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0/10 이구아수 폭포

오늘은 드디어 이구아수 폭포를 가는날. 일반적으로 남미 관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이구아수, 마추피추 정도가 아닐까. 이구아수가 세계에서 가장 큰 폭포라고는 하지만 두번째 큰 나이아라가 폭포는 매우 안 좋아하는 관광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별로 기대는 없이 호텔을 나섰다. 이구아수는 브라질쪽, 아르헨티나쪽 두 곳에 모두 국립공원으로 되어 있는데 아르헨티나가 좀 더 가까이서 디테일하게 보기가 좋고 브라질쪽은 거리가 있어 한눈에 전체적인 경치를 보기가 좋으니 둘다 볼 것이면 아르헨티나 쪽이 좋다 하여 우린 오늘은 이쪽으로 가기로 했다. (사실 아르헨티나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는데 글의 경계선이 모호해 그냥 브라질에 넣었다) 가장 손 쉽게 가는 방법은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어레인지 해주는 투어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겠지만 당연 돈도 그만큼 들기에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있는 브라질쪽 도시 Foz do Iguacu에서 가려면 우선 아르헨티나 쪽 도시인 Puerto Iguazu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가서 거기서 다시 폭포가는 버스를 타야했다. 다행히 아르헨티나쪽 이구아수시를 가는 버스는 외곽에 있는 버스 터미널이 아닌 호텔 근처에서 출발을 했다.  버스비는 갈때는 브라질 돈으로 3헤알, 올때는 아르헨티나 돈으로 5페소였다. 우리처럼 하루만에 브라질로 돌아올 사람들은 간편하게 브라질쪽 입출국 도장도 안 찍고 다녀올수 있었는데 어제 브라질 도착해서 손으로 쓴 임시체류증 같은 종이를 반납하고 들어올때 또 적어야 하는 것을 안 해도 되서 편했다.  버스 시설은 저렴한 가격임에도 국제선이라 그런지 여행사 버스 못지 않게 좋아 비디오 보면서 약 40분 정도 가니 Puerto Iguazu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 터미널의 맨 바깥쪽 사무소에서 다시 둘이서 20페소를 내고 왕복 티켓을 샀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현금으로만 받는다니 근처 은행의 atm에 가서 현금도 조금 찾아 버스에 올랐다.

다시 30분 정도 가서야 이구아수 국립공원 입구에 도착할수 있었으니, 결국 중간에 버스 기다린 시간까지 합치면 거의 두시간이 걸렸다. 그러니 투어버스를 타고 오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갔다. 소문대로 입장료 100페소씩은 현금으로만 지불이 가능했고 그나마 현금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atm은 구비되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투어 부스로, 공원내에서 독점으로 보트 라이드, 4X4 투어 등등을 팔고 있었다. 당연 독점이기 때문에 가격은 비싸고 흥정은 안되고 돈내고 하는 투어를 안 좋아하는 우리지만 어쩔수 없이 60페소씩 내고 가장 기본 보트 라이드를 구매했다. 돈을 내면 티켓을 주고 다니다가 아무때나 보트 선착장에 가서 표를 내고 타는 시스템이었다. 공원내에는 트레일이 여러 갈래로 있어 원하는 시간을 생각해서 구경하는 포인트를 정해 다니면 됐는데, 우린 대략 한시간 걸려 선착장쪽으로 가는 길을 택했다. 공원내에는 무료 기차도 다녔지만 이쪽 방향으로는 루트가 마땅치 않아 나중에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곳 갈때나 타자고 했다. 트레일 초반에는 폭포는 보이지 않지만 울창한 밀림같은 곳을 걷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고 고요하니 마음에 들었다. 다양한 새나 나비등은 말할것도 없고 코가 뾰족한 너구리 같은 Coati라는 동물이 흔하게 보였는데 생긴것도 생소하고 야생 분위기 잡아주는 데 한몫했다. 

보트를 타러 가는 길에 보이는 폭포도 참 멋있었고, 특히 보트라이드는 나이아가라에서 탔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압권이었다. 심하게 젖는다길래 우린 요르단 와디무사에서 샀던 뒤에 중국어가 잔뜩 써 있는 우비를 꺼내 입었고,  그 위로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카메라와 지갑 등 물에 젖으면 안되는 모든 소지품은 두툼한 비닐 봉투에 넣어 입구를 접어 말아 최대한 물이 안 들어가도록 했다. 보트는 사람들을 태우고 폭포의 아래 깊숙히까지 들어가 홀딱 젖고 쿵쿵쿵 거리는 폭포를 온 몸으로 느끼도록 해주는데 마치 가슴이 터져나갈것만 같았다.  완전 물에 빠진 생쥐꼴로 보트를 타고 나서는 폭포를 끼고 걷는데 장관은 장관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나이아가라와 비교자체가 우스운 수준인듯 했다. 마지막 스톱으로는 악마의 목구멍이라고 불리우는 곳을 갔다. 기차를 타고 꽤나 한참 들어가야 했는데 이 기차도 성수기에는 줄을 서서 두세번 기차를 보내고 타야한다고 한다. 악마의 목구멍이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엄청난 규모의 폭포를 바로 위까지 다리를 놓고 뷰포인트를 만들어 놓았는데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다른 어느 폭포와 비교할수도 없을 정도였다.

폭포 구경을 마친 후 다시 왔던 루트를 거꾸로 해서 Foz do Iguacu로 돌아왔다. 아직 이곳 저녁시간으로는 이른 5시반이였지만 점심도 건너뛴지라 이른 저녁을 먹었다. 왠지 브라질에 왔으니 슈하스코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에 Buffalo Branco라는 이구아수에서는 제일 유명한  슈하스코 집을 찾아갔다. 관광객들이 주로 가는 식당이라 약간 현지 느낌은 떨어졌지만 대신 영어도 하고 부위도 영어로 설명한 종이도 주고 편한것은 있었다. 슈하스코 하면 고기만 종류별로 계속 가져다 주는 줄로 알았는데 부페 수준의 샐러드바도 준비되어 있어 마키 같은 반가운 동양음식부터 샐러드에 브라질 및 인터네셔널 요리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다양하게 먹기 좋았다.

 

브라질 왔더니 반가웠던 것이 바로 포르투갈 영향을 받은 아침이었다. 카스테라 같은 종류의 빵이 많이 나와 포르투갈에서도 매우 좋아했는데 브라질 역시 그랬다.

아르헨티나 넘어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 정류장.


Foz do Iguacu보다는 전체적으로 도시 규모가 작아 더 시골마을 같던 Puerto Iguazu의 버스 터미널

코가 긴 너구리 같던 Coati라는 동물

밀림이 따로 없던 공원내의 트레일

설명이 필요없는 이구아수의 아름다움과 웅장함

보트 타기 위해 구명조끼 착용중

젖을 물건들을 보호해주는 비닐백. 위를 말아 잠그니 정말 물 한 방울 안들어갔다.


우비입은 보람도 없이 젖어버리는 보트라이드

공원의 곳곳을 연결해주는 무료 기차. 특히 Devil's Throat까지는 기차를 안 타면 못 간다.

악마의 목구멍 보러 가는 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악마의 목구멍


관광지스럽지만 맛있던 이구아수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슈하스코집 버팔로 브랑코

고기는 저렇게 치킨에서 계속 불에 놓고 조금 익으면 그쪽만 썰어주는 듯 했다.


오랜만에 보니 더욱 반갑던 마키들
외국인들을 위한 친절한 영어 설명을 얼마만에 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