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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공기에 눈을 뜨니 대충 6시정도였다. 역시 할게 없으니 밤에 일찍 자게 되고 추위 덕분에 더욱 일찍 일어나게 된 듯 하다.
사막의 아침을 찍어보겠다고 나가보니 역시나 너무 아름다웠다.
여행을 하면서 아름답다라고 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대단한 것들이 많고 이곳역시
우리 캠프를 병풍처럼 치고 있는 뒤쪽의 모래돌산과 햇빛이 우리 캠프를 비치고 있는 모습을 달리 더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간만에 아침 일찍 깼지만 캠프의 조식등 모든 것이 와디럼 개장 시간인 8시에 맞춰 움직이기 때문에 다시 방으로 들어가 천천히 씻고 짐을 싸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은 더도 덜도 아닌 중동식 아침이었고 밥을 먹으며 오늘의 일정을 고민했다.
원래는 어제 투어를 하고 오늘 아침에 체크아웃을 하고 암만으로 올라가는 길에 중세 성을 두개 둘러보고 암만 시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마다바라는 곳에 가서 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제 투어를 못 하고 시간을 보낸 탓에 할려면 오늘 해야 하는데 그럼 성 구경은 포기해야 한다.
고민끝에 그래도 어제오늘 본 사막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아도 간단하게는 봐야할 듯 해서 밥 먹고 비지터 센터로 가 보기로 했다.
밥을 먹고 체크아웃을 하니 적지도 않은 돈을 현금밖에 안된다 하여 있는 현지 돈을 탈탈 털어 내게 되었고 우린 현지 돈 25디나르 밖에 남지 않았다.
어제 대략 본 투어 가격이 jeep차로 하는건 싼 두시간 짜리가 50~60정도 하는 것 같았는데 그게 인당 가격인지 차량 가격인지 정확치 않았고 어차피 모자른데 이쪽에 atm은 없는 분위기라 가 보고 돈 안되면 20씩이라고 본 낙타나 타자고 했다.
짐승은 절대 안 타겠다는 달룡이를 그럼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안하고 돌아가야겠냐고 암만가서 별거 안하고 쉬자고 꼬드겨 간신히 비지터 센터를 갔다.
가격이 적힌 보드가 비지터 센터 사무실 앞에 있어 보고 있는데 옆에 있던 사람이 말을 걸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오늘 아침 밥 먹으면서 우리 캠프에서 봤던 커플이었는데 그중 리드자인듯한 언니가 그쪽도 같은 캠프에서 자고 온 사이라 우리에게 말을 건 듯 했다.
언니 왈 적혀 있는 사파리 가격이 한 차당 가격이라 같이 투어를 하면 싸지는데 같이 할 의향이 있냐는 것였다.
우린 내심 반가워 그러자면서 어떤걸 할까 하니 언니는 빡세게도 가장 긴 것중 하나인 5시간 정도 하는 투어에 우리 캠프 매니저가 한군데를 꼭 가보라고 추천했다면서 그걸 옵션으로 포함해 하자고 해서 우리가 생각했던 두어시간과는 비교도 안되게 길지만 우리끼리 두시간 하는것보단 이게 더 싸니 그러자 했다. 그랬더니 옆에서 듣고 있던 한 커플이 더 자기네도 같이 가도 되겠냐고 해서 순식간에 짚차 정원이 6명이 다 채워졌다.
가격은 약 80디나르 정도 했던 것 같은데 다행히 비지터 센터에서 카드도 받아 내가 카드깡을 하고 두 커플한테 현금을 받으니 투어도 싸게하고 현금도 충전하고 투어도 하고 1석3조였다.
그렇게 우린 장장 5시간이 넘는 사막투어를 아침 8시반부터 하게 되었다.
햇빛은 쨍쨍하고 날은 맑았으나 반팔 티셔츠 두장 걸친 나는 옆에 뻥 뚫려 있는 짚차 뒤에 매달려 다니며 얼어죽는줄 알았다. 햇빛 좀 맞아 보려고 몸을 이리 저리 빼고는 하면서 차를 타고 사막을 달리기 시작했다.
스페인에서 왔다는 우리와 같은 캠프서 잔 커플은 역시 언니가 완전 리드자로 이미 모든 코스를 프린트해와 부실한 가이드의 설명 대신 언니의 노트를 보며 투어를 했고, 그외 나중에 붙은 두명은 이스라엘에서 자원봉사자를 하고 있다는 독일인들이었는데 어리버리한게 완전 우리같이 아무 준비도 없이 그냥 따라오르게 된 것이었다.
