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7/10 오크니에서 돌아오는 길.. 가장 아팠던 하루

오크니에서 묵게 된 Castlehill B&B는 아저씨가 직접 집을 지어 올렸을 만큼 집에 대한 애정도 넘치고 우리같은 게스틀에 대한 애정도 넘치는 따뜻한 집이었다. 아침을 먹으러 내려가니 일반적인 영국식 아침이 아니라 동양에서 온 우리를 위해 특별식을 준비했다며 무려 훈제된 생선에 밥을 주셨다. 아줌마가 매우 아끼는 거라며 중국 젓가락도 꺼내 주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가 다니며 수많은 곳에서 숙박을 했어도 달룡이네 친구네 집을 빼면 가장 친지집에 방문한 것같은 편안함을 주던 곳이었다. 사실 우리도 짐을 싸들고 어려워 많은 여행객들이 준비해 들고 다니는 현지인용 선물같은것은 준비하지 못 해 조금 고마웠던 분들을 만나도 답례를 한 적이 없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두바이에서 사서 아끼며 들고 다니던 쇠 젓가락을 주인 아주머니인 Denise에서 선물했다. 요리를 매우 잘 하시고, 다양한 요리문화에 관심이 많던 아주머니는 우리가 쓰던 것이라며 조금 부끄러워 하며 건낸 한국에서만 이용하는 '스댕' 젓가락을 너무나 고마워 하셨다. 오늘은 어제와는 달리 날씨도 화창하고 우리도 이런 따뜻한 곳에서 며칠 더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미 오크니 섬을 나가는 페리도 예약이 되어 있고 또 이박만 더 하면 차를 리턴해야 하는 날짜에 그 다음날에는 아일랜드까지 가야하는 빡빡한 일정이기에 이 아름다운 섬에서 1박밖에 할수 없었다. 오크니는 우리가 있던 섬이라기엔 상당히 큰 main 섬과 그 옆으로 자잘한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며칠 더 있으며 여유롭게 여행을 못한게 못내 아쉬웠다. 게다가 우린 일정을 생각해 12시 페리를 예약해 놓은 관계로 섬 가장 북쪽인 Evie란 동네에 있던 우리 B&B에서는 10시쯤 아쉬운 작별인사를 드리고 나올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집떠나 10리도 못 가서 달룡이의 선그라스를 놓고 온 것을 발견, 다행히 돌아가서 다시 찾아서 출발을 했다.

페리를 타기 전에 2차대전 중 이태리의 전쟁포로들이 수용소로 사용되던 컨테이너 같은 막사를 성당으로 꾸며 놓은 곳이 있다며 강추를 해 주신 어제 집주인 분들덕분에 잠깐 들러 성당을 구경한 후 우린 바로 배에 올랐다. 날씨는 어제보다 훨씬 화창했지만 배는 똑같이 흔들려 오늘은 내가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멀미란것을 해본지 언제인지도 못 할 만큼 멀미에 나름 강했지만 오크니와 메인랜드를 잇는 강한 파도에 꽤 속이 어지러웠지만, 오늘 상당히 긴 거리를 운전을 해야 하기에 쉴수도 없이 바로 배에서 내리자 마자 출발을 했다. 마치 차를 타고도 아직 배에 있는 것처럼 양 옆으로 흔들리는 것 같이 어지러웠지만 오늘은 첫날 잤던 곳 근처까지는 가야 나머지 일정에 차질이 없었다. 올라올때 에딘버러나 발모랄에 들리긴 했지만 암튼 2박3일동안올라온 구간을 하루만에 주파를 해야 했고, 게다가 오크니 섬에서 이미 한시간 넘게 운전을 하고 온 상태였다.
시간 관계상 점심도 차에서 잠깐 내려 아름다운 하이랜드 경치를 보며 마트의 샌드위치로 때우고, 내리 달리기 시작했다.

결국 이날 예약해 놨던 M6 고속도로의 Charnock RIchard라는 휴계소에 들어있는 Days Inn까지 계속 달렸는데도 밤 10시 가까이 되서 들어갔다. 유일한 휴식시간은 기름 넣을때와 저녁먹으러 들른 저렴한 영국의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 였지만 800키로가 넘는 거리라 최악의 몸 상태에서 거의 비틀거리며 계속 운전을 할수 밖에 없었다.
열도 나는것 같은게 힘든 상태에서 도착한 휴계소는 우리가 들어간 쪽은 하행선이었고 호텔은 상행선 쪽 휴계소에만 있기에 물어물어 빙 돌아 다시 들어갔다.
미국에서 Days Inn은 좋은 기억이 없기에 기대도 안 했었지만 고속도로를 벗어난 필요가 없도록 휴게소에 들어앉아 있는 이곳은 생각보다 매우 쾌적했다. 분위기도 얼마전 리노베이션 된듯 꽤나 모던한 스타일이었고, 가격도 50파운드로 특히 휴게소에 바로 있는 위치를 생각하면 물가비싼 영국치곤 나쁘지 않았다.
덕분인지 나도 이제서야 푹 쉴수 있어 다음날은 다행히 몸살기운이 싹 가셨다.

정성 넘치는 우리의 아침

밖에 뛰어노는 들토끼. 


너무나 고마웠던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 (아저씨는 친구네 집 짓는데 도와줘야 한다고 이미 나가셨다)


비전문가가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참으로 아름답고 좋았던 Castlehill Orkney

페리 타러 가는 길 꼭 들러보라 해서 들리게 된 2차대전 중 이태리 포로수용소 중 한 곳을 포로들이 성당으로 꾸민 곳
일부러 놔둔것 같은 2차대전의 흔적

하루만에 다시 페리를 타고 뭍..은 아니고 좀 더 큰 섬인 UK의 본 섬으로

우리가 만나본 수많은 동물중 가장 귀여웠던 것은 바로 하이랜드 카우. 특히 이놈은 사직찍는 동안 움직이지도 않고 증명사진 포즈다.
특별한 행선지 없이 스스로 너무나 아름답던 스코트랜드의 하이랜드

유럽 전략형 차라 그런지 타고다니는 내내 만족도가 높던 기아 시드.

시골답게 많은 조심 사인판이 있다..

가장 압권은 노인조심
early bird에게 디너를 샐러드바 포함 6파운드라는 tv광고를 보고 아픈 와중에도 꾸역꾸역 시간 맞춰온 레스토랑

음식은 가격을 감안하면 나쁘진 않았지만 플런치보다 만족도는 훨 떨어졌다

밥을 먹고도 거의 4시간을 더 운전하고야 도착할수 있던 오늘 묵고가는 고속도로 휴계소내 Days Inn.내가 알던 미국의 데이즈 인보다는 훨씬 꺠끗하고 좋은게 Ibis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