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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과테말라나 멕시코의 다른 지역 가는 걸 모두 취소하고 칸쿤에서만 10일 넘게 있게 된 우린 ME호텔을 체크아웃하고 Isla Mujeres로 가기로 했다. Mujeres 뜻이 스패니쉬로 여자라고 여자섬이라는 이름의 섬인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칸쿤에서 손쉽게 갈수 있는 주변의 휴양지 중 하나였다.
어느덧 칸쿤에 온지도 6일이 되었고 Playa del Carmel을 갈까 이 곳을 갈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섬이 더 특색이 있지 않나 해서 무헤레스 섬을 선택하게 되었다. 무헤레스 섬을 가려면 칸쿤에서는 페리를 타고 들어가야 했는데 이 페리가 Zona Hotelera에서도 갔고, 시내쪽에서도 출발을 했다. 하지만 시내서 타면 왕복 140페소인데, 호텔존에서 타면 15달러였다, 15달러면 약 200페소 되니 우린 시내서 타고 가기로 했다.
페리 터미널을 가려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서 거기서 다시 미니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ME호텔 앞에서 시내갈때 타던 R-1버스를 탄 후 시내쯤 해서 페리 타려면 어디서 내려야 하냐고 운전기사님한테 물어봤더니 버스 터미널 지나 다음 정거장쯤에 내려줬다. 우리가 내리자 마자 기다리던 삐끼들이 무헤레스 가냐고 지금 출발한다고 타라고 했다. 말이 미니 버스지 어디 납치 되어 가는 분위기로 미니밴에 올라탔다. 이놈들 원래는 5페소인데 10페소를 받아먹었다.
Puerto Juarez 페리 터미널에서는 페리가 30분에 한대씩 있었기에 별도의 예약은 필요치 않았고 표를 끊고 바로 다음 배인 한시반 페리를 탈 수 있었다. UltraMar이라는 회사에서 운영을 했는데 페리도 깨끗하고 창문도 큼직허니 관광용으로 딱인 배로 시설이 매우 좋았다. 약 15분간 타고 가면 바로 무헤레스 섬이 나왔다.
페리에서 내리면 무엇보다 엄청 많은 골프 카트들이 눈에 들어왔다. 섬이 끝에서 끝까지 7키로 정도라 거리도 적당해 섬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교통수단으로 렌트를 해주고 있었다. 우리도 빌려보고는 싶었지만 가격이 렌트카 뺨치게 비싸 보통 하루에 500-700페소를 해서 포기하고 우선 부두에서 멀지 않던 오늘 잘 곳으로 갔다.
내일은 우리도 All Inclusive로 음식이나 술을 무제한 먹을수 있는데서 하루 있어보기로 하고 오늘은 찾을 수 있는 최대한 싼 곳을 찾아봤는데 300페소에 Hotel Marcianito라는 곳을 예약을 하게 되었다. 무헤레스 가장 중심가에 있어 부두를 포함한 내일 갈 호텔까지도 가기 편한 곳에 있었고, 방도 깨끗하고 괜찮은데 결정적으로 에어컨이 없었다. 무헤레스는 섬이란 특성때문인지 에어컨 나오고 싸게 재워 줄 곳은 없었다 ㅠ
짐을 풀고 나서 우린 내가 봐둔 한 식당으로 밥을 먹으러 걸어갔다. 멕시코 스타일 바베큐 집이었는데 사진으로도 엄청 싸고 맛있어 보였다. 시내에서는 조금 남쪽으로 벗어난 곳에 있는 것만 알고 무작정 걷기 시작했는데 이게 20분씩 걸어도 안나왔다. 땡볓에 땀은 미친듯이 나고, 어느새 난 달룡이에게 혼날것이 두려워졌다. 지나가는 수많은 골프 카트들이 태워다줄까 한번 묻지 않는 것이 야속했다 ㅋ 다행히 땀을 한바가지 더 쏟은 후 길 옆에 있던 Kash Keken Chuc이란 우리가 찾던 작은 식당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멀 줄 알았으면 시내에 있던 쿠바 식당도 맛있다는데 거기나 갈걸 괜히 왔다라는 후회가 막심했지만. 다행히 음식은 그것을 상회할 정도로 맛있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치킨과 폭립과 폭찹을 팔았는데 식당이 골때리게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곳이라 우리가 갔을땐 이미 4시 가까이 되어 폭찹은 다 팔려 치킨과 립만 턱걸이로 먹을수 있었다. 이것 역시 tortilla에 밥과 야채샐러드, 그리고 그릴에 구운 양파를 넣고 싸먹으면 맛이 끝내줬다. 밥을 먹고 원기를 충전한 후 난 무헤레스섬에서 유명한 관광거리인 바다거북이 농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내가 지도에서 본 바에 의하면 여기서 그리 멀지 않다며, 하지만 이게 또 가도가도 나오지 않았다.
몇십분을 더 걸었는데도 농장은 간판도 보이지 않아 마침 옆에 있던 레스토랑에 물어봤더니 앞으로 2키로는 더 가야 한다는 말에 더이상 가자고 하면 달룡이한테 맞아 죽을까봐 포기를 하고 돌아가자 했다. 다행히 시내쪽으로 가던 택시한대에 합승을 할 수 있었다. 칸쿤에서도 워낙 비쌌던게 택시라 바가지 쓸 각오를 했는데 고맙게도 우리 둘 합쳐 40페소에 데려다줬다.
결국 밥 한끼 먹고 왔을 뿐인데 벌써 저녁 시간이 되었고 하루종일 태양에 데워진 방은 식을 줄을 몰랐다. 결국 방에 누워 있기도 힘들어 섬의 유일한 편의점이었던 세븐일레븐가서 스프라이트를 제일 큰 페트로 하나 사서 돌아오고 있는데 현지 미용실이 보였고 그안에는 에어컨이 있었다. 어차피 곧 머리도 잘라야 할 것 같은데 에어컨 바람이라도 쐬자며 들어가 머리를 잘랐다. 머리야 썩 마음에 든다고 할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시간 넘게 에어컨 바람에 내 머리쯤이야 희생할 수 있었다. 결국 그날밤 내내 오랜만에 느껴보는 날 더위에 그동안 탄 내 등짝은 더 화끈거렸고 결국 잠을 완전 설쳤다.
Isla Mujeres가는 페리 터미널
생각보다도 배가 너무 좋아 놀랬다.
도착한 Isla Mujeres
호텔이 있던 읍내 다운타운
금고도 있고 다 좋은데 너무 더웠던 Hotel Marcianito
왜 천정 선풍기는 더 이상 시원하지 않은지 원망스럽게 쳐다보고 있는 중 ㅋ
그리고 30분강 땡볓을 걸어 도착한 멕시칸식 바베큐 식당 Kash Keken Chuc
익어버린 달룡이 ㅋ
하지만 너무 맛있었다. 인당 50페소 정도
미친듯 익어서 땀국물을 뚝뚝 흘리면서도 다 먹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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