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6/10 하루만에 끝낸 프라하 구경

우리가 묵은 오스트루벡 호텔은 30불의 저렴한 가격의 호텔답지 않게 아침은 꽤나 먹을 게 많았다. 특히나 콜드컷과 소시지가 맛 있었다. 아침 식사에 주는 소세지마저 맛있는 것을 보니 이제야 진짜 유럽에 온 듯한 느낌이 났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들어와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내일 독일 갈 길을 다시 한번 구글에서 체크하고 그외 나머지 인터넷 쓸것을 썼다. 오늘 가는 호텔은 인터넷이 유료인데다가 무려 한시간당 10유로라고 한다.

인터넷을 쓰다 열두시가 살짝 넘어 체크아웃을 하며 오늘 갈 Corinthia Hotel을 어떻게 가는지 물었더니 그냥 걸어가라고 한다. 최대 10분정도 걸릴거라며.

여기가 이정도 좋을줄 알았으면, 달룡이네 부모님이 오실줄 알았으면 여기서 그냥 2박을 해도 좋았겠다 생각이 들 정도로 가격도 저렴하고 불편한 것 없는 곳이었다. 성수기에 와도 5-60불 정도 선이라면 큰 불만이 없을 것 같다.

호텔에서 들은 대로 어제 atm을 헤매던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니 우뚝선 호텔 건물이 보였다. 하지만 가는 길은 눈이 반 진흙이 반... 덕분에 완전 고행이었다.

게다가 새로 산 운동화 바닥이 죽죽 미끄러져 한발자국 가면 반 발자국은 다시 밀려왔다.

트램 정거장을 한 개 지나니 우리가 가던 길은 반대방향으로 휘었고 그 사이로 오르막길이 하나 보이길래 그쪽일 것 같아 미끄러지며 올라가니 중간쯤부터 계단길이 나와 트렁크를 양손에 들고 층계를 올라 중간에 두번 쉬고 숨을 헐떡거리며 호텔에 도착했다.

 

위치는 언덕위라 올라가기 매우 힘들었지만 그래도 호텔 바로 앞에 지하철역도 보이고 언덕위에 높은 건물이라 경치도 꽤 괜찮을 듯 했고, 체크인 하러 프론트에 가니 동양 여자 직원이 우리를 맞이해줬다. 여권을 건내니 한국분이세요? 하고 반갑게 맞아주어 그제서야 한국사람인줄 알았다.

재작년 싱가폴여행 이후 해외 호텔서 두번째 만나는 한국인 스태프라 매우 반가웠다.

전망좋은 높은 방을 부탁했더니 16층에 꽤 좋은 쪽으로 방도 주셨지만 가벼운 업그레이드해주는 센스 또는 파워가 없는지 일반 객실이었다.. 리뷰에 호텔 수영장이 돈낸다고 본듯해서 수영장은 무료냐고 체크인하며 물어보니 한사람당 350크로네로 왕창 비쌌다. 역시 인터넷이 한시간에 10유로 하는 호텔다웠다. 다만 정오부터 오후 한시까지만 해피아워로 무료라는데 한시까지 이용을 마치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무슨 대명리조트도 아니고 투숙객한테 수영장을 돈을 받는다니 정말 치사했지만 그래도 꼭대기 25층에 있는 수영장이 전망이 꽤 좋다고 해 가서 한시간만 이용하던가 하다못해 사진이라도 찍고 오자고 부랴부랴 짐만 던지고 수영장을 갔더니 12시40이었다.

 

다행히 스파/수영장의 스태프는 유도리가 있어서 1시까지만 들어가면 된다고 나오는 시간은 2시간이 되었건 3시간이 되었건 상관없으니 천천히 나오라고 했다. 타올,로브,사우나에서 이용하라는 sheet까지 받아 락커룸 가서 체인지를 하고 한층 더 올라가니 25층에 수영장이 있었다. 수영장은 180도로 전망이 트여 시내를 바라볼수 있어 듣던대로 전망이 좋았다. 다만 프라하캐슬과 강쪽은 멀어서 그런지 잘 보이지 않았고 시청광장쪽은 꽤 잘 보였다.

눈으로 뒤덮힌 프라하는 참 아름다웠다.

수영장 깊이도 어꺠까지 오는 물이 더 깊어지지 않은 일자 구조라 물놀이 하기 딱이었다. 수영장에서 한시간반 정도 놀다가 사우나실 가서 건식과 습식을 잠깐씩 맛만 보고 방으로 돌아왔다. 마음같아서는 더 있고 싶었지만 그래도 시내 구경을 해야겠기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나갔다.

 

호텔에 붙어있는 Vysehrad역에서 두정거장을 가 Museum역에서 A라인으로 갈아타고 두 정거장을 가서 Staromestka역에 내렸더니 Staromestske 스퀘어까지 5분거리였다.

역에 내리자마자 한 샌드위치 집이 보이기에 우선 하나씩 집어먹었다.

원래는 69크로네인 파니니샌드위치가 59이길래 나는 바비큐치킨 같은게 들어간걸 먹고 달룡이는 베이컨과 갈릭맛 케사디야를 시켜줬다. 맛은 그냥 무난했다. 이것으로 급한 허기를 달래고 3분정도 광장쪽으로 걸어가다 보니 광장 거의 다가서 헝가리부터 보아온 핫 와인을 팔길래 날씨도 춥고 해서 한잔 마셨다. 한잔에 40크로네인 핫 와인은 생각보다는 맛이 좋았다. 단맛이 강한 싼 와인을 끓이는듯 했는데 몸도 따뜻해 지고 사케맛도 살짝 나는게 달달하니 좋았다.

