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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1. 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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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에서 기적같은 탈출에 성공하고 아침에 들어와 미친듯이 잠을 잔 후 깨어보니 이곳이 런던이라는것이 다시 꿈만 같았다. 민박집에는 태국에서 놀러왔다가 런던에 발이 묶여 비행기 뜨기만을 기다리는 분들이 계셨는데 민박집에 tv가 없어서 그런지, 우리보다 훨씬 느긋하게 생각을 하고 계셨다. 하지만 이미 오늘 우리 예상대로 비행기들은 계속 취소되어 나갔고 이미 내일까지 다 취소된 상황이라 우리의 탈출은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런던이나 더블린이나 둘다 외지인데 런던에 오니 마치 집에 온 것처럼 앞으로의 일도 걱정이 덜 되었고 장기전이 되더라도 이곳이 가장 최적화 된 곳이라는 생각에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이미 시간이 꽤 늦은 일요일 오후라 오늘은 걸어서 차이나타운이나 갔다 오기로 했다. 다리만 건너가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그래도 유럽에서 가장 큰 곳이라 들었다. 화창한 날씨에 길에는 휴일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쳤는데 특히 지나가다 보이는 트라팔가 스퀘어에는 얼마전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폴란드 대통령 부부를 기리는 추모제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런던에 폴란드 이민자들이 많은지 이 대통령이 인기가 좋던 사람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의 나라 대통령의 추모식을 런던 한 가운데서 상당히 큰 규모로 한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
트라팔가 스퀘어에서 뮤지컬로 유명한 웨스트엔드를 지나 조금 더 가니 차이나타운이 나왔다. 한인타운처럼 도시 외곽도 아닌 다운타운 정중앙에 있던 차이나타운은 규모가 제법 되었지만 미국의 유명한 차이나타운들에 비하면 그렇게 크진 않았다. 오랜만에 보는 수많은 중국식당들과 슈퍼들이 반가웠다. 특히 슈퍼에는 한국음식들도 꽤 많이 팔고 있었고 라면같은 것들은 뉴몰든의 한국슈퍼보다도 싼 제품들이 몇개 있어 냉큼 집어들었다. 하지만 외국 신용카드를 안 받아 물건을 놓고 가까운 atm을 찾아 헤맸는데 근처에 atm이 없어 꽤 멀리 갔다와야 했다. 찾은 현금으로 장도 간단히 보고 근처 식당에서 싸구려 중국 부페도 먹었다. 중국 부페는 4파운드짜리부터 10파운드가 넘는 고급 부페까지 다양했는데 우린 젤 비싼 곳과 젤 싼 곳을 고민하다 지금 굶주린 상태론 아무거나 맛이 없겠냐며 제일 싼 집을 갔다.
다행히 음식은 가격을 생각하면 매우 괜찮았다. 역시 음식은 기대치가 가장 큰 적인가보다.
런던에 왔다고 좋아라 하는 달룡이 그리운 러브액츄얼리 앞에서ㅋ
날씨도 좋고 여기 사람들에게 화산폭발은 뉴스에나 나오는 남의 얘기같았다
폴란드 대통령 추모제를 하고 있는 트라팔가 광장. 사람들이 제법 모였다
오랜만에 보는 차이나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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