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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케이프타운 와서 3일간 있던 Nu Rock Inn을 떠나는 날이었다. 내일부터는 이미 6개월 전에 예약해 놓은 b&b가 남아공을 떠나는 날까지 3박 예약되어 있었다. 월드컵이 불과 며칠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숙박이 어떻게 될지를 몰라 취소도 안되는 조건으로 무려 중동에서 예약을 했던 것인데 그게 벌써 내일부터였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하다 차를 하루 렌트해서 펭귄 구경도 가고 서해 구경도 가기로 했다.
렌트카는 포트 엘리자베스에서 여기까지 타고 왔었던 Europcar의 가장 작은 피칸토(모닝) 가장 저렴하게 보험 포함 4만원 정도라 이것으로 다시 빌리기로 예약해 놓고 렌트카 사무실까지는 왔던것처럼 택시를 타고 가기로 했다.
그래서 체크아웃 하면서 언니에게 택시도 불러 달라고 말을 해놨는데 30분이 지나도 택시가 오지 않았다.
씨포인트는 주변에 택시 회사도 많고 해서 뭔가 의아해서 혹시 까먹은건 아닌가 해서 다시 물어보니 곧 온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래서 40분만에 도착한 택시를 타고 렌트카 사무소로 가자고 했더니 택시기사가 짜증을 내며 공항 가는거 아니었냐며 자기는 공항간다고 해서 공항부터 부랴부랴 왔다는 거다. 어이가 없어 호텔로 돌아가 우리가 언제 공항 간다고 했냐고 했더니 언니는 짐 싸갖고 가면 공항 가는거 아니냐며 적반하장이었다. 보다못한 택시 아저씨가 됐다며 우리를 렌트카 사무소 까지 데려다 줬다. 그러면서 저 언니가 남편이 나이지리아 인인데 나이지리아 사람들은 순 사기꾼이라 속아서 결혼해서 언니만 일 시키고 남편은 논다는둥 모르는 얘기가 없었다. 한마디로 커미션 먹고 멀리 공항가는 택시를 독점하며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도 며칠후면 공항을 가야하는데 월드컵을 며칠 앞둔 지금도 정확한 대중교통은 없으니 택시는 얼마인지 물어봤다. (뉴스에서는 바로 어제부터 공항셔틀 버스가 운행은 된다 나오는데, 배차시간이나 탑승위치등도 아직 홈페이지에도 안나오는 상태였다) 시내부터는 한 20분 걸리는데 택시로는 200랜드 정도한다고 하니 3만원이 조금 넘었다.
암튼 아저씨에게 택시를 타고 공항을 가게 되면 꼭 연락주겠노라고 희망을 주고 택시에서 내려 렌트카를 빌리러 들어갔다. 난 저번과 마찬가지로 내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는 응급카드밖에 없었고 이 카드는 뒤에 세자리 cvv코드가 없었기 때문에 내 이름으로 렌트라 안되는 것을 걱정했지만 ( 예전 포스팅 참조) 저번에도 편법으로 면허증도 없는 달룡이를 보조 운전자로 등록해서 할수는 있겠지 하고 있었는데 여기 사무소 언니는 무려 cvv코드 없는 내 카드를 아무 문제 없이 등록을 하는 것이었다!
cvv코드 대신 임의로 넣을수 있는게 있는건지 아니면 어떻게 건너뛴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내 이름으로만 빌릴수 있었고, 2nd 운전수를 등록하지 않아도 되니 추가 지출은 없었다. 이번에도 역시 무료 업그레이드 따위는 없었지만 그래도 싼 값에 차를 빌릴 수 있는 여건에 너무나 감사하며 우린 우선 시몬스타운으로 향했다.
케이프타운을 중심으로 가운데 테이블 마운틴이라 불리우는 정상이 편편한 산이 케이프타운의 상징처럼 있었고, 그 산을 끼고 동쪽이나 서쪽으로 돌아서 끝까지 가면 예전 유럽인들이 대서양을 건너 신대륙으로 갈때 아프리카의 끝이구나 하던 지표였던 희망봉이 있다. 그리고 그 희망봉에서 살짝 위로 시몬스타운이 있었는데 이곳은 일반 동네이면서도 무려 펭귄들이 뛰어 노는 곳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쉽게 오로라를 볼수 있는 곳이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빅 주변이었다면 세계에서 가장 편하게 펭귄을 볼수 있는 곳은 이곳이라 할 만큼 사람사는 도시에서 접근성이 좋게 그냥 케이프타운에서 운전을 하고 40분 정도 동네길을 달리니 시몬스 타운이 나왔고 우린 펭귄이 모여 산다는 Boulder Park로 갔다.
