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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푼타 아레나스 떠나는 날. 엄밀히 따지면 오늘이 아니라 내일 새벽 3시반에 떠난다. 거지같은 비행 시간이지만 워낙 싸게 왔기에 불만은 없었다, 다만 밤을 거의 꼬박 새다시피 해야 하는 일정으로 오늘은 저녁까지 late checkout을 허락해준 호텔에서 체력을 비축하고 점심먹고 공항 갈 차편 예약하러만 잠깐 나갔다 왔다. 공항까지 셔틀을 운영한다 해서 찾아간 회사는 4천페소에 밤10시반까지 호텔로 우리를 태우러 오기로 예약을 했다.
남는 시간에는 앞으로의 일정을 고민했다. 이제 내일 산티아고 돌아가서는 하루만 자고 북쪽으로 올라가려고 하는데 라 세레나라는 동네를 거쳐 아타카마 사막으로 간 후 거기서는 두가지 선택이 있었다. 우유니 사막을 보고 볼리비아로 들어가느냐 아니면 해안선을 따라 페루로 가느냐였는데 볼리비아는 비자가 필요로 하는 국가이고 왠지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많이 망설여지게 되었다. 그부분은 나중에 고민하기로 하고 우선은 내일 산티아고 가자마자 라세레나와 아타카마 가는 버스부터 끊기로 했다.
저녁6시쯤 체크아웃을 한 후 짐을 호텔에 맡겨놓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셔틀버스가 데리러 오기로 한 시간까지는 거의 3시간 반이나 있으니 뭔가 천천히 먹고 앉아있을것이 없을까 고민을 하며 시내를 쏘다녔다. 오늘은 마침 일요일이라 상당히 많은 식당들이 문을 닫았고 게다가 워낙 기본 물가가 비싼 곳이라 고민끝에 옆에 있던 달룡이에게 '피자나 먹을까?'하는데 옆에 서 있던 한 차량에서 아저씨 한분이 한국말로 한국사람이냐고 물었다. 엉겹결에 네라고 대답을 했더니 다짜고짜 타라고 하신다.
사실 아무리 한국사람이라도 전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컴컴한 어둠속에서 남의 차에 타란다고 탈 나는 아니었는데 워낙 오지인 푼타아레나스이기에 살짝 겁도 났지만 덜컥 올라탔다. 생판 보는 우리를 어떻게 여기까지 이 겨울철에 왔냐며 매우 반가워 하시더니 저녁을 사주시겠다며 시내의 고급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데려가셨다. 두어군데 갔지만 모두 일요일이라고 문을 닫았고 아저씨는 좋은데는 문 연곳이 없다며 여긴 좀 빠지지만 그래도 음식이 괜찮다고 한 레스토랑으로 우리를 데려가셨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사업을 하신다는 니콜라스 김 아저씨는 처음 보는 우리에게 푼타아레나스 왔으면 이건 먹어봐야 한다며 다양한 요리에 와인까지 사주시며 흥미로운 여러 이야기들을 많이 들려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밥도 잘 얻어먹고 좋은 얘기도 많이 듣게 되었다. 아저씨는 우리를 공항까지 태워다 더이상 신세도 질 수 없고 어차피 차도 오기로 한데가가 음주도 하셨으니 한사코 사양을 해서 호텔까지만 데려다 주셨다. 진작에 알았으면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 줄걸 그러셨다는데 고마워 목이 메였다.세상에 같은 나라 사람을 봤다고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는 그런 민족이 또 있을까? 여행을 다니다 참 많은 도움을 받는데 케냐의 한국가든 사장님과 더불어 가장 많이 기억나고 고맙고 여러가지를 배울수 있던 분이었다.
푼타 아레나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시내 광장의 마젤란 동상
굳이 아래 저 동상의 발을 만지면 무사히 집까지 돌아갈 수 있다 하여 닳고 닳았다. 우리도 이거 만지고 무사히 돌아왔다
점심 먹으러 온 lomitos라는 샌드위치를 하는 레스토랑
이것이 로미토스라는 샌드위치
일요일이라 더욱 비어버린 푼타아레나스의 거리. 여기가 가장 번화한 곳이다
시골임에도 상당히 잘 되어있던 Unimarc슈퍼. 푸에르토나탈레스에도 있었다.
길에서 우연히 만난 우리에게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주신 맛있는 저녁식사
왼쪽 술은 식후주라는데 상당히 독하고 달달했다.
덕분에 밥도 잘먹고 공항 도착.
푸에르토 몽트도 그랬지만 작은 지방 공항 디자인이 상당히 알차다. 암튼 칠레는 디자인의 용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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