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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잔 호텔 델 라고는 호수 경치도 아름답고 다 좋았지만 이미 도착한 저녁부터 너무 추워 1유로를 내고 30분간 인터넷을 써서 오늘 갈 곳을 찾아봤다. 소렌토에서 출발할 때는 운전을 해보고 괜찮으면 여기서 두 시간 정도 떨어진 cinque terre를 가볼까 생각을 했었지만 역시 좋은 꿈을 꾼 것으로 만족을 하고 난 되도록이면 짧게 운전하고 어서 차를 반납할 생각 한가지 뿐 이었다.
와이파이는 없고 그곳 컴퓨터로 30분의 한정된 짧은 시간이라 정신 없이 검색했지만 원래는 300불 한다는데 특가로 매우 싸게 나와 조식없이 100불에 아름다운 숙소가 보이길래 예약을 했다. 그곳이 Villa La Borghetta 였다. 델라고에서 가볍게 차려주는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15분 정도 걸려 라 보르게타로 이사를 갔다. 운전은 어제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보르게타는 언덕위에 있어 좁은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차가 한대 내려와 불가피하게 멈췄다가 사이드브레이크를 채우고 rpm을 번쩍 올려 출발을 했다. 사이드브레이크 내리는 것과 악셀을 밟는 것과 기어를 넣는것 3가지를 삼위일체가 되어 엄청난 소리와 헛바퀴질에서 나는 타이어 타는 냄새와 함께 힘겹게 출발을 했다. 입구를 놓쳐 조금 더 올라가니 과수원 같은 곳에 주차를 했는데 평지라 생각하고 하고나니 앞으로 절벽을 바라보고 있는 살짝 내리막이었다. 이미 차 뺄때가 걱정되었다.
암튼 차는 주차을 했으니 호텔을 체크인을 했다. 언덕위에 탁 트인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웠는데 건물도 저택 스타일인게 매우 멋져보였다. 프론트의 직원도 나무랄데 없는 친절도를 보여줬고 안내를 받고 올라간 방은 컨트리풍의 파란색 방이 아기자기하며 매우 괜찮았다. 화장실의 샴푸용품도 모두 무려 에르메스였다. 다만 경치가 우리 차를 세운 호텔의 사이드쪽을 바라보고 있어 살짝 아쉬운 마음에 내려가서 혹시 좀 더 나은 뷰는 없는지 물어봤다.
확인 후 방으로 연락을 주겠다기에 다시 돌아와 기다리는데 직접 찾아와 우리를 새 방으로 안내를 해 줬다. 최근의 빈티나는 스타일의 줄리아 로버츠를 5초 닮은 언니를 따라간 새 방은 아까 있던 방보다 두배나 큰 무려 suite였다. 전망도 앞이 탁 트여 투스카니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는데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고 방 분위기도 내가 딱히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매우 고급스러웠다.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준 언니에게 너무나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거듭 건냈다.
방은 경치도 아름다웠고 tv도 잘나와 방에서 계속 있고 싶었지만 밥도 먹어야 하고 겸사겸사 프라다 아울렛을 가보기 위해 다시 나섰다. 살짝 내리막길에 절벽을 바라보고 서 있던 차는 백을 안 하면 뺄 방법이 없었지만 아직도 결국 후진기어 넣는 방법을 몰랐고 달룡이에게 밀어보라 했지만 차는 꿈쩍도 안하기는 커녕 절벽을 향해 움직이기만 하고. 기어를 부러질듯이 마구 움직이다 결국 후진 기어 넣는 법을 터득했다. 알고보니 기어에 무슨 링 같은게 있어 그것을 살짝 들어주니 R로 기어가 들어갔다. 아까 언덕 올라올때 사이드 브레이크를 채우고 출발하는 것을 터득한 터라 그나마 그후로는 수월하게 차를 빼서 갈수 있었다.