다섯시간이나 되는 투어답게 여기저기 많이 찍고 다녔지만 사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어제 차타고 다니며 본 풍경이나 큰 차이는 몰르겠다. 그렇다고 경치가 별로라는 말이 아니라 차타고 본 외곽 역시 충분히 아름다웠던 것이다. 그중 반 정도는 정말 대단한 풍경이었고, 나머지 반 정도는 포인트를 만들려고 억지로 이름 붙이고 상품화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나 두시간 정도 하면 우리에겐 딱일 듯 했으나 이미 정해진 운명은 우리를 이리저리 끌고 다녔다. 하지만 연로자가 없는 탓인지 가이드가 30분 시간을 주면 15분만에 등반 다 마치고 출발할 준비가 딱딱 되는 우리 그룹은 결국 2시반까지 마칠 투어를 1시쯤 다 끝냈다.
우린 조금이나마 일찍 마다바로 갈 생각에, 스페인애들은 어서 마치고 다른 쪽 사막 갈 생각에 서둘렀는데 가이드가 시간이 아직 안되었다면서 사막에 불을 피우고 마실 차를 준비해줬다.
우리만큼이나 스페인, 특히 리드자 언니는 짜증이 대박이었지만 공식 비지터 센터를 통해 하는 만큼 시간을 채워야 하는듯 했다. 그래야 중간에 삥땅이 어려우니까..
참고로 추가 설명하자면 이 스페인 언니는 성질이 완전 급하고 칼 같아서 마음에 쏙 들었다. 양보란것 없이 짚 차도 젤 좋은 앞 자리에 둘이 딱 나눠 앉아 제일 좋은 전망을 즐기고 자기네 실속은 다 챙기는 스타일이었다. 어떻게 이 언니네가 25씩 나누고 남는 5디나르를 더 냈는지도 의문이다. (아마 철저한 계산속에 모집했던 인원에 두명이나 더 늘어 싸게 가게 되니 그랬던듯 하다.)
내가 가이드한테 팁은 줄 생각이냐고 물었더니 이미 충분히 비싸고 가격에 그런 것 다 포함된거 아니냐며 일반적으로 서양인들은 팁에 관대하다는 속설을 박살내줬다. 시간이 남게 된 가장 큰 이유도 옵션으로 추가한 포인트를 원래 차에서 내려 30분 정도 걸어야 하는데 나랑 이 언니랑 차가 있는데 왜 걷냐며 그냥 차타고 가자고 해서 이렇게 되었다. (언니와 같이온 남자친구인듯한 사람은 영어를 못해 과묵했고, 독일인들은 둘다 처음부터 일괄되게 아무 생각없이 우리의 리드자에 이끌려 다녔다)
결국 사막 한가운데, 이젠 꽤나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우린 펄펄 끓는 차를 그늘도 없는 곳에서 마시고 주변을 의미없이 걸어다니며 시간을 채웠고, 시간이 다 되 풀려났다. 뭐 그래도 차와 카다몬, 설탕등을 다 집어넣고 끓여낸 사막의 차는 맛 있었다. 차를 마신후 비지터센터로 돌아와 각자 차를 타고 헤어졌다. 우린 부랴부랴 마다바로 향했다. 시간이 있더라면 king’s hwy로 천천히 경치를 보며 올라갈 생각이었으나 이미 두시가 넘었길래 가장 빠른 온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요르단 고속도로의 가장 큰 문제는 여기저기 패인 길도 아니고 바로 휴게소는 아예 없고 주유소도 잘 없다는 건데 당연히 식당도 잘 없었다. 결국 올라가면서 한 가판대에서 뜨거운 물을 얻어 싸 갖고 다니던 컵라면을 먹고 부랴부랴 올라갔다.
제대로 된 지도도 없어 조금 길을 헤매다 마다바를 들어가니 저녁 8시정도 되어 예약해둔 룸마니 호텔을 찾아 체크인을 하고 피곤에 찌들어 밥 먹으러 나가기도 힘들어 근처 인기 좋은 식당가서 to go 해와서 먹고는 이내 쓰러졌다.
아름다운 우리 숙소의모습, 두번째 사진이 우리가 있던 객실
로렌스의 샘물이라는데. 유명세에 비해 뭘 봐야 난해했다
사실 사진만 잘 찍으면 사방팔방 다 작품이다.
모래언덕을 올라보니 왜 영화에서 사람들이 사막 걷다 죽는지 알게 되었다
우리와 함께한 그룹
시간 때우기 위해 차 마실 불을 피우는 우리 드라이버 겸 가이드. 사실 가이드는 스페인 언니
와디럼 마치고 올라가던 중 라면 물 좀 얻으러 들른 곳
팔레스 호텔과 비슷한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매우 친절하고 꺠끗한 룸마니 호텔
치킨과 같이 먹을 과일좀 사려고 들른 과일가게 매우 저렴하고 종류가 많았다
치킨 뱃속에 가득 들어있는 밥. 최고의 로티세리 치킨이었다. 조금 비싸긴 하지만 맥주도 파는 요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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