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1/10 스톡홀름의 아이스바

아침 7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7시반 차로 스톡홀름으로 출발했다. 칼스타드 버스 터미널은 아직 문도 열지 않았는데 어제 가방들을 끌고 가기가 무거워서 터미널에 맡기고 갈까 고민을 하다 그냥 푹푹 빠지는 눈속에 끌고가길 천만다행이었다.
오늘 타고 가는 버스는 어제랑은 다른 Gobybus라는 회사였는데 가격은 한국돈 1만5천원 정도로 아침 일찍 가는 차는 매우 저렴했다. 다만 온라인 예약할때 언어가 노르웨이어 스웨덴어밖에 안되어 번역기 돌리며 예약하느라 조금 애먹었었다. 두 국가 사람들만 되는것 같았지만 다행히 예약은 잘 되었다. 버스는 어제 탔던 Swebus처럼 좋지는 않았지만 저렴한 가격에 모든게 용서된다. 버스를 타고 스톡홀름에 도착을 하니 낮12시 정도 되었다. 스톡홀름 버스터미널은 오슬로처럼 중앙역과 함께 붙어 있어 여행객들로 북적거렸다.
센트럴역 지하에 연결되어 있는 지하철역에서 표를 샀는데 가격은 무려 16번 타는게 180크로나로 한번 탈때 1800원정도밖에 안 하는게 코펜하겐이나 오슬로와 비교하면 미친듯이 싸 보였다. (하지만 번호는 16까지 찍혀 있고 한번 탈때마다 두개씩 사용되어 8번밖에 못 타는 것이라는것은 3일째에서나 알게되었고 미친듯이 분노하게 만들었다)
호텔역시 손에 닿을수도 없을만큼 비싸던 다른 북유럽 도시들에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고 게다가 세일기간이라 무려 힐튼에서 아침도 먹으며 이틀을 하게 되었다.
스톡홀름 힐튼은 무엇보다 위치가 매우 좋았지만 장사가 잘되어 문어발식 확장을 하여 건물이 무려 세개로 되어 있으며 저렴한 가격에 온 우리는 체크인을 한 후 지하로 내려가 gym을 지나 구석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들어가야 했다. 방도 매우 좁아 일본 호텔을 연상케 할 정도였지만 그래도 스탠다드 호텔이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은 무시할수 없다. 

스톡홀름에서는 2박을 하고 핀란드로 갈 예정이었는데 스톡홀름에서 꼭 해봐야 할게 뭔가 연구를 해보다 icebar가 눈에 들어왔다. 세계 최초 아이스바이고 스웨덴의 유명한 보드카 회사인 Absolut에서 직접 운영하고 얼음은 스웨덴 북부의 아이스 호텔에서 직접 가져 온다고 꽤나 유명했는데 가격도 이름값 떄문에 비싸고 게다가 사전예약을 안 하면 못 간다는둥의 글이 많아 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가격은 40분 시간 제한에 한사람당 170SEK니까 약 2만5천원정도였고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마침 저녁 정상 시간인 7시에 자리가 있었다. 한 slot에 60명인가 인원제한이 있고 가격도 칵테일 한잔 포함인걸 생각하면 구경삼아 나쁘지 않은것 같아서 예약을 하게 되었다.

저녁에 아이스바 가기 전까지는 시내를 나가 구경을 했다. 우선 다운타운으로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스톡홀름의 다운타운은 코펜하겐처럼 아기자기한 맛은 없었지만 훨씬 사람살기 좋아 보였다. 무엇보다 훨씬 저렴해진 물가가 마음에 들었는데 무려 한국돈 만원 밑으로 스시에 무제한 미소국과 녹차를 먹을수도 있었다. H&M의 본고장답게 옷값도 매우 저렴했다. 게다가 세일도 많이 하고 매장도 매우 많았다. H&M은 다운타운에만 10개는 되어 보였다.  무려 한 사거리에는 네 코너가 다 H&M인 곳도 보였다.
다운타운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관광거리인 감라스탄도 지나왔지만 그곳은 내일이나 모레 자세히 보기로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가 시간맞춰 아이스바를 찾아갔다. (이것 역시 지하철비용이 두배인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삐대다가 바로 갔을텐데 ㅠㅠ) 센트럴역 바로 붙어있다시피 한 Nordic Hotel안에 들어 있었는데 이미 온라인으로 예약할때 결재마저 해버리기 떄문에 그냥 이름대면 장갑이 붙은 망또를 입게 하고 칵테일과 바꿀수 있는 쿠폰을 한 장씩 줬다.
세계에서 처음 생긴 곳이라더니 안은 생각보다 좁고 그리 멋지지도 않았다. 테이블부터 칵테일 잔까지 모든것을 얼음으로 해놓긴 했는데 어딘가 좀 횡했다. 그래도 칵테일은 생각보다 맛 있었던게 위안이었다. 꼭 원조맛집 찾아갔는데 옆집이 더 맛있을때 처럼 아이스바도 이름값은 이게 먹고 분위기는 나중에 유사하게 차린 다른 곳들이 더 멋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뭐 그래도 가격이 비싸다기엔 다른 곳에서 칵테일 먹는 가격도 싸지 않기에 구경삼아 가보기는 나쁘지 않은듯 하다. 특히 모든 얼음을 그 유명한 아이스호텔이 있는 스웨덴 북쪽 동네에서 갖고 온다더니 얼음으로 만든 칵테일 잔을 빨아먹고 있노라면 에비앙 얼린게 안 부럽다.


칼스타드의 새벽. 역시 눈밖에 안 보인다

나오는 길에 보였던 왠지 북유럽스러운 전시물 
이것이 과연 북유럽 물가인가! 동유럽 버스보다도 쌌던 스톡홀름행 버스

눈 덮힌 촌길을 달리다 미래적인 지하터널을 달리더니 스톡홀름 도착

저렴한 물가덕분인지 가본 그어떤 북유럽 도시보다 관광객들로 버글거렸던 스톡홀름역

방은 좁았지만 공간활용을 잘한 실용적인 디자인에 좋은 위치때문에 좋았던 스톡홀름 힐튼 호텔 

코펜하겐이나 오슬로에서는 햄버거도 먹기 힘든 돈에 무려 일식/태국식을 먹을수 있던 스톡홀름.
우리에게 맛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다운타운에서 재미있는 이름의 디자인샵앞에서

다운타운의 Kungsgatan st.

참 화려하지 않던 스웨덴 궁전
바람도 없고 눈이 너무나 아름답게 내리던 스톡홀름

16번까지 찍혀있고 8번밖에 못 탄다는.. 나중에 우리 눈에서 눈물을 흘리게 한 스톡홀름의 지하철 티켓
Icebar
메뉴판도 얼음
cocktail의 형광물질 덕분에 혀도 곧 저 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