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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는 아는 것도 없었고 거의 몇주 전 부다페스트에서 갑자기 정하게 된 곳 이었다.
원래는 일반적으로 많이 가는 루트인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해서 피요르드 구경을 하고 스웨덴으로 가서 렌트카를 빌려 북쪽으로 올라갈 계획이었지만 물가 싸지 않은 북유럽이라 그 두가지를 할 돈이면 아이슬랜드를 다녀 올수 있을 것 같아 가격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비행기가 싼 편이 있어 둘이서 오슬로에서 왕복 530불에 표를 끊고 북유럽 세부 여행을 포기하고 대신 아이슬란드에 오게 되었다.
아이슬란드는 사실 많이 들어본적도 없지만 이미 이름부터 임팩트가 워낙 강한 나라이고 유럽의 끝인 노르웨이에서조차 3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 중간에 뚝 놓여 있는 나라라는 이유만으로 가슴이 설레였다.
공항을 가는 교통편은 기차가 가장 보편적이라 우리도 기차를 타러 오슬로 센트럴역으로 나왔다. 기차는 10분마다 공항으로 출발하는 특급열차와 약 30분에서 한시간에 한대정도 공항을 지나가는 일반 기차를 이용해 중간에 내리는 방법 두가지가 있었는데 특급열차는 역시나 가격도 한 특급하여 무려 한사람당 3만5천원정도했다. 일본 나리타 공항 버스 외에는 들어본 공항과 시내를 연결해주는 교통편중에 가장 비쌌다.
일반 기차는 그 반값으로 여전히 비쌌지만 다른 대안은 없어 우린 이것을 탔다. 시간은 특급보다는 두배라고 해봤자 40분이 조금 덜 걸렸고 가는 길에는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릴레함메르도 지나갔다.
오슬로 공항은 그동안 가봤던 그 어떤 공항보다도 아름다워서, 크지는 않았지만 모던하면서도 우드가 잘 어울려진게 매우 멋드러지면서도 차갑지 않았다. 짧게나마 북유럽의 도시들에게서 느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들은 지역마다 조금씩 달랐는데 그중 오슬로가 자연의 느낌이 많이 느껴지는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이슬랜드는 뚝 떨어져 있으면서도 여전이 EU 이자 쉥겐 협정국이라 다른 이민국 절차는 없이 우리가 타기로 되어 있는 Iceland Air에 탑승했다. 아이슬랜드의 국적기인듯 하지만 저가 항공 스타일로 운영되고 있어 비행기 가격도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았지만 비행기 시설은 좋았다.
저가항공답게 밥은 사 먹어야 했는데 달룡이는 가볍게 샌드위치를 먹고 난 아이슬랜드의 무슨 축제 기간이라며 파는 한정 도시락을 사먹었는데, 이 세트는 아이슬랜드에서 먹는 갖가지 음식들이 들어있었다. 주로 햄 같이 생긴 가공음식이었는데 그게 다 생선 말린것이나 다른 정체불명의 고기 포였다.
놀랍게도 북어포같은 것도 들어있었고 몇가지는 냄새가 좀 나는 것도 있었으나 단백질을 좋아하는 나는 모두 싹 비웠다. 특히 빵에 발라 먹는 버터가 다른 곳 버터와는 조금 다르게 단맛도 느껴지는게 너무 맛 있었다.
오슬로에서 우리 발이 되어준 시내버스. 앞의 모니터에서 행선지를 계속 보여줘 어디든 찾아가기 편리하다.
오슬로 돌아다니며 역 앞은 많이 와 봤지만 기차 타러는 오늘 공항 가는 길에 처음 오게 되었다
돈만 있으면 살기 좋은 오슬로 답게 기차안에서 와이파이는 기본
지금까지 가본 공항중 가장 아름다웠던 공항 중 하나인 오슬로 공항
공항 면세점에서도 팔고 있는 노르웨이 연어.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덕분에 노르웨이 오면 연어따위는 싸게 매일 먹을줄 알았건만.. ㅠㅠ
공항안에서 직원들이 타고 질주하는 스카이씽씽
우리가 타고 갈 아이스랜드 에어 비행기
저가 항공이 개인 모니터까지 있다! 하지만 돈내고 컨트롤러를 안 사면 할수 있는게 지역정보정도밖에 없다
돈내고 사먹긴 했지만 1만3천원이나 하는 가격이 안 아깝다고 생각이 든 아이슬랜드 음식 platter
저 아래 보이기 시작한 아이슬란드
밥 먹고 좀 지나니 어느새 아이슬랜드의 수도이자 가장 큰 도시인 Reykjavic의 Keflavik 공항에 도착을 했다. 공항에서 시내는 공항버스를 40분 정도 타고 들어갔다.
아이슬랜드 오면 비싼 물가가 끝이려나 했는데 40분짜리 공항버스가 한사람당 2500크로나. 한국돈으로 23000원 정도하니 그리 싸지지는 않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원래 아이슬랜드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쌌다고 하니 그나마 이나라 망하고 온 우리는 행운이라고 해야하나싶다.