Prada 아울렛인 The Space는 홍콩, 뉴욕, 그리고 여기를 가봤는데 사이즈나 물건이나 이곳을 견줄곳은 없었다. 5년전 신혼여행 왔을때 아레쪼역부터 택시타고 The Mall과 이 곳을 포함하여 근처 아울렛을 다 가봤지만 The Mall과 여기만 다시 와 볼 가치가 있는것 같아 힘겹게 오게 되었다. 일요일이라 길에 차는 별로 없었지만 호텔에서 아울렛까지는 시골동네 답지 않게 신호가 매우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보니 꽤나 연습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출발만 하고 나면 기어 변속하는것은 그리 버벅버리지 않았다.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해서 간 아울렛이건만 기대와는 달리 그닥 건질것은 없었다. 아울렛은 물건 들어오는 날에 따라 복불복이기 때문에 하루가봤다고 그곳이 어떠느니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무엇보다 가격이 예전에 비해 매우 많이 오른듯 했다.
오는 길에 보니 동네 식당들은 모두 일요일이라 문을 닫은듯 해 아울렛에 들어 있는 카페에서 작은 샌드위치 하나씩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이제 운전은 그래도 많이 익숙해져서 할만은 했지만 무엇보다 끽하고 출발을 해야하기 떄문에 미세한 움직임은 불가능해 결국 호텔에도 주차장에 주차를 하면 뺄때 뒤로 절벽이라 쫄아서 실패하고 대신 호텔 정문 앞 공터에 아까 터득한 후진으로 당당히 세우고 들어왔다. 출발할때 마다 내는 굉음이 당연히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니 앞으로도 유럽에서 몇번을 더 빌려야 할수도 있기에 혼자 고민을 하다가 유튜브를 생각해냈다.
인터넷이 유선이고 유료였지만 가격이 꽤 합리적이라 동영상을 봐야했기에 피같은 돈을 내고 인터넷을 썼다.
유튜브를 열어 혹시나 하고 'how to drive stick'으로 찾아보니 이것저것 동영상이 많이 검색되었는데 처음 본 것은 도움이 전혀 안되었지만 두번째 본 동영상은 상당히 상세했다. 미니 쿠퍼를 타는 횽아가 찍은 동영상인데 무엇보다 발의 움직임을 pip로 잘 보여줬다. 내가 하던 것과 가장 다른 점은 rpm을 올리고 기어를 넣는게 아니라 기어를 넣은 후 rpm을 올리며 클러치를 떼는 것이었다. 당연 클러치를 빨리 떼면 시동은 꺼지지만 반 정도 천천히 떼면서 그 상태를 유지하면 되는듯 보였다. 아! 이게 남들이 말하던 반클러치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지는 내일 개봉박두다.
델 라고 호텔의 아침식사. 이태리 아침이 다 그렇듯 카푸치노나 라떼등의 커피에 주스에 빵이 다다. 그래도 주스를 저렇게 한통이나 줬다.
호텔이 있던 아름다운 호수
한국에서 엄청 좋은 엔진오일이라고 듣던 agip이나 aral이나 다 결국 주유소브랜드였다-_-무인주유소였는데 결국 지불방법을 터득하지 못 하고 주유 실패
언덕위의 저택같은 분위기가 내 취향은 아니지만 엄청 아름다웠던 라 보르게타
친절한 언니덕분에 무료 업그레이드까지 받아 한층 좋아진 우리 방
100불내고 왔는데 샴푸 비누가 무려 에르메스
투스카니 지방이 이렇게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었다.
야외 수영장도 있지만 heated가 아니기 때문에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입장불가
5년만에 다시 온 더 스페이스. 그때는 지도가 있어도 아울렛이 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택시를 타고 왔었다.
아울렛에 함께 있던 카페
절벽으로 하는 후진이 두려워 차마 호텔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정문 앞에 세워둔 우리 팬다.
게이트밖에 밤새 세워야 하는게 마음에 걸렸지만 방에서도 이렇게 잘 보이고 산길이니 누가 해치랴 싶었다.근데 밤 되니 차 형태도 안 보였다
악몽같을뻔 했던 투스카니 여행이 우연히 찾은 이곳 덕분에 빛나게 되었다.
우리를 살린 수동운전 레슨 동영상. 미니쿠퍼 형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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