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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조금 더 리조트 다운 호텔로 이사가는 날. 기분 좋게 아침먹고 이사가려 하는데 작은 트러블이 생겼다. 아침이 10시반까지라고 해서 끝나기 10분 전에 내려갔다. 그랬더니 아침 시간이 끝났다고 한다. 뭔가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팬케익은 줄수있으니 그거나 먹으라고 했다. 그냥 재료가 떨어졌다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끝났다니, 그래서 핸드폰 시간을 다시 봤더니 여전히 10분 전이었다. 그걸 보여주며 10시반까지 아니냐고 아직 10분 남았다고 하니 내 핸드폰 시간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지난 1년간 언제나 시간을 신경쓰고 살아온 나로썬 용납할수 없는 말이었기 때문에 그길로 바로 프론트로 가서 지금 정확히 몇시냐고 물어봤다. 프론트에 있던 직원은 뒤에 있는 시계를 바라보고 25분이라고 했다. 다시 식당으로 가서 너네 프론트에서도 이제 25분이라고 하는데 지금 장난하냐고 지랄을 했다. 하지만 식당에 있던 직원은 별 미안한 기색도 없이 sorry한마디 하며 다른 메뉴 원하면 해주겠다고 하는데 짜증이 있는대로 솟구쳐 밥 먹고 체크아웃 할때 프론트에 가서 직원들 교육 똑바로 시키라고 지랄지랄했다. 물론 거기서도 별로 미안함은 없다.
이사가는 ME by Melia 호텔은 우리가 있던 곳에서 더 Zona Hotelera 안쪽으로 2.5 키로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려고 버스 스탑에서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버스가 안 왔다. 한 택시 운전수가 오늘은 일요일이라 버스가 잘 없다며 어디 가냐고 싸게 해준다 해서 호텔을 댔더니 15불을 불렀다. 칸쿤, 특히 Zona Hotelera에 굴러다니는 택시들은 15불이 기본인줄 안다. 계속 버스를 기다릴까 했지만 진짜 버스는 커녕 도로에 차도 많이 안 보이고 아침 먹을때 짜증난것도 있어 흥정끝에 9천원 정도 되는 100페소에 가게 되었다.
앞으로 3박을 하게 된 ME by Melia 호텔은 이름에서 볼수 있듯 스페인의 호텔 체인인 멜리아 호텔에서 만든 브랜드로 W호텔같은 조금 쿨하고 힙한 리조트를 표방하고 있었다. 이미 체크인하러 호텔에 들어오니 호텔내 게스트들도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고 한껏 멋을 내고 온 사람들이 주를 이뤘고 상대적으로 애들 데리고 온 가족들은 적었다. 칸쿤의 리조트들은 지금 성수기가 아닌지 아님 원래 별로 안 비싼지, 많은 특급들이 100불에서 200불 사이였다. ME도 우린 조식 없이 100불에 오게 되었는데, 가격대비 매우 훌륭했다.
원래 다른 호텔이었던 것을 리노베이션을 한 건물인지 건물 자체는 별로 특징이 없게 생겼는데 로비같은 public 공간이나 객실이나 분위기는 모두 좋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창문이 조금 작은것이 예전 건물느낌이 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오면 누구나 좋아할 분위기였다. 수영장 역시 전체적인 분위기에 맞게 단순한 네모난 수영장은 하나도 없이 많은 곡선을 이루고 있었고, 베이스 쿵쿵울리는 라운지 뮤직들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수영장 앞에 있는 바닷가는 파도가 너무 거칠어 물에 들어가 잠깐씩 파도에 몸을 맡기기에는 재밌었지만 하루종일 떠 있기에는 조금 아쉬워 주로 바다보다는 수영장에서 놀게 되었다.
