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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만 열리는 골동품 시장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유명한 볼거리였다. 우리도 별로 할것도 없는 일요일이라 시장 구경을 나섰다. 시장이 열리는 산 텔모 지역은 다운타운보다 살짝 아래 동네라 지하철을 타고 출발을 했다. 그런데 지하철역에는 하얀 종이에 뭐라고 써놓은 것을 붙여놨는데 스패니쉬를 모르니 당췌 모르겠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러 들어가는 것을 보니 지하철이 안 가는 것은 아닌것 같고, 우리도 돈을 내고 들어갔고 지하철은 왔다. 그런데 네 정거장 가더니 Pueyrredon이라는 역에서 멈춰버리고 다 내리는 것이었다. 그 종이에 저 역 이름이 중간쯤 써 있더니 여기까지밖에 운행을 안 한다는 것이었나본데, 그런 중요한 문제라면 적어도 영어로라도 써 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구글로 스패니쉬 돌려 영어로 써도 다 알아먹을텐데. 남미 다른 곳은 어떤지 아직 모르겠지만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영어를 못 해도 너무 못 한다. 어디를 가도 영어 사인조차 보기 힘들고 이곳에 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스패니쉬를 할 줄 안다고 생각을 하나본데 중동에서도 언어의 장벽으로 답답함을 많이 느끼지 않았는데 아르헨티나는 심했다. 결국 우리는 지상으로 나가 지나가는 버스마다 산텔모 가냐고 물어보고 겨우 한 버스를 올라탔다. 그나마 아르헨티나 대중교통비가 싸니까 망정이지 비쌌으면 엄청 열받았을듯.
산텔모 지역은 아르헨티나 탱고의 본고장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쪽에서 묵으며 일요일에는 장을 보고 다른 날 저녁에는 탱고바 등이 인기라고 했다. 그만큼 오래된 전통의 지역이라 골동품 시장이 발달된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쨋든 골동품 시장은 매우 넓었다. 원래 골동품 가게나 갤러리 인 곳도 많았지만 대부분이 노점상들로써 집에서 들고 나온듯한 장신구, 은 접시 등을 놓고 팔았다. 길은 관광객들과 쇼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길에서는 탱고를 추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온갖 퍼포먼스 아티스트로 가득했다. 시장을 둘러본 후 근처에 눈여겨 봐 뒀던 Bar El Federal이라는 카페를 찾아갔다.
이곳은 우리가 지금 묵고 있는 아파트에 놓여진 부에노스 아이레스 레스토랑 가이드에서 보게 되었다. 작은 사이즈의 책에 사진은 모두 흑백 처리를 한, 맛 집 소개라기 보다는 클래식 해 보이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의 이미지 모음집에 가까운 책이었는데 이곳의 낡은 느낌이 마음에 들어 오게 되었다. 흑백사진에서 봤던것보다도 더 느낌이 살아있는 이 카페가 있는 건물은 1864년도에 지어졌으며, 카페의 바 부분은 105년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상당히 많은 영화도 여기서 촬영했다고 한다. 메뉴를 보니 커피에 Medialuna가 같이 나오는 세트가 있길래 medialuna가 뭘까 고민을 했다. 반달이라는 뜻인거 같은데 뭐 빵 종류 이름인가 하면서 시켰는데 나와보니 크라상이었다. 아니 왜 만국 공통어인줄 알았던 크라상을 크라상이라고 안하고 메디아루나라고 부르는거냐며 크라상인줄 알았으면 안 시켰을텐데라고 생각하면서 한입 떼어 먹었는데.. 정말 맛 있었다. 프랑스를 포함한 그 어디서 먹었던 크라상보다도 맛 있었는데 어떻게 크라상이 더 맛있을수가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딴 테이블 보니 식빵도 많이 먹던데 이 또한 맛있었으리라.
집에 오는 길에는 어제 갔던 아바스토와 더불어 가장 세련된 몰이라는 Palermo Alto라는 쇼핑몰을 들러 잠깐 구경을 한 후 그 앞 테스코에서 장을 가볍게 봤다. 우리가 먹는 쌀과 비슷한 스시용 쌀이 1키로에 100페소가 넘어가니 현지쌀보다는 많이 비쌌지만 그래도 하나 샀고, Quilmes라는 현지 맥주도 사서 내일부터는 주방이 없을테니 마지막 만찬을 해먹었다. Quilmes 맥주는 아르헨티나에서 독일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Quilmes라는 지방에서 나오는 맥주라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맛이 괜찮았다. 내일은 우루과이로 떠난다.
매우 남미스럽다는 생각이 들던 흥겨운 산 텔모 주말시장
아르헨티나 탱고의 본고장이니 길거리에서도 탱고는 기본
노점상 뿐 아니라 건물이 있는 상점도 많았다
황학동 생각났다 ㅋ
이런 예술들은 왜 할까 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신기
영화 세트같이 아름다운 인테리어. 실제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카페라고 한다
누구든 가면 꼭 먹어야 할 메디아루나(크라상) 식빵도 맛 있어 보이고 샌드위치도 맛 있어 보이고..
다시 팔레르모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보는 시내 풍경
어제갔던 아바스토 몰보다는 규모가 작고 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Palermo Alto
브랜드 수준은 비슷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찍어보는 우리 아파트가 있던 팔레르모 지역 주택가.
처음 있던 곳 보다는 훨씬 분위기도 좋았고 안전하게 느껴졌다. 특색있는 샵들도 즐비
블라블라 생각나던 인형들. 조카들이 생각났지만 너무 비쌌다 50페소면 고급 스테이크 가격인데 ㅋ
이틀간 정들었던 Terrazas de Uriarte 아파트. 다음에 또 오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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