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7/11 돌아오는 길 - 두번째 도하 시내 구경

세이셸 마헤 공항을 7시2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카타르 시간으로 11시쯤 도하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을 계획 하게 된 이유중 하나가 세계일주 할때 도하를 못가봐 한번쯤 가보고 싶어서였던 것도 꽤 큰 이유 중 하나였는데 사실 세이셸 가는 길에 들렀던 도하는 그리 흥미 넘치는 곳은 아니었던지라 둘이서 한사람당 30불 정도 하는 도착 비자 가격이 아까워서 돌아오는 길에 또 나갈까 고민도 했엇다. 하지만 15시간이나 되는 트랜짓 시간과 세이셸에서 약 1주일간 있는 동안 쌓인 도시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때문에 결국 또 시내를 나가게 되었다.  (혹시나 아직 비자 기간이 유효해 무료는 아닐까 기대했건만 칼같이 200리얄을 또 받아갔다)

도하 공항에서 택시를 타면 25리얄 surcharge가 붙어 저번에는 버스를 타려고 온갖 삽질을 한 덕분에 이번에는 노하우가 생겨 입국장에서 우리를 부르는 수많은 가짜 택시들중 한명을 붙잡고 협상에 들어갔다. 우리가 가려고 하는 곳은 폰데로사. 물가 비싼 세이셸을 벗어나면 이것저것 무한정 먹고 싶은 욕구에 찾아낸 샐러드바였다. 협상끝에 30리얄에 식당까지 가기로 했는데 공항 surcharge가 25리얄임을 감안하면 무척이나 싸게 가게 된 거라 매우 기뻤다. 식당은 시내 중심가와 빌리지오 쇼핑몰 중간정도에 있었는데 이곳에는 칠리스를 포함해 다양한 다국적 패밀리레스토랑들과 패스트푸드가 모여있는 일종의 단지를 이루고 있는게 아마도 부자 한명이 자기 땅에 이거저거 수입해 놓은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폰데로사는 미국에서도 안 가본지 20년은 된듯 했는데 다행히도 도하의 폰데로사는 상당히 먹을것이 다양했다. 중동음식은 기본이고, 치킨윙, 타코 등 메인으로 한만한 음식들이 많아 따로 시킨 스테이크가 아니었더라도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가격역시 스테이크 포함 59리얄, 샐러드바만 50리얄에 스테이크 추가는 15리얄 정도라 싸다고 할수는 없어도 세이셸에서 날라온 우리에겐 샌드위치에 음료수 포함 정도의 가격이라 매우 만족스러웠다.

밥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사막의 모래 바람이라는것이 완전 실감났다.우리가 여행할때 두바이와 오만등을 돌았을때는 11월달이라 나름 겨울이었어서 날씨가 그나마 괜찮았었는데 6월의 카타르는 바람이 불어도 무슨 컨벡션 오븐안에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55도라는 실외온도가 뼈가 사무치도록 느껴져 시장을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더위를 피할수 있는 쇼핑몰로 가기로 했다.

이번에 간 쇼핑몰은 Landmark라는 곳으로 저번에 들렀던 빌라지오같이 화려한 곳은 아니지만 도하에서는 꽤 괜찮은 곳이었다. 패스트 패션을 주축으로 한 매장들도 꽤 다양하게 있었고 카르푸도 있어 한국에 들고갈 과자등을 사기도 안성맞춤이었다. 사실 이곳으로 오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쇼핑몰 근처에 양갈비가 저번에 갔던 식당과 더불어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곳이 있어 저녁으로 먹을까 했어였는데 문제는 점심을 너무 많이 먹게 되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쇼핑몰에서 해가 저물기를 기다렸다 다시 택시를 타고 해안가인 Corniche로 이동을 했다. 이곳에는 도하 시내에서 그래도 볼 만한 곳으로 꼽히는 이슬람 미술 박물관이 있었고 입장료도 무료라 한번 가보고 싶었으나 하필 도하에 들리는 날들이 모두 박물관이 문을 닫는 화요일이 걸려 갈수가 없어 그 앞에 있는 해안가에서 아름답긴 하지만 아직은 살짝 부실한 도하의 스카이라인을 구경하고 수크 와키프(souq waqif)로 가서 차 한잔 마시고 공항으로 돌아갔다. 3시간 이상씩 네번째 있는 라운지라 이젠 집처럼 편한 Oryx 라운지에서 마지막 스탑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

도하는 이웃동네 두바이나 아부다비와 많이 겹치고 또 그에 비해 도하만의 매력을 많이 못 느껴지는게 아쉬웠다. 하지만 그래도 맛있는 음식과 돈지랄이 무었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세계적인 도시로 지금보다는 10년후 또 그보다는 20년후가 더 기대되는 곳이었다. 비싼 비자때문에 굳이 또 가겠나 싶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특히 양갈비는 다른 곳에서 먹었던 것들보다 맛있어서 또 가고 싶어졌다.


세이셸의 아름다운 해변을 뒤로하고 도하로


부실한 기내식 아침이지만 얼마만에 먹는 제대로 갖춘 아침인지.. 아마 세이셸 첫날 에펠리아에서 먹고 처음이었던듯 하다.

도하 도착후 라운지에서 쉬고 공항을 나와 가장 먼저 간 곳은 폰데로사 샐러드바. 세이셸의 굶주림 덕분에 무조건 싸게 많이 먹고 싶어진 우리 ㅋ

같은 쇼핑프라자에는 칠리스를 포함한 다양한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있었다. 이슬람어로 멀리서 봐도 알아볼것 같은 칠리스 간판

메뉴만 봐도 푸짐한 폰데로사의 샐러드바. 미국에선 old country buffet등 다른 싸구려 부페보다 셀렉션이 없어 진작에 망했는데 오히려 도하의 폰데로사는 미국음식+자기네 음식으로 매우 풍성했다.


스테이크 추가가 얼마안해 시켜봤는데 그닥 맛있는 스테이크도 아니고 샐러드바가 워낙 훌륭해 없어도 될걸 그랬다. 사실 이거 먹고 좀 있다 양갈비를 한번 더 먹었어야 하는데 컨디션도 정상이 아니라 그런지 도저히 먹을수 없어 포기를 해야했다 ㅠ

도하에서 빌라지오 다음으로 두번째로 좋은 쇼핑센터라 할수 있는 Landmark Shopping Center

빌라지오 만큼 화려하지도 크지도 않지만 나름 알찬 쇼핑몰으로 시티센터보단 훨씬 나았다.

한국에 돌아가서 먹겠다고 아랍식 빵과 과자를 한바가지 샀던 랜드마크내 카르푸

쇼핑몰을 나와 다시 시내로

아마 이슬람 사원인듯. 암튼 도하를 대표하는 사진이나 그림등에 꽤 등장하는 건물

건물 몇개 없는 도하의 스카이라인을 잘 볼수 있는 이슬람 미술 박물관 근처 해변가. 사진 가운데 있는 도포자락 휘날리던 사진찍던 현지 형께 부탁에 몇장 안되는 둘이 함께 찍은 사진도 남길수 있었다.

걸프의 해변가에서 자주 볼수 있는 전통방식의 배 (Dhow)


다시 찾게 된 수크 와키프. 도하의 중심 시장으로 카페와 레스토랑이 다른 도시의 수크들과 조금 달라 보였다.