객실을 싸게 해주는 특급 리조트들이 주로 그렇듯 음식은 상당히 비싸서 우린 근처 쇼핑몰들마다 가득한 패스트푸드 아니면 버스타고 시내로 나가 밥을 먹었다. 버스 터미널 근처 시내에서 버거킹을 끼고 들어가면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식당들이 쭉 모여있었는데 그중 Pik Nik이란 식당이 평이 좋아 일부러 찾아갔더니 만족 100%였다. 주인 아저씨도 친절했고, 음료수에 샐러드까지 포함한 세트 메뉴가 60페소 정도니 관광객을 상대로 한다고 해서 사기를 치는 곳은 더더욱 아니었다. 가격을 떠나 음식 맛도 훌륭했고, 로컬스러운 메뉴들을 먹어볼수 있어서 좋았다.
호텔 조식은 포함이 아니었고, 둘이서 한번 먹으면 50불이나 했다. 하지만 멜리아의 멤버쉽 프로그램을 등록하면 아침이 무려 반값이라는 정보를 습득하고 냉큼 사인업을 했다. 먹기 정말 잘 한게 얼마만에 먹는 만족스럽고 풍성한 부페인지 몰랐다. 특히 마음에 들던것은 멕시칸식 오믈렛. 타코 만들듯 내용물을 넣고 볶은 다음, 계란전 하듯이 계란을 얇게 부쳐 먼저 볶았던 내용물을 가운데 넣고 부리또 만들듯 네모낳게 접어주고 그 위에 살사같은 소스를 뿌려 먹는데 세계 수많은 스타일의 오믈렛이 있지만 이게 내 입맛에는 최고였다.
그외에는 언제나처럼 라면이 있었는데 칸쿤의 대형마트를 가면 한국라면들이 있었다. 그런데 당연히 신라면이 있을줄 알았는데 신라면은 안보이고 주로 파는 것은 오뚜기 라면이었다. 한국에서 보던 진라면같은 오뚜기라면이 아니라 현지식으로 포장한 OTTOGI라고 써있는 라면이었는데 소고기, 새우, 해물등이 있었다. 난 별로 진라면을 안 좋아하는데 이 멕시코 현지식 오뚜기 라면은 진라면보다 훨씬 일반적인 라면맛으로 내 입맛에는 잘 맞았다. 우리가 칠레에서 샀던 전기주전자는 220v전용으로 110볼트를 쓰는 멕시코에선 쓸모가 없어 멕시코시티에서 버리고, 칸쿤와서 대체품을 찾아보니 전기주전자는 별로 선택이 없고 다들 너무 커서 90페소짜리 작은 커피메이커를 샀다. 커피메이커라 물이 찔끔씩 나오고 워낙 작아 라면 하나 먹으려면 두번은 물통을 채워야 하는게 번거롭긴 했지만 그래도 컴팩트하니 괜찮았다.
이사온 ME by Melia 호텔
스타일리쉬한 로비 및 라운지 공간
객실
창문이 작은게 흠이지만 일반적인 네모난 방은 아니라 좋았다.
공짜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분위기는 아니라 오션뷰로 10불 내고 업그레이드 했다
오랜만에 먹는 훌륭한 호텔 조식 부페
내 입맛에 딱이던 멕시코식 오믈렛
파도가 잔잔하지는 않아 수영못하는 우리들이 오래 놀기에 좋지는 않았던 바다
칸쿤에서 먹은 음식중 가장 생각나는 Pik Nik
아침햇살같은 맛이 나던 음료수
결국 타코나 화이타 같이 싸먹게 된다ㅋ
디저트 먹을래? 하길래 별 생각없이 먹게 되었는데 이게 한사람 밥값만큼 나왔다. 역시 항상 조심해야한다.
칸쿤에 있던 쇼핑몰중 가장 complete하던 La Isla 몰
밤이 되면 더 어둠컴컴허니 분위기 나는 ME ㅋ
싼 가격에 영입한 라면 끓이기 용도로 구매한 커피메이커
그리고 멕시코에서만 볼수 있던 오뚜기 라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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