피타이저로 시킨 샐러드와 스캘럽은 맛있었으며 특히 감자 뇨키는 입안에서 온기와 향이 사르르 퍼지는게 매우 훌륭했다. 메인으로 시킨 달룡이의 오리도 나쁘지 않았으나 내 양고기는 조금 퍽퍽하니 아쉬웠다.

 

 

디저트는 냉큼 올라가서 라운지에서 먹으려고 갔으나 벌써 시간이 열시가 넘어 마감이었다.
방에 돌아와 뭘할까하다가 좋은 시스템에서 영화나 보자고 개인버틀러에게 연락을 했더니 dvd리스트를 들고왔다.
다음주 가게될 요르단의 와디럼을 공부할겸 lawrence of arabia를 보고 싶었으나 없어 Get Smart와 인도영화 Singh is King을 시켰다.Singh is King은 작년 인도에서 크게 히트한 영화라는데 이번에 여행와서 인도에서 알게된 이쁜 언니가 나오는 영화라 그리 재밌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흐뭇하게 봤다.
영화를 보면서 방에 있던 랩탑으로 사진 백업용 dvd도 구웠다.
우리 컴퓨터는 dvd굽는게 안되 저번에는 꽤 비싸게 돈을 내고 구었는데 공짜로 구울수 있으니 아주 감사했다.
하지만 슬픈점은 체크인한지 몇시간 되지도 않은듯 한데 영화까지 보고 나니 벌써 새벽이었다.
역시나 1박은 너무나 짧고 금새 우린 자야할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