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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아직 정신도 없는데 밖으로 뛰쳐 나가 온천에 몸을 담궜다. 우리밖에 없는 고요함에 주변의 경치까지 함께하니 부러울게 없었다. 한가지 슬픈 것은 어제 밤부터 담궈 놓았던 우리의 온센다마고가 실패했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수도꼭지에서 온수 틀어놓으면 90도까지 나온다니 되었을것 같지만 왠지 느낌이 그게 아니라 노천탕에 담궈놓고 아침에 까 보니 아직 생생한 달걀이라 결국 아침식사 프라이로 부활하셨다.
이곳에서 이틀 예약한 덕분에 오늘은 차를 타고 좀 더 북동쪽으로 가 보기로 했다. 주변에는 눈으로 덮힌 아름다운 산들이 계속 되었고 차를 타고 한시간쯤 가니 아이슬란드 북부의 가장 큰 도시라는 Akureyri가 나왔다. 크다고 해봤자 인구 17000명 밖에 안되는 작은 항구 도시인 아쿠레이리는 다시 돌아오는 길에 보기로 하고 차를 타고 더 올라갔다. 아이슬란드와서 아름다운 경치를 한도끝도 없이 봐왔지만 아쿠레이리 지나 언덕배기에서 보이던 바다의 경치는 정말 최고였다. 주변에 차를 세울 곳이 없어 제대로 사진을 못 찍은게 아쉬울 뿐이다. 이 곳에서 북극까지는 100키로라니 경치가 안 아름다웠다면 더 이상했을 듯.
원래 목표는 이 곳에서 한시간반쯤 더 들어가면 온천이 유명하다 해서 그곳까지 가 보려 했는데 가다 보니 길 표시가 제대로 안되어 있어 포기하고 도중에 다시 아쿠레이리로 돌아왔다.
차를 세우고 아쿠레이리 시내 구경을 조금 했다. 작은 도시 답게 아기자기하게 상점들이 모여 있었지만 주말이라 거의 문을 닫았고 시내 중심에 카페 한개만 손님이 버글버글해보여 우리도 들어가 케잌 몇 조각과 커피를 먹었는데 케익이 진짜 맛 있었다. 특히 남들이 주로 먹어 우리도 시킨 Merangue이 이걸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 입에도 매우 맛 있었다.
카페 들러 시간을 보내다 저녁 시간이 되어 돌아오는데 아쿠레이리 시내 안에 있던 몇개의 주유소들이 가격이 살짝 비싼것 같아 다음 것을 기다리다 보니 시내를 벗어났고 더이상 주유소는 보이지 않는데 주유등이 켜졌다.
가다보면 주유소가 있겠거니 한 것은 나의 희망이었고 깜빡하던 등이 계속해서 들어와 있는데 내비로 가까운 주유소를 찾아보니 20키로 아쿠레이리로 돌아가라고 나온다. 그다음 가까운 것은 80키로 가면 나오는 우리 동네 주유소였다.
고민을 하다가 보통 5리터 남고 등이 들어온다고 하니 얼추 갈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돌아오기는 조금 멀고 해서 그냥 갔는데 입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전기 먹는거라도 다 끄고 최대한 연비운전을 했지만 늦게 가는 만큼 속은 더욱 타 오르고 옆에서 달룡이는 기름 제떄 안 넣더니 제대로 사고쳤다며 핀잔만 주고 나는 이미 중간에 서면 얼마를 걸어가야 할건지 생각밖에 안났다.
다행히도 우리 차는 멈추지 않았고 우리 동네까지 5키로 남았다고 사인이 나왔을때는 이제는 멈추더라도 한시간만 걸어가면 되겠구나 하는 안심이 되기도 했었다. 기적적으로 우리차는 계속 달렸고 주유소까지 올수 있어서 망정이었지 눈발도 날리고 지나가는 차도 거의 없던 산골짜기에서 멈췄다면 정말 끔찍한 경험이 될 뻔 했다.
집에 돌아와 애간장 타는 속을 맥주로 달래고 다시 오로라를 기다려 봤지만 하늘에서는 눈비가 내려 오늘도 실패했다.
어떻게 찍어도 그림같은 우리가 있던 cottage
웅장하면서도 무서운 아무도 없는 도로. 이길을 나중에 기름 떨어질까 쫄면서 돌아왔다
아쿠레이리에서 보이는 바다
아쿠레이리 지나 본 폭포
아쿠레이리 시내와 카페 모습
사진 찍을 여유도 없이 간이 콩알만해져서 돌아오던 길
다행히 주유소까지 무사도착
쫄아붙은 가슴에는 역시 맥주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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