버스 타고 가는 동안에도 우리가 있는 곳이 아이슬란드라는 곳 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신기했다. 그리고 시내 들어오는 길에는 무려 타코벨이 KFC와 함께 있는 것이 너무나 반가웠다. 두바이 이후로는 처음 보는 타코벨이 유럽 그어디에도 없고 아이슬랜드에 있다니 놀랍다.
우리가 탄 공항 버스는 가격이 두가지가 있어 좀 더 싼 가격에는 레이캬빅의 버스 터미널까지만 데려다 주는 것이고 500크로네가 더 비싼 티켓은 버스 터미널에 내린후 미니 버스들로 갈아 태워 숙소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었는데 초행이라 두번째 것을 선택해 우리가 가는 곳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주었다.
우리가 아이슬랜드에 있는 2주에서 첫번째 6일을 있을 곳은 Apartment K라는 곳이었는데 원래는 아이슬란드의 숙소는 꽤나 비싸다고 알려져 있지만 비수기에다가 장기로 빌리니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우리 아파트는 아이슬랜드의 경제 위기 이후 똥값이 된 아파트를 여기저기 구입해서 이렇게 단기 렌트를 하는 곳으로 위치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우선 시내에 있는 사무실로 찾아가 벨을 눌렀다. 일반 집 같이 생긴 건물에서 주인 아저씨가 나오더니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줬다. 우리는 가장 작은 스튜디오를 빌렸지만 아저씨가 기분좋게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줘 원베드룸 아파트를 주겠다고 하곤 우리를 태우고 5분 거리의 한 아파트 건물로 갔다.
레이캬빅의 다운타운은 그리 크지 않아 한줄로 된 거리를 따라 1키로 정도 형성되어 있는 모양새였는데 우리가 간 곳은 초입쪽이라 조금 조용한 반면 술 마시고 놀기에는 조금 빠진다고 하는 아저씨의 설명에 멀어봤자 몇백미터를 가지고 위치를 얘기하는게 웃길 만큼 충분히 번화한 곳 한가운데에 있었다.
우리를 데리고 2층의 한 아파트 앞으로 데려갔지만 아저씨가 우리집 키를 안 가지고 온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우린 다시 원래 우리가 예약한 스튜디오로 데려 갈까봐 노심초사 했는데 아저씨가 쿨하게 자기가 갖고 있는 곳 중에 가장 좋은 곳이라며 복도의 맨 끝으로 데려 갔다.
똑같은 원베드룸 아파트였지만 아저씨가 펜트하우스라고 부를 만큼 양쪽으로 모두 전망이 트여 있었고 집 안에는 과다할 만큼 많은 멋진 모던풍의 가구와 조명들이 있었고 그만큼 좋은 부엌도 있었다. 게다가 TV도 40인치 필립스 LCD TV였고, 거기에는 맥 미니도 연결되어 있어 아저씨가 다운받아놓은 많은 영화들을 볼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빠른 속도의 무선랜은 기본이었다. 원래 우리가 빌린 방보다 4배 하는 가격이지만 1주일이나 있는다고 아저씨가 큰 선심을 썼다.
아부다비의 에미레이츠 팔레스나 이스탄불의 아지아호텔등 좋은 곳을 말도 안되게 싸게 간 행운이 몇 번 있었지만 이곳은 장기로 좋은 곳에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고마웠다. 키를 받고 아저씨가 떠난 후 우린 부랴부랴 동네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을 찾았으나 저녁 6시라고 벌써 문 닫았다.
주변에 편의점도 있었지만 편의점의 물가는 북유럽과 다를것 없이 비싸 결국 물 하나 사서 돌아왔다.
밤에 tv를 켜니 무슨 동네노래자랑같은 프로그램을 하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그게 Eurovision Song Contest라고 전유럽에 걸쳐 하는 노래 컨테스트의 아이슬랜드 예선이었다. 그이후로도 얼마나 재방송을 하던지 몇번을 봤는지도 모르게 많이 봤는데 올해 나온 노래중에는 내 마음에 드는 노래가 탈락하고 이상한 노래가 뽑혔고, 게스트로 나온 작년 아이슬랜드 우승자인 요한나가 부른 아바 노래 리메이크인 Winner Takes It All이 매우 좋았다.
요한나는 작년 본선에 나가 무려 전체 2위를 해서 총 인구가 30만명밖에 안되는 아이슬랜드는 축제 분위기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아이슬랜드 예선을 보고 이 대회에 관심을 갖게 되어 다른 나라 노래들도 조금 들어보니 올해는 덴마크 대표 노래가 대박날것 같던데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규모는 작지만 깨끗하고 좋았던 Keflavik공항
우리를 시내까지 태워다 준 엄청 비싼 공항 버스. 아이슬란드는 인구가 적어 그런지 어디던 버스는 비싸다.
우리를 설레이게 했던 타코벨!
무슨 가구점에 와 있는 듯이 비싸고 괴상한 가구들이 너무 과하게 많았던 Apartment K. 경제위기때 싸게 매입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우리끼리 해봤다.
카푸치노 머신은 기본. 40인치 필립스 LCD TV에 맥미니에 Ipod Dock까지 가전제품도 없는게 없었다.
우리 아파트가 있던 레이캬빅의 다운타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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