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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사우이라(Essaouira)에서 우리가 있던 리야드는 아침을 1층 공간 또는 옥상에서도 준비가 된다길래, 색다른 느낌을 느끼고자 옥상으로 시켰더니 나중에 직원 두명이서 낑낑대며 아래서 먹는것과 똑같은 그릇들을 다 들고 계단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니 너무나 미안했다.
기대할것도 없는 모로코식 아침인데, 그나마 크레페 비슷한 것을 해다 준 것이 다른 곳보다는 조금 나았다.
에사우이라는 작은 어촌이라 특별히 할 것은 없고, 바닷가 한켠에 있는 요새 구경을 갔다. 포르투갈인지 스페인인지를 지키던 요새라던데 뭐 그냥 요새다.
도시 전체가 대단한 것은 없지만 해산물도 많고 조용한 이 동네가 우린 맘에 들었다. 원래 1박만 예약하고 온 곳이었는데 숙소도 마음에 들어 같은 가격에 하루 더 연장을 하고 내일 떠나기로 했다.
워낙 도시 전체가 시장통이라 동서양 먹을것이 고루고루 많았지만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운명은 해산물이었다. 어제 갔던 곳은 바닷가 근처에 있는 횟집 모여 있는 곳 같은 느낌이라면 오늘 가는 곳은 노량진 수산 시장 같은 느낌으로, 재래 시장에 해산물 모여 파는 곳을 찾아갔다.
어제 갔던 곳은 구워 먹기 좋아보이는 30센치 이하로 보이는 생선들이 많았는데 여긴 상어나 다랑어 같이 보이는 큰 생선부터 다양하게 있었다.
그중 우리를 사로잡은 것은 대단한 생선도 아닌 바로 갈치였다. 일자로 긴 몸통을 자랑하는게 분명 갈치가 맞는데 그 사이즈가 엄청났다. 족히 1미터는 되어보이는 길이도 길이거니와 두께가 한국서 먹던 놈들과는 비교도 안되게 커 보였다. 사실 생선이 크다고 맛도 더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살짝 걱정스러웠지만 핏기도 없이 똘망똘망.. 투명하고 영롱한 갈치들의 눈빛을 믿고 흥정에 들어갔다.
한마리 좋아보이는 놈을 골라 가격을 물어보니 60딜함이라고 한다. 갈치 한마리에 8천원이니 비싸진 않았다, 하지만 노량진 스타일로 요리 해주는 가격은 별도기 떄문에 우린 깍아서 50딜함에 옆에 있던 작은 털게 몇 마리 넣어달라고 했다. 주인 아저씨는 흔쾌히 그러자 하고 게를 덥썩 담기 시작했다. 아무리 시골이라도 너무 많이 넣어준다 싶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미스커뮤니케이션인지, 상술인지 다 해서 60딜함을 달라고 한다. 예전 인도같음 100프로 상술이기에 끝까지 싸웠겠지만 여기 사람들은 좀 구분이 어려워 게도 많이 줬으니 60 다 주고 갈치와 게를 받았다. 우리가 받자마자 옆에서 기다리던 식당쪽 직원은 냉큼 자기네 자리로 인도를 하고 샐러드와 빵을 내어주고 우리 음식을 준비해줬다. 우리가 갖고온 갈치와 게는 각자 불꽃이 작렬하는 오븐 속으로 들어갔다. 게가 먼저 준비가 되었는데, 워낙 작은 아이들이라 먹을것은 별로 없고 먹기만 어려웠지만 어쨋건 양은 엄청났다. 먹어도 먹어도 끝을 못 보고 결국 오늘의 메인인 갈치가 나왔을 때 음식에 굶주렸던 우리조차 게를 포기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만큼 갈치도 워낙 크고 실해 이건 무슨 갈치 스테이크 같았다. 살점도 스테이크 썰은 수준으로 두껍고 뼈도 만만치 않았다. 살짝 숯불에 그을려 탄듯한 껍데기 속으로 포크를 집어넣어 툭 떼어낸 갈치의 살점과 같이 따라나오는 스팀이란.. 한 입 휙 집어넣으니 눈이 밝아지고 혈액순환이 확 되는게 세상에서 먹어본 갈치중 가장 맛있는 갈치가 아닌가 싶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한 속살에서는 비린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고, 게다가 양은 얼마나 많은지 먹어도 먹어도 줄지않는 갈치를 보면서 너무나 흐뭇했다. 정말 호텔 식사 부럽지 않았는데 그만 또 밥이 없이 빵과 먹어야 한다는게 슬펐다 ㅠㅠ
왜 모로코는 대체 생선에 밥이 없는 것인가! 터키는 빵도 나오지만 밥도 함께 주는 선택이 있었는데 여긴 오직 빵이었다. 하도못해 쿠스쿠스라고도 함께 먹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갈치구이를 빵에 싸서 먹어야 했다.ㅜㅜ
감동적인 식사를 하고 바닷가 여기저기를 거닐다 저녁이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갔다. 아직도 배가 너무나 불러 저녁은 포기다. 이럴줄 알았으면 할 것 없더라도 하루 더 있다 가고 싶은데 이미 내일 카사블랑카 가는 버스 티켓을 끊어놨다. 에사우이라는 경치도 경치지만 내가 다시 갈 수 있다면 그것은 무조건 갈치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엔 꼭 햇반을 들고 갈 것이다.