그러고 광장에 갔더니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장이 서 있었다.--;

 

저 위에 보이는 Corinthia Hotel로 이사가는 길. 특급 호텔 간다고 신난 달룡이


하지만 우릴 기다리는 것은 미친듯한 얼음 비탈길


호텔에 오자마자 먼저 간 수영장/스파

수영장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프라하


객실은 조금 좁긴 하지만 일반적인 특급호텔의 모습

방에서도 이정도는 보이는게 그래도 한국언니가 좋은 층을 줬다

호텔에 붙어 있다시피 한 지하철역

디자인이 아름다웠던 Muzeum역

비교적 저렴하게 점심을 먹었다고 이때까지만 해도 좋아했는데.. 하필 장이 섰을줄이야..

드디어 밥다 먹고 프라하 관광의 2대축 중의 하나인 구시청광장으로

 

유로파페스티발이라고 붙어있는 축제기간인듯 했는데 간이 부스 같은데서 음식과 기념품등을 팔고 있었다. 우리가 발견한 첫번째 집에서는 엄청 큰 냄비를 불에 올려 놓고 감자를 팔고 있어 방금 간식을 먹었지만 핫도그 한 개, 치킨꼬치 같은 것 한 개에 감자 한접시를 먹었다. 핫도그는 아니고 숯불에 구운 소시지를 바게트에 껴서 주는 건데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다. 감자는 베이컨을 넣고 볶은 통감자인데 `꼭 한국음식 같은 맛이었다. 다만 치킨꼬치는 간이 없는게 중동에서 먹던 것 만큼 속까지 부드럽지는 않아 살짝 별로였다. 가격은 3가지 총 210크로네로 관광상품이라 그런지 싸진 않았지만 양도 크고 맛도 좋으니 나쁘지 않았다. 이 광장은 사방으로 교회와 오래된 건물들로 둘러싸여 주위 어디를 둘러봐도 충분히 멋 있었다. 그중 유명한건 지붕이 시커먼 교회와 구시청이었다는 건물이었는데 마침 4 되어 종치는 것도 보았다. 종을 치며 시계 위 작은 창으로 인형들이 돌아가는데 옆에 있던 한국인 가이드 설명을 살짝 들으니 예수님의 열두제자인데 배신자 가롯유다를 뺴고 11+누구 한명이 나온다고 하더라.

광장을 다보고 광장에서 북쪽으로 난 길을 따라 명품샵들을 둘러보며 걸었다. 구찌 프라다 루이비통 제냐 보테가베네타 휴고보스 등 부티크들이 두바이와 레바논 이후 가장 많이 모여 있었는데 그래도 그외 브랜드들은 정식 매장이 아닌 멀티샵들로 많이 보였다. 가격도 50%할인 하는 곳은 많았지만 할인을 해도 그리 싸지 않았다. 아직 유럽에 덜 왔나보다.

 

북쪽으로 가니 프라하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이 나왔고 다리가 있어 반대쪽 보이는 프라하성을 부며 강을 건넜다. 강변은 부다페스트보다 사이즈로는 좀 소박한듯 했지만 건물들은 아기자기하니 더 예쁜듯 했다. 강을 건너니 아랫쪽과는 조금 다른 느낌의 동네가 펼쳐졌다.

눈이 내려 그런지 매우 스키장스러운 분위기의 동네로 아래보다 차분하며 더욱 운치가 있었다. 레스토랑들도 물론 관광객용스럽긴 했지만 다들 분위기가 좋아보였다. 우리가 2박을 취소하지 않았으면 이쪽에서 이틀을 있었을텐데 생각하니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위쪽 동네를 돌고 오래되었다는 도보전용 다리를 건너 다시 구시청 광장으로 돌아왔다. 대략 내일 차 빌릴때까지 쓸 교통비로 100크로네 남기고 나머지는 유로로 환전을 한후, 밑으로 걸어내려가니 Mustek역이 나왔고 베네통, 자라, 프로모드 등 대형옷매장들이 모여있었다. 이쪽은 할인폭도 말만 아니라 진짜로 70%까지로 크고 그동안 다닌 동유럽보다 크고 선택도 많았다. 무려 바타 매장은 7층이 모두 신발을 팔았다.

매장구경을 하고 슈퍼에 들러 간단히 마실것을 샀다. 환타보다 맥주가 싸니 어쩔수 없이 맥주 500ml을 두개와 생수를 사고 계산을 하고 나니 딱 71크로네가 남았다.

지하철이 장당 18크로네면 짧은 구간용을 살수 있으니 오늘 돌아가고 내일 렌터카 빌리러 이쪽에 다시 나오는데 1크로네가 모자른다. 70원 정도의 돈을 구걸을 할 수도 없고 고민을 하다가 그건 내일 알아서 하기로 하고 우선 돌아오는 것 두장을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여행을 오래하다 보니 교회,성당,모스크 구경이 제일 감흥이 없다


그렇다면 역시 여전히 가장 감흥이 있는건 다양한 먹을거리.
저 넓은 프라이팬/냄비에 볶는게 너무 맛있어 보여 안 먹을수 없던 농부스타일 감자 
그외 꼬치, 케밥, 훈제포크까지 엄청 다양한 것을 팔았다. 아까 먹은 내 퀘사디야.. ㅠㅠ


매시 정각마다 종을 쳐서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별것 없는 시계탑

멀리 보이는 프라하 궁과 그외 강가의 아름다운 모습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