공원에는 입장료가 있었지만 들어갈 필요도 없이 펭귄은 그 옆에 바닷가에도 많이 보여 어차피 펭귄 보러 들어가는거 뭘 가냐 여기서 보자 해서 주차장에서만 봤더니 그 모습이 더더욱 신기했다. 남아공 펭귄은 평소 생각하던 펭귄들보다 작았지만 두발로 뒤뚱거리며 떼지어 걸어다니는 모습은 정말 펭귄이었다. 조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펭귄들은 새라는 생각이 안 들정도로 행동이 어쩜 하나하나가 다 그리 귀여운지 놀라웠다. 약간은 쌀쌀한 날씨에 돌위에서 일광욕을 하는 놈들부터 떼지어 바위 사이를 점프하며 다니는 놈들까지 새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애완동물 같았다. 넋을 놓고 한시간 가까이 펭귄을 보다 보니 희망봉은 가서 뭐하나 하며 스킵하게 되었고 결국 반대 방향의 서해안까지 가야했던지라 길을 나섰다. 주차장에서 차를 뺄때도 차 아래에 펭귄이 누워있지는 않은지 꼭 살펴보고 빼라는 문구도 있었다.
시간에 쫓겨 오늘은 그만 가지만 펭귄들이 너무나 귀여워 가기 전에 한번은 더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 케이프 타운 쪽으로 올라가다 외곽 고속도로를 타고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Langebaan으로 향했다. 부유하고 발전된 남해안과는 달리 남아공의 서해안은 아직도 자연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어 뭔가 와일드한게 남해와는 또 다른 맛이 있다 하여 하루 구경 오는 셈 치고 케이프타운에서 하루만에 왔다 갈수 있는 거리에 숙소를 찾다보니 이곳이 걸려 오게 되었는데 시몬스 타운에서 출발해 오다 보니 약 두시간이 걸렸다.
우리 숙소는 랑게반 골프장에 있는 Ellefsen Golf Suites라는 일종의 콘도였다. 이것을 호텔이 많지 않아 가격이 꽤 비싼 서해안에서 특가로 빌릴수 있었는데 체크인 하고 키를 받아 들어가보니 투베드룸 아파트가 너무나 훌륭했다. 케이프타운 들어올때 이것저것 먹을것을 샀다가 Nu Rock Inn의 부엌이 부엌이 아닌 수준이라 결국 음식을 많이 버리고 그래도 삼겹살은 들고온 보람이 있을 정도로 그냥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드는 집이었다. Addo 코끼리 공원에서 재미있게 캠핑하던 추억이 떠올라 슈퍼가서 좀 더 장도 볼겸 여기까지 왔는데 해지는 노을도 구경할 겸 집을 나섰다.
바다가 엄청 깨끗하고 드라마틱한 남해안 같지는 않았지만 해지는 노을은 실로 아름다웠다. 슈퍼에서는 결국 이것저것 많이 사게 되어 또다시 폭식을 하게 된 즐거운 밤이었다.
엄청 좋다기엔 뭔가 그랬고, 특이하다기엔 살짝 쌩뚱맞았던 Nu Rock Inn 바이바이
또다시 피칸토에 몸을 실은 우리
케이프 타운에서 시몬스 타운 가는 길
언덕을 지나 나타나기 시작한 바닷가
펭귄은 동물원또는 수족관에만 있는 동물인줄 알았건만 그냥 사람사는 동네에 함께 살고 있다
요렇게 앉아 일광욕을 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새 같다
차를 뺄때 아래 있을지도 모르는 펭귄을 조심하라는 싸인판
뒤뚱거리고 걷고 있는 펭귄을 보다 보니 시간가는줄을 몰랐다
해녀처럼 파도 치는 바닷가에 모여잇는 놈들
귀여운 펭귄들을 뒤로 하고 Langebaan으로
가는 길에 구경삼아 밥 먹으러 들른 그랜드웨스트 카지노
비록 원래 먹으려던 부페는 문을 닫았지만 중동서부터 먹어보려 하던 Nando's 가 여기도 있어 이제야 맛보게 됐다.
대단하진 않았지만 버팔로윙 맛 소스에 그릴한 치킨이 맛났다
메타세콰이어 길은 저리 가라 싶은 그냥 지나가던 길
드디어 도착한 오늘 자고 갈 골프장 콘도 ㅋ
너무나 훌륭한 시설
Patio에는 바베큐 그릴이 아예 집에 붙어있었다!
노을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랑게반
오랜만에 해먹는 이동식 집밥에 신이 난 우리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한 싸구려 와인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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