ps. 이 리야드는 무료 와이파이는 있었는데 공유기가 옥상에 있어 우리방에서는 잘 안 잡혀 옥상에 올라가서 밤에 오랜만에 사진들을 업로드 했다. 야외 옥상에서 인터넷을 하다 보니 별 가득한 야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사진기를 갖고 올라와 사진 몇장 찍어보는데 그만 이놈이 포커스를 못 잡기 시작하고 드르륵 하는 소리만 냈다. 혹시나 다음날이면 멀쩡해지지 않을까 기대했건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고, 카메라를 켤 때마다 드르륵 하는 소리만 민망하게 나고 자동 포커스는 이날부터 거의 쓸수 없게 되어 메뉴얼 포커스만 가능해졌다. 나중에 보아하니 포커스 조절 나사가 마모되어 헛돌게 되었는데, 바로 몇일 전, 런던에서 새 렌즈를 구입할까 고민하다 못 산게 너무나 후회가 되었다. 암튼 이 이후로 우리 여행 거의 막바지까지 자동 포커스도 거의 안되는 렌즈를 들고 하는 말도 안되는 세계일주를 하게 되었다.
아침먹으러 올라온 옥상. 괜히 여기서 먹는다 해서 음식 나르느라 직원들 고생만 시키고, 햇빛은 뜨겁고 삽질했다.
중동 그 어떤 곳보다 백인들이 꿈꾸는 중동인듯한 모로코의 모습
에사우이라의 상징과도 같은 요새
어떻게 보면 중동과 인도를 대표하는 모습이라 할수있는 스파이스 가게
모로코에는 어디를 가던 고양이들이 넘쳐 흘렀다
사진만 봐도 군침이 도는 크고 싱싱한 갈치들
게들은 서비스
맑고 투명한 눈빛들
이곳에도 역시 대충 쓰러져 자는 고양이들 한무리
살짝 태우긴 하지만 암튼 최고의 갈치구이를 선사해 주신 장인들
서비스로 몇마리 맛만 보겠다는 것이였는데 너무 많다. 먹다 지쳐 쓰러지긴 정말 오랜만으로 결국 게를 조금 남겼다.
그리고 세상 최고의 갈치구이
저 두툼한 두께, 뽀얀 속살 뭐하나 부족한게 없다
한 점 얻어먹겠다고 발밑에 와서 귀찮게 구는 새끼 고양이. 뼈는 줘도 쳐다도 안 보고 살점 주니 좋아라 먹고 계속 기다렸다
마치 우리나라 동해 온듯 어촌의 모습으로 가득한 에사우이라
배 정박하는 곳에는 이렇게 잡아온 게들을 들고 팔러 가는 사람들이 보였다. 주방만 있었어도., 쩝 아쉽다
게 팔러 가는 아저씨
우리 리야드 옆 대문이 너무 아름다워 한장 찍었다
아름답던 우리 리야드 로비 공간
이슬람 집이라면 실내에 물이 꼭 있다고 한다
길도 안 헤매고 삐끼한테도 안 당하고 행복한 하루였는데.. 그만 렌즈가 맛이 갔다 ㅠㅠ 역시 번들렌즈라 